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광수 대한골프협회 회장(삼양인터내셔날 회장)
허광수 대한골프협회 회장(삼양인터내셔날 회장)

【투데이신문 홍세기 기자】 골프대회를 관람하는 갤러리는 선수들과 같은 속도로 걸으며 조용히 경기를 관전한다. 방송용 취재 차량이나 경기진행 관계자를 제외하면 카트 갤러리는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하지만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페어웨이나 러프 지역에 카트를 세워놓고 관전하거나 수많은 갤러리에 막혀 카트를 움직이기 힘들자 선수 전용 이동로에 카트를 세워두고 관전을 하는 등의 무개념 행위가 최근 열린 한국여자오픈 결승전날 일어났다.

특히, 이 같은 관전 에티켓을 국내에서 가장 잘 알아야 하고, 홍보해야 할 대한골프협회(KGA) 허광수 회장(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이 그 당사자여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허광수 회장은 지난 1971년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아마추어 골프계에서 잘 알려진 인물로 영국왕립골프협회(R&A) 회원이며, 2012년(16대)에 이어 2016년 18대 대한골프협회 회장에 당선돼 현재까지 협회를 이끌어 오고 있다.

지난 16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는 올해 33회를 맞은 국내여자골프 내셔널 타이틀 대회이자 KLPGA투어 메이저 대회다.

이날 시선을 집중시킨 것은 선수들의 플레이가 아닌 경기를 관람하는 ‘회장님을 태운 카트’다.

이미 언론 등을 통해 허광수 대한골프협회장을 비롯한 장세훈 대한골프협회 경기력향상위원장이 탄 5인승 카트가 갤러리 통제선 안쪽에 위치한 러프 지역에 주차하고 경기를 관전한 것이 알려졌다.

해당 지역은 갤러리들이 코스에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줄을 쳐 놓은 곳으로,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갤러리의 출입을 금지한 구역이다.

또 허 회장을 태운 카트는 수많은 갤러리들로 인해 카트 이동이 어렵자 그린 바로 옆 선수이동로에 카트를 세워놓고 관전을 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이같은 허 회장의 카트 관전은 다리가 불편한 것으로 알려진 배려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신체적 불편함을 이유로 어떤 갤러리에게도 허용하지 않는 카트 관전을 대한골프협회 수장에게 제공한 것은 협회의 ‘과잉 의전’이라는 지적이다.

또 협회에서 이같은 과잉 의전을 제공했을 때 이를 자제시켰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자신이 탑승한 카트가 갤러리 통제선을 수시로 넘고, 선수들이 플레이하는 그린 바로 옆까지 다가가는데도 자제를 시키지 않았다는 것은 갤러리 에티켓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었거나 알고도 이런 특혜를 누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대한골프협회측은 논란이 일자 당혹스럽다는 반응 외에는 공식적인 입장 발표를 하고 있지 않고 있다.

이번 논란에 대한 허광수 회장의 입장을 확인하고자 연락을 취한 삼양인터내셔날측도 “협회에 문의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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