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건강진단 오류 논란...유착의혹 제기
한국타이어지회, 작년부터 병원 교체 요구
한국타이어 측 “다양한 조건 판단해 선정”

지난 2016년 8월 8일 전국금속노조가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한국타이어에  산업재해 노동자 처우 문제와 관련해 진행한 기자회견 모습.ⓒ뉴시스
지난 2016년 8월 8일 전국금속노조가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한국타이어에 산업재해 노동자 처우 문제와 관련해 진행한 기자회견 모습.ⓒ뉴시스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 이하 한국타이어)가 지난해 잘못된 건강진단서 발급으로 논란을 일으킨 병원을 올해도 특수건강진단 병원으로 지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전국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지회장 송석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이 올해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병원으로 지역의 S병원을 지정했다.

S병원은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동안 한국타이어 근로자들에 대한 특수건강진단을 맡아왔다.

하지만 해당 병원은 지난해 한 근로자의 건강진단 오류 문제가 불거지자 노조 측이 병원의 신뢰도 문제를 제기하며 지정 병원 교체를 요구를 받아왔던 곳이다.

지난해 8월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 근무하던 송모씨가 지난 2015년 8월 직원들을 대상으로 S병원이 실시한 특수건강진단에서 ‘건강양호’라는 정상소견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송씨는 같은 해 2월 2일 발생한 뇌경색으로 좌측 편마비 상태였다. 이미 왼쪽 손의 미세동작이 어려운 상태였음에도 정상소견의 진단이 나온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이 지난해 대전 지역 언론과 KBS ‘추적60분’ 등을 통해 공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송씨는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병원과 한국타이어가 짜고 별 이상이 없는 특수건강진단개인표를 작성한 것 같다”며 “뇌경색으로 좌측편마비가 온 사람을 정상으로 진단했다는 것은 묵과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한국타이어의 소수노조인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는 유착의혹 등 S병원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사측에 특수건강진단 병원을 교체해달라고 요구해왔다.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 송석규 지회장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해 진단결과를 신임할 수 없으니 사측에 딴 병원으로 옮겨 달라 했다”며 “작년까지만해도 다른 병원 검토하고 있다고 이야기했었지만 올해도 S병원으로 지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노조(한국노총 소속 전국고무산업연맹 한국타이노동조합)와 상의한 결과 S병원으로 선정하게 됐다고만 설명했다”며 “문제를 제기한 우리와는 소통이 없었다. 올해 3월 쯤 건강검진 통보와 관련한 공고문을 보고 나서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대전충청지역에서 일반검진과 특수검진을 할 수 있는 병원은 2~3곳 정도로 그 가운데 다양한 조건에 맞게 판단해 선정한다”며 “또한 특수검진은 노동부가 지정한 병원만 선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정할 수 있는 병원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조건에 맞게 선택했을 뿐 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타이어 측의 설명과 달리 본지가 해당지역 노동청에 확인한 결과 대전충청지역에서 특수건강진단이 가능한 곳은 S병원 외에도 근로복지공단 대전병원, 을지대병원 등 총 9곳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타이어 측은 S병원을 지정하게된 주요한 이유에 대해 추가 질의 했지만 위와 같은 동일안 답변만 돌아왔다.

또 지난해 불거진 병원의 진단오류와 이로 인해 불거진 유착의혹, 한국타이어지회의 병원 교체 요구에 대한 사측의 입장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한편, 한국타이어는 노동자 사망 등 산업재해를 둘러싼 책임 공방이 끊이지 않고 있는 곳이다. 한국타이어 산재협의회에 따르면 최근 20년 동안 한국타이어 사업장에서 돌연사와 혈액암, 각종 중대질병 사망한 근로자는 170여 명에 달했다. 협의회는 벤젠 등 유해물질 노출로 인한 산업재해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이를 부인하면서 갈등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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