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 정상이 지난달 30일 판문점 자유의 집 앞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남북미 정상이 지난달 30일 판문점 자유의 집 앞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지난달 말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에도 불구하고 국민 절반가량은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와 종전선언, 평화협정 전환 등 합의내용을 잘 지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은 지난 2~4일까지 전국 성인 1008명을 대상으로 한반도 비핵화, 종전 선언, 평화협정 전환 등 북한이 합의 내용을 앞으로 잘 지킬 것으로 보는지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잘 지킬 것’이라는 답변이 36%,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이 49%로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15%는 의견을 유보했다.

북한이 합의 내용을 잘 지킬 것이라는 낙관론에 대한 응답은 지난해 1차 남북정상회담 직후 58%였으나, 5월말 2차 남북정상회담 직후와 9월 3차 평양 남북정상회담 중에는 각각 49%,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이 무산된 12월에는 38%에 이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이어진 올해 5월에는 26%까지 하락했다.

연령별로는 30~40대에서 ‘잘 지킬 것’이란 낙관론과 ‘그렇지 않을 것’이란 비관론이 모두 40%대로 팽팽하게 갈렸고, 20대와 50대 이상에서는 비관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국갤럽은 “2015년 8월 25일 남북 고위급 협상 직후 조사에서 우리 국민 65%는 합의가 ‘잘됐다’고 봤으나, 북한이 합의 내용을 ‘잘 지킬 것’이란 응답은 17%에 그쳤다”며 “최악의 상황을 막고 합의를 이끈 데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우리 국민 중에서 북한이 실제로 그 내용을 잘 이행할 것이라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24%가 ‘북한이 결국 핵을 포기할 것’이라고 답했고, 66%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9%는 의견을 유보했다. 이는 2차 북미정상회담 합의 무산 직후인 지난 3월 초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라고 한국갤럽은 설명했다.

한국갤럽은 “지난해부터 남북·북미 간 대화가 이어지고 있지만, 우여곡절을 거듭하면서 국민 상당수는 여전히 북핵 문제 해결을 요원한 일로 보는 듯하다”며 “지난 2014년 2월 남북 고위급 접촉, 이산가족상봉 행사 직후, 그해 10월 북한 최고위급 대표단의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 직후, 2018년 1월 북한 신년사 직후 조사에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80%를 넘었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2~4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6677명에 통화를 시도, 최종 1008명이 답해 15%의 응답률을 기록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