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더퍼스트 출범, 유초중등 학원 일원화 전국 확대 계획
한국학원총연합회 “큰 기업 뛰어들면 영세학원 사라질 수밖에”

ⓒ교원그룹
ⓒ교원그룹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교원그룹이 올해 초부터 학원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지만 학원업계에서는 영세해진 동네 학원들의 생계까지 위협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과거 기업들의 학원사업 진출이 한창일 때 제기된,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재현되는 모습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교원그룹은 올해 2월 ‘교원 더퍼스트’라는 상표를 특허청에 출원하고 본격적으로 학원사업에 뛰어들었다. 진출 부문은 초중등 영어‧수학을 가르치는 ‘교원 더퍼스트 캠퍼스’와 유초등 영어교육을 제공하는 ‘교원 더퍼스트 아카데미’다. 

교원그룹에 따르면 교원 더퍼스트는 기존의 학원을 인수해 직영화 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원장과 교사진은 그대로 유지되며 교원이 행정업무와 마케팅을 지원하는 구조다. 

교원그룹의 학원사업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교원그룹은 이미 초등중심의 러닝센터 ‘수학의 달인’을 운영해 오고 있다. 더퍼스트 사업 진출과 관련해서는 유아부터 중등까지 일원화해 운영할 수 있는 사업을 전개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을 내놨다. 

또 구체적인 학원 인수 및 지점현황에 대해서는 함구했지만 향후 전국으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학원업계에서는 ‘빨간펜’, ‘구몬학습’ 등으로 이미 확고한 브랜드를 가진 교육 기업의 학원사업 진출은 결국 동네 보습학원들을 몰아내며 종사자들의 생계를 위협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과거와 달리 소규모 학원들이 급격한 영세화를 겪고 있는 만큼 심각한 위기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논란은 수년전 웅진씽크빅이나 대상그룹이 학원사업에 뛰어들 때도 불거진 바 있다. 당시에도 진출 기업들은 대중소기업간의 동반성장을 거론했지만 업계에서는 생존권 보호 차원에서 규제가 마련돼야 한다는 비판이 높아졌다. 

한국학원총연합회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번 교원그룹의 학원진출에 대해 “과거와 같은 얘기다. 빨간펜 등 방문학습지를 운영했던 기업이 (학원사업에) 뛰어들면 엄청난 파워로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며 “요즘에는 학원이 대부분 생계수단으로 흘러가는 분위기인데 큰 기업에서 자금력을 통한 홍보활동 등으로 시장을 확보하면 남아 있는 소규모 학원들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입시학원이 대부분 온라인으로 넘어가고 학령인구 자체가 줄었다고 해도 기본적인 수요는 있다. (교원그룹은) 그 기본수요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대기업 마트가 곳곳에 다 들어서면 상인들은 어떻게 생계를 유지하나. 지금 학원 교육은 그 정도로 영세해져 있다고 보면 된다. 지금 시점에서의 학원사업 진출은 보다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고용구조를 승계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당연히 유지를 해야 하니까 하는 거다. 기업은 근로자를 포용하고 고용안정화를 위한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한다고 말하겠지만 교사를 유지하지 않으면 아이들은 다 흩어진다”라며 “교육은 선생님을 보고 가는 게 80%다. 인수를 하는 쪽에서도 데리고 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교원그룹은 이번 학원사업 진출은 그동안의 교육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영업이 어려운 소규모 학원들에게 상생의 기회를 제공하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교원그룹 관계자는 “교원그룹은 지난 30여 년 간 교육문화 사업을 전개해 왔다”라며 “(학원은) 교육사업에 대한 노하우를 갖고 기존 학원들이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돕는 직영점의 형태로 운영된다”고 말했다. 

이어 “교원그룹의 학원 사업은 기존 원장과 교사진이 동일하게 학원을 운영하고 마케팅과 행정업무 전반 등을 지원한다”라며 “따라서 소규모 학원 또는 운영이 어려운 학원 원장님들이 당사의 학원운영 시스템을 통해 소득을 더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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