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 논란 과천지식정보타운, 분양가 개입 의혹
당사 직원 셀프추천 통해 분양가심사위원으로 참여

서재환 금호산업 사장ⓒ뉴시스
서재환 금호산업 사장ⓒ뉴시스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금호산업이 고분양가 논란이 일고 있는 과천 공공택지 아파트 분양가 책정 과정에 자사 직원을 통한 ‘셀프심사’ 방식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근 공공수주와 주택사업 호조에 힘입어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서재환 사장으로서는 때 아닌 악재를 맞이한 셈이다.

금호산업이 분양가 책정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곳은 컨소시엄 형태로 시공에 참여한 과천지식정보타운이다.

과천지식정보타운은 민간참여 공공분양 아파트 사업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토지를 공급하고 민간 건설사가 아파트 시공과 분양을 담당하는 구조다.

과천지식정보타운의 경우 입지도 좋은데다 공공택지지구라는 점에서 분양가가 시세 보다 싸게 책정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예상 분양가가 평균 2300만원(3.3㎡당) 이상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고분양가 논란이 촉발됐다.

지난달 28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과천지식정보타운의 분양가를 분석한 결과, 조성원가 기분 토지와 적정건축비, 건설사와 LH간 계약한 공사비 등을 감안해도 3.3㎡당 1132만원이면 충분했다. 시민단체가 계산한 것보다 1000만원 이상 가격이 높게 책정된 셈이다.

문제는 분양가를 결정하는 심사위원으로 건설사 직원이 참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분양가 뻥튀기 의혹이 촉발됐다.

이미 지난해 금호산업의 양 모 상무가 분양가를 책정하는 심사위원회에 참여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 4일 방영된 MBC PD수첩 ‘로또분양의 배신’ 방송에서 스스로 과천시 분양가 심사위원으로 추천하는 공문을 발송했다는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금호산업이 과천 지역 공공분양 아파트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분양가를 책정하는 심사위원회에 직원을 셀프 추천하는 꼼수를 부렸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분양가 책정이 시공사의 ‘셀프 추천’과 이를 통한 ‘셀프 심사’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양가 산정 과정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현재 건설사들은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금호산업 측도 해당 사업에 참여한 비중이 작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는 해당 사업 지분이 10%도 안 돼 영향력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분양가 산정 과정에 대한 의심은 ‘세종시 4-2 생활권’ 등 금호산업이 참여한 다른 공공분양 사업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분양가 심사위원회 구성 등 같은 의심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타 사업지구의 분양가 심사위원 참여 여부와 관련해 금호산업 측은 “LH 등에 확인해 볼 내용”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현재 주택사업 중심으로 실적 개선을 도모하고 있는 금호산업으로서도 분양가 뻥튀기 의혹에 휘말린 것은 반갑지 않은 상황이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등 계열사 악재에도 견실한 실적 개선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적(별도기준)은 매출 3114억원, 영업이익 68억원, 당기순익 2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4%, 매출은 11% 늘어났다.

실적 개선의 중심에는 건축과 주택부분 매출 성장이 한몫했다. 증권가에서는 앞으로도 주택사업 호조로 실적 개선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정부의 공공공사 확대도 성장 요인으로 꼽고 있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공공분양 아파트 분양가 개입 의혹에 따른 신뢰도 타격이 주택사업과 공공공사 수주 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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