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주재한 2019년 을지태극훈련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주재한 2019년 을지태극훈련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한미 정상 간의 통화내용 유출사태와 관련해 자유한국당을 향해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을지태극훈련 국무회의에서 “외교적으로 극히 민감할 수 있는 정상 간의 통화내용까지 유출하면서 정쟁의 소재로 삼고, 이를 국민의 알권리라거나 공익제보라는 식으로 두둔하고 비호하는 정당의 행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정을 담당해봤고, 앞으로도 국민의 지지를 얻어 국정을 담당하고자 하는 정당이라면 적어도 국가 운영의 근본에 관한 문제만큼은 기본과 상식을 지켜줄 것을 요청한다”며 “당리당략을 국익과 국가안보에 앞세우는 정치가 아니라 상식에 기초하는 정치라야 국민과 함께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문 대통령은 이번 외교부 기밀유출사건과 관련해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의 외교상 기밀이 유출되고 이를 정치권에서 정쟁의 소재로 이용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다”며 “변명의 여지없이 있어서는 안될 일이었다. 정부로서는 공직자의 기밀 유출에 대해 국민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번 사건을 공직기강을 바로 세우는 계기로 삼고, 철저한 점검과 보안관리에 더욱 노력하겠다”며 “각 부처와 공직자들도 복무자세를 새롭게 일신하는 계기로 삼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 같은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더불어민주당을 꼭두각시 삼아 배후 조종하던 청와대가 이젠 주연으로 나섰다”며 반발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2년이 지난 지금도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아닌 정파의 수장으로, 국무회의를 무대 삼아 야당저격에 대통령이 직접 나선 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더불어 “핵심은 제쳐두고 야당 비판에 직접 대통령이 나서는 모습은 보고 있기가 민망할 지경”이라며 “실정에 대한 반성도 없고 더 잘할 마음도 없이, 법적조치부터 운운하며 공직사회와 야당을 함께 겁박하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께서 기본과 상식을 야당을 향해 얘기하려면 정상궤도를 한참 벗어난 외교안보라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그 책임을 묻는 것이 순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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