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보영/244쪽/130×200mm/1만3800원/쌤앤파커스

브이로그로 유명한 힙합댄스 추는 시인 문보영
등단 후 최단기간 김수영문학상 수상자 일기를 들추다
‘슬픔과 명랑의 시인’ 문보영 작가의 첫 산문집

【투데이신문 김지현 기자】  일상의 기록을 감각적으로 구성한 에세이 <사람을 미워하는 가장 다정한 방식>이 출간했다. 

<사람을 미워하는 가장 다정한 방식>은 개인 블로그에서 비공개로 전환한 저자의 일기를 엮어 구성한 산문집이다. 책은 단순한 일상적 기록의 한계를 벗어나 자유로운 글쓰기로 독자에게 다가간다. 브이로그로 독자와 소통한다는 그녀의 모습은 자유분방한 글쓰기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면모다. 저자는 책을 통해 20대를 보내는 시인의 아픔과 슬픔을 재치 있게 써내려가며 성장의 기록을 함께 공유한다. 작가가 서른 전에 이혼을 하고 싶다며 토로하는 엉뚱한 태도는 독자로 하여금 괴리보다 흥미와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책의 저자 문보영은 등단 1년 만에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하며 역대 최단기간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 수재로도 유명하다. 그녀는 대학시절 문예창작 수업을 듣고 시에 빠졌다 전한다. 작가 특유의 다채로운 표현법과 다정한 문장은 그녀의 일상에서 비롯된다. 힙합댄스를 추는 시인으로 SNS에서 인기를 끌며 1인 문예지의 발행인까지 맡아 다방면으로 활동 중이다. 연일 쉴 틈 없는 그녀의 일상은 ‘시인’이라는 정적인 이미지로 단정 지을 수 없는 흥미로운 매력요소이기도 하다. 

총 다섯 개의 장으로 구분된 <사람을 미워하는 가장 다정한 방식>은 애증, 삶의 태도와 일상의 다독임을 던진다. 책의 제목과 동일한 첫 장은 저자가 느낀 ‘미움’에 대한 감정을 여실히 들여다볼 수 있는 지점이다. 연애와 사랑에 대한 다소 사소한 이야기를 간결한 문체 속에서 뜻 깊이 담아냈다. “한 고아원에서 다른 고아원으로 옮겨가는 기분” 이라 표현한 그녀의 연애 일기를 들여다보고 있자면 떠나간 시린 사랑의 기억을 한참이나 회상케 한다.

2장에서는 뜬금없이 서른 전에 이혼하고 싶다며 말을 걸어온다. 결혼조차 하지 않은 앳된 저자의 발칙한 상상은 결혼문화에 대한 저자의 의견을 전한다. 사랑의 결말이 결혼이 아니듯 결혼이 곧 사랑의 성공이 아니라며 정면으로 반박한다. 이어지는 다음 장에서는 이렇게 당찬 저자의 고민의 시간을 털어놓는다. 등산 초기 문단에서 경험한 폭력으로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겪으며 일명 ‘극복일기’를 써내려간 이야기를 독자와 함께 나누며 되려 위로의 건넨다. ‘애인이 쓰던 칫솔은 쓰레빠 밑창을 닦을 때 쓴다’는 4장까지 목차는 쉼 없이 흘러간다.

마지막 장에 이르러 작가는 소소한 소망을 내비춘다. 생소한 도전과 일상의 여행을 통해 불안감을 상기시키는 한편 망설이는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바라본다. 그리고 그 여행의 끝에 그녀는 “사랑하는 것을 미워하지 않으며 사는 것”이라 말을 맺는다.

2016년 중앙일보로 등단한 저자는 이듬해 시집 <책기둥>을 출간한다. 유튜브에서 브이로그로 영상을 시작한 그녀는 시와 소설, 일기를 우편으로 배송하는 1인 문예지 ‘오만가지 문보영’도 함께 발행인을 맡아 운영하며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 

책을 출간한 쌤앤파커스 관계자는 “저자는 글 속에서 마냥 따뜻함만 건네지는 않는다. 자신의 일기를 과감히 공개하며 꾸미지 않은 날것의 감상을 전하기 위해 책을 준비했다”라며 “책을 통해 작가가 전하는 소소한 위로의 메시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라며 출간평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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