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한정욱 기자】 청와대는 판문점에서 성사된 남북미 3자 정상회동에 대해 “역사적인 사건”으로 평가했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30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남북미 세 정상의 만남은 또 하나의 역사가 됐다”며 “잠시 주춤거리고 있는 북미 협상 등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진지한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담한 여정이 좋은 결과를 가질 수 있도록 문재인 대통령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청와대는 남북미 3자 회동이 성사된 구체적인 과정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전반적인 상황,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서 말씀드리기가 아직은 이른 것 같다. 구체적인 것들은 나중에 따로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우리 정부의 역할 등은 시간이 좀 더 흘러야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판문점 남측 지역 자유의 집에서 이뤄진 북미 정상간 양자회담의 성격에 대해서는 “사실상 3차 북미회담으로 볼 수 있고 실질적인 또는 일반적인 북미회담으로 볼 수 있다”면서 “특별하게 저희가 규정 지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이번 북미 양자회담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진행되고 있는 상황은 조금 더 지나서 말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북미 정상 간 대화 내용을 공유받은 시점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외교 문제가 있어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비무장지대(DMZ)에서 문 대통령이 개성공단과 관련한 언급을 한 데 대해서는 “개성공단 재개, 대북제재 문제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도착하기 불과 몇 시간 전 트위터에 “한국에 있는 동안 김정은 위원장이 이것을 본다면, 나는 DMZ(비무장지대) 경계선에서 그를 만나 악수하고 ‘인사(say Hello)’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적었다.

1박2일 간의 짧은 방한 기간 동안 DMZ를 방문하기로 한 트럼프 대통령이 이곳으로 김 위원장이 나와주길 희망한다고 밝히자 실제 김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46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T2)과 군정위 소회의실(T3) 건물 사이 군사분계선 앞에서 만났다. 

이들은 군사분계선을 표지한 콘크리트 구조물을 넘어 북측으로 10여m 올라갔고, 판문점 북측지역 판문각 앞에 서서 악수한 후 다시 남측 구역으로 내려왔다.

이후 문 대통령이 오후 3시51분 자유의 집과 군사정전위원회 건물 사이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3자 회동이 성사됐다. 이로써 남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게 됐다.

세 정상은 오후 3시54분 남측 자유의 집으로 향했고, 이후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양자만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회담은 예상을 뛰어넘어 1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세 정상은 오후 4시52분 자유의집을 나왔으며, 군사분계선 남측지역에서 대화를 이어갔다. 

김 위원장은 다시 북측으로 떠나기 전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한 후, 문 대통령과 포옹했다. 김 위원장은 오후 4시53분께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며 두 정상에게 손을 흔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역사적인 순간이고 날이다. 또 우리가 이렇게 빨리 김 위원장에게서 응답 받을지 예상하지 못했다”며 “오늘이 역사적인 진전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앞으로 2~3주 내에 미국과 북조선에서 팀을 구성해서 서로 협상을 시도할 것”이라며 “폼페이오 국무장관 주도 하에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원래 (판문점 인근) 오울렛 GP의 공동방문까지만 예정돼 있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대담한 제안에 따라서 역사적인 만남이 이뤄졌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과감하고 독창적인 접근 방식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오늘의 만남을 통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평화 프로세스가 큰 고개를 하나 넘었다. 전 세계와 우리 남북 7000만 겨레에게 큰 희망을 줬다”며 “양측에서 실무협상 대표를 선정해서 빠른 시일 내 실무협상에 돌입하는 것만으로도 앞으로 좋은 결과가 성큼 다가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