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 손보, 지난 26일 경영개선명령 받아…2달 내 개선안 내놔야
노조, 경영난 속 대표 임금인상‧임원 성과급 지급 규탄 “직원 분노”

ⓒ뉴시스
ⓒ뉴시스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명령을 받은 MG손해보험에 대한 안팎의 온도차가 큰 모습이다. 외부에서는 정부가 요구한 경영개선안이 수용되지 않으면 업계 퇴출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반면 당사자인 MG손보는 자본확충을 자신하며 대표이사의 임금을 크게 인상하고 임직원들의 성과급을 일괄지급해 논란이 되고있다. 노조 등은 이 같은 임원들의 행태에 분노하며 기자회견을 통해 직무정지까지 요구하지만 사측은 이에 대해서도 당연한 인상과 지급이라고 설명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MG손보는 금융당국이 결정한 경영개선명령에 따라 유상증자 성사를 위한 방안을 고심 중이다. 금융당국의 명령이 사실상 증자를 통한 자본확충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성사 여부가 경영정상화의 관건이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를 위해 오는 8월 26일까지 경영개선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금융위원회가 MG손보에게 경영개선명령을 내린 건 지난달 26일이다. 금융권에서는 MG손보가 지난 5월말까지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확충을 성사시키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탓으로 보고 있다. MG손보는 이에 따라 경영개선안 승인이 실패하는 최악의 경우 외부관리인 선임, 영업정지, 강제매각 등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MG손보는 지난해 초 재무건전성지표인 RBC비율(지급여력비율)이 업계 최하위인 82.4%로 하락하면서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 ‘권고’를 받았다. 같은 해 10월에는 한 단계 높은 조치인 경영개선 ‘요구’를 받기에 이르렀다. 이후 유상증자안을 포함한 경영개선안을 내놨지만 자본확충 작업이 거듭 지연되면서 끝내 경영개선명령을 받게 됐다. 

MG손보가 자본확충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운용사(GP)의 성공적인 변경이 절실하다. 현재 MG손보의 운용사는 자베스파트너스다. 자베스파트너스는 특수목적법인 자베즈제2호유한회사를 세워 지난 2013년 MG손보를 인수했다. 

하지만 자베스파트너스가 MG손보의 운용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하면서 새로운 운용사로 내정된 JC파트너스의 대주주적격성이 문제가 됐다. MG손보가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본확충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JC파트너스가 금융당국의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통과해야만 한다. 

경영난 속 대표이사 임금인상·임원 성과급 지급 논란

MG손보가 이처럼 회사의 존폐를 건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김동주 대표이사의 급격한 임금 인상과 임원들의 성과급 잔치 정황이 제기되면서 기업의 모럴해저드 문제까지 도마에 올랐다. 노조 등은 회사의 ‘경영난을 함께 헤쳐 나가는 와중에 자신들의 배만 불린 행위’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MG손보 노조에 따르면 김 대표이사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1년 연임이 결정된 이후, 자신의 연봉을 80% 가량 대폭 인상시켰다. 업계에서는 2억원 초반대의 연봉이 4억원 가까이 올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 경영개선명령을 염두에 둔 선제적 조치가 아니냐는 비난까지 들린다.

이밖에도 지난달 21일 무렵에는 이 회사의 임원들이 그동안 미지급 된 2016년, 2017년, 2018년 분의 성과급을 지급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영위기 해소 차원에서 임직원 모두 동결했던 성과급을 임원들만 3년치 일괄지급 받았다는 것이다. 

노조는 지난달 말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문제들을 지적하는 한편 비리 임원들의 직무정지를 요구하기도 해다. 이들은 이와 관련 김 대표의 ▲법인카드 사적 사용 ▲회사 운전기사의 사적 업무 동원 ▲판공비 한도 초과 사용 등의 정황을 포착했다며 업무상 배임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MG손보 노조 관계자는 “대표의 연봉이 거의 2배로 인상됐고 임원들의 미지급 성과급이 지급됐는데 경영진으로서 올바른 행동을 한 것인가에 대해 지적할 수밖에 없다”라며 “그동안 회사가 어려워서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소급해 지급하지 않는다. 이는 회사가 어려워지니 받을 건 받고 나가겠다는 취지로 밖에는 비춰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좀 더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으면 경영개선명령까지 올 일은 아니었다”라며 “경영위기를 해소하는 것을 모색하는 게 우선이어야 하는데 이 상황에서 성과급 잔치 행태로 직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MG손보는 대표 취임 이후 흑자로 전환한 점을 강조하는 한편, 성과급 지급의 당위성을 설명하며 경영개선명령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 금융당국의 명령에 따른 자본확충은 차질 없이 이행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MG손보 관계자는 “대표의 취임 이후 흑자 전환을 이뤘고 지난해에는 107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직원들과 영업가족들의 역할이 컸지만 여기에는 대표의 역할도 포함된다. 또 대표의 임금은 취임 이후 한 번도 안 올랐다”라며 “(임원들의) 성과급 지급도 경영개선명령과는 별개의 문제다. 성과급은 지급해야할 것을 못하고 있다가 지급하게 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영개선명령은 자본확충을 하라는 것이다. 계속 준비해오던 것이고 당국에서 요구하는 것들을 성실히 수행할 계획”이라며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확충이 이뤄지지 않을 이유가 없다. 회사의 지표도 나쁘지 않고 RBC도 거의 130%까지 와 있는 상태다”라고 부연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