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홍세기 기자】 지난해 취임하면서 ‘혁신’을 외쳤던 김낙순호(號) 한국마사회가 공공부문 경영실적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아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0일 교수 회계사 변호사 등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평가단이 지난 3월부터 기관별 서면심사, 현장실사 등을 통해 총 128개 공기업, 준정부기관의 경영실적과 57개 기관의 상임감사 직무수행실적을 평가한 ‘2018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를 발표했다. 

평가는 가장 좋은 S등급부터 가장 나쁜 E등급까지 6단계로 나뉜다. 평가 결과 마사회는 기관평가에서 ‘미흡’에 해당하는 D등급의 성적표를 받았다. 이는 35개 공기업 중 마사회를 비롯한 4개 공기업이 D등급을 대한석탄공사만 이보다 나쁜 E등급을 받았을 뿐이다. 

D등급을 받은 기관은 기획재정부에 경영개선 계획을 제출하고 이행사항을 점검받아야 한다. 

특히, 기획재정부는 내년도  경상경비 조정 등 공공기관 예산 편성에 이러한 내용을 반영하는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어서 ‘경고등’이 켜졌다. 

또 성과급 지급기준이 되는 상대‧절대평가 범주별 등급에서 C등급 이상을 받지 못한 만큼 마사회 직원들은 성과급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성과급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곳은 128개 공기업 준정부기관 중 마사회를 포함해 단 3곳에 불과하다. 

아울러 김낙순 회장처럼 종합등급이 D등급인 기관 중 재임기간이 6개월 이상인 기관장에게 경고조치가 내려진다. 올해에는 김 회장을 비롯해 총 8명이 경고조치를 받았다.

특히, 마사회는 지난 2017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공기업 상대평가 및 절대평가 모두 종합 C등급을 받은 바 있다. 

이번에 발표된 경영평가는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국정운영 철학인 사회적 가치 및 공공성에 무게를 싣는 방향으로 이뤄진 만큼 새로 취임한 김낙순 회장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안전, 윤리경영, 일자리, 상생협력 등 사회적 가치 관련 평가배점이 종전보다 50% 이상 대폭 확대했으며, 대국민 서비스 개선 등 기관의 혁신 노력을 적극 평가하고 혁신성장 기여에 대해 가점 부여하는 등 혁신성도 비중 있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취임과 함께 국민신뢰 회복과 혁신을 내세웠던 김 회장으로서는 전년도 평가기준과 달라진 측면도 있지만, 등급이 낮아졌다는 점에서 취임 당시 내세웠던 기치를 세우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이번 결과로 인해 김낙순 회장은 지난해(C등급)에 비해 평균 500만원 가량 성과급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면서 터져 나오는 마사회 직원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직원들의 불법 베팅 등 갖가지 구설수에 오른 마사회 조직의 기강확립이라는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