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새 영업이익 48.6% 증가, 투자는 10.2% 줄어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국내 일본계 대기업들이 지난해 큰 폭의 실적 성장에도 국내 투자는 줄이고 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배당금으로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매출 500대 기업 중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52개 외국계 기업(공동지배 포함)의 지난해 실적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총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95조7796억원, 8조255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년 전과 비교해 매출은 11.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3.3% 줄어든 수준이다.
하지만 일본계 기업 13곳의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다. 매출은 15조9403억원에서 18조8250억원으로 18.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조333억원에서 1조5350억원으로 48.6%나 급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기업(404곳)의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폭(매출 10.9%, 영업이익 31.3%) 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일본계 기업의 국내 재투자는 오히려 줄었다. 지난해 투자액은 4202억원으로 2016년 4679억원에 비해 10.2%나 감소했다. 52개 전체 외국계 기업의 투자가 5조444억원에서 6조1240억원으로 21.4%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일본계 대부업체인 산와대부는 영업이익이 2016년 1963억원에서 지난해 4337억 원으로 120.9% 급증했지만 투자는 12억원에 불과했다. 유니클로를 운영하고 있는 에프알엘코리아 또한 2년 간 영업이익이 1073억원에서 2344억 원으로 118.4% 급증했지만 투자는 170억원에서 137억 원으로 19.5% 감소했다. 한국미니스톱 역시 영업이익은 35.8% 늘었지만 투자는 23.4% 줄었다.
대신 본사로 보내지는 배당 규모는 더 커졌다. 일본계 기업의 지난해 결산 및 중간 배당금은 6768억원으로 순이익 1조1296억원의 59.9%에 달했다. 배당성향은 2016년 59.4%에 비해 0.5%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하지만 순이익이 증가하면서 2년 새 배당액 규모는 1961억원나 늘어났다.
일본의 화학회사 ‘아사히카세이’가 지분을 100% 보유한 동서석유화학은 지난해 순이익의 90%가 넘는 1637억원을, 산와대부(1200억원)와 에프알엘코리아(1110억원)도 1000억 원 이상 배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