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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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 서울시 산하 서울의료원에서 근무하던 미화원이 돌연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노동조합은 인력 미충원에 따라 수차례 반복된 과중업무가 낳은 결과라고 규탄했다.

10일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새서울의료원분회(이하 새서울의료원분회)에 따르면 서울의료원에서 재직하던 60대 미화원 A씨는 지난 4일 여느 때와 다름없이 출근을 했다. “배가 아프고 담에 걸린 것 같다”고 호소하던 A씨는 결국 오후에 조퇴를 했고 이후 구토와 코피 등 이상증세는 계속됐다. A씨는 결국 이날 오후 7시 서울의료원 응급실에 입원했지만 다음날 폐렴으로 끝내 사망했다.

새서울의료원분회는 인력을 충원하지 않아 업무과중이 반복됐고 이로 인해 결국 A씨가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주장했다.

2012년 서울시가 미화원을 직고용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서울의료원 미화원들은 무기계약직 직고용으로 전환됐다. 그러나 미화원 인력 기존 68명에서 10명 줄어든 58명이었다. 별도의 인력충원이 없는 상황에서 2017년 서울시와 서울의료원, 서울의료원 대표노조는 서울형 노동시간 단축 정책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서울의료원 노사는 이 협약의 핵심인 ‘선 인력확대 후 노동시간단축’의 기본 전재를 지키지 않고 연차강제사용에 합의했고 올해 1월부터 직원들에게 연차 수당을 지급하지 않으므로 연차를 사용하라고 강요했다.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연차강제사용과 병가 등으로 일손이 달리며 12일 연속 근무 및 업무과중 반복으로 이어졌고 이로 인해 건강이 악화된 A씨가 사망하게 됐다는 게 새서울의료원분회의 설명이다.

새서울의료원분회는 A씨의 사망 원인인 폐렴이 의료폐기물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의료폐기물 수거업체의 소각로가 고장 나면서 의료폐기물이 서울의료원 지하에 쌓여있었다고 한다. 또 일반쓰레기가 모이는 하역장에서도 감염에 노출될 위험성이 높다고 봤다.

새서울의료원분회는 “박원순 시장은 사망한 미화원의 유족에게 사과하고 사망의 원인을 밝혀내기 위한 진상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며 “또 서울의료원 관리책임자인 김민기 병원장을 즉시 사퇴시켜야 한다. 더 이상 직원들 죽이는 서울의료원이 돼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새서울의료원분회 김경희 분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해 인력을 충원했어야 하지만 이뤄지지 않았고 또 연차강제사용 등으로 인원이 많이 부족해지면서 노동자들의 과로로 이어져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며 “또 A씨의 폐렴 원인이 서울의료원 지하에 쌓여있던 의료폐기물에 의한 감염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김 분회장은 “주 5일 근무이지만 인력이 부족해 주 6일씩 근무하고 쉬지 못하고 10일 넘게 연이어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며 “미화원의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해 서울의료원에서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왔지만 소수노조이다 보니 귀 기울이지 않았던 것 같다. 노조는 이번 일을 계기로 우선적으로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아울러 구조적인 부분과 절차적인 부분고 고쳐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시는 노조에서 주장하는 A씨의 사망원인에 대해서는 좀 더 살핀 후 정확한 사인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관련 부서에서 해당 건에 대해 면밀히 살피고 필요한 조치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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