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제기구를 통한 국내산 쌀 대북지원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제기구를 통한 국내산 쌀 대북지원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정부가 국제기구를 통해 국내산 쌀 5만t을 북한에 지원한다. 정부의 대북 쌀 지원은 지난 2010년 5000t을 무상 지원한 이후 9년여 만이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정부는 북한의 식량상황을 고려해 그간 세계식량계획(WFP)과 긴밀히 협의한 결과, 우선 국내산 쌀 5만t을 북한에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정부는 이번 WFP를 통해 지원되는 식량이 북한 주민에게 최대한 신속히 전달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북한에 대한 추가적인 식량지원의 시기와 규모는 이번 지원 결과 등을 봐가며 추후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WFP를 통한 이번 식량지원에 대해 김 장관은 “북한이 WFP에 식량상황을 호소했고, WFP는 국제사회에 대북지원의 필요성을 호소한 바 있다”며 “그런 WFP의 호소에 한국 정부가 현물공여방식으로 참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지원되는 쌀의 이동 경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해로를 통한 운송이 유력하다. 김 장관은 “일단 육로와 해로를 동시에 고려하고 있지만, 식량은 규모를 고려했을 때, 해로운송이 효과적”이라며 “앞으로 WFP가 북한과 식량을 하역 받을 항구와 관련해 협의가 있게 되고, 저희도 (지원할 쌀이) 일단 벼 상태로 있기 때문에 도정을 해야 한다. 전국적으로 산재해있는 도정 지역과 북한에 들어가야 할 항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북 쌀 지원에 소요되는 비용은 총 1270여억원으로 추산된다. 김 장관은 “남북협력기금에서 270억원 정도가 나간다. 이 부분은 통상적으로 가격의 기준은 국제산 쌀 가격을 기준으로 한다”며 “국제산 쌀 가격과 국내산 쌀 가격은 약 5배 차이가 나는데, 그 차액은 양곡관리특별회계에서 가격보존 방식으로 지출한다. 5만t의 경우에는 1000억원 정도”라고 전했다.

또한 쌀이 실제로 북한에 전달되는 시점에 대해 김 장관은 “과거의 관례를 보면 5만t 정도면 약 두 달 정도 소요된다”며 “여러 변수들을 고려했을 때, 조금 더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지만 가능하면 9월 이내로 신속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원되는 쌀의 전용 문제와 관련해서는 “벼를 쌀로 도정하게 되면 여름철 같은 경우에는 3달 정도, 일반적으로는 6개월 이내 소비해야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때문에 도정된 쌀을 비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분배 모니터링에 대해서는 “WFP는 지금 북한에 50여명이 상주하고 있다”며 “모니터링과 관련해서는 WFP가 전담해서 하는 방식”이라고 부연했다.

북한 내 지원 대상과 관련해서는 “WFP가 구체적인 분배계획을 북한과 협의해야한다”며 “대체로 지금 WFP가 영양지원을 하는 대상을 중심으로 해서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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