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홍세기 기자】 지난해 2월 취임한 현대약품 오너3세 이상준 공동대표가 우울한 성적표를 받으며 경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품게 만들었다. 올해 4월 자사 주가가 급등하자 대량 매도해 소액주주들로부터 원성을 샀던 만큼 경영자로서의 자질도 의심받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약품은 매출은 다소 올랐으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매출은 전년 대비 2.7% 오른 1339억원으로 집계됐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9.1% 급감한 12억원에 불과했다. 또 당기순이익도 36.9% 감소한 9억원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수익성 악화는 약가인하로 타격을 받았던 지난 2012년 4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가장 안좋은 실적이다. 

영업이익률도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0.9%로 불과했다. 제약업계 평균 영업이익률이 8~9%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낮은 수치다. 

업계에서는 현대약품의 수익성 악화가 높은 상품매출 비중, 과도한 판매관리비, 연구개발비 투자 등을 꼽고 있다. 

현대약품의 상품매출 비중은 2014년 25.75%에서 2017년 41.26%까지 매년 상승했다가 지난해 37.94%로 소폭 감소했다. 다국적 제약사의 품목을 파는 비중이 높아 매출원가율이 타 제약사들에 비해 높아 이익률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평가다.

그나마 수익성이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현대약품은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를 이어나가며 체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높이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현대약품은 매출액의 10%에 육박하는 132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했으며, 지난 2015년부터 매년 연간 100억원 이상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야심차게 공동대표로 취임했던 이상준 대표로서는 현대약품의 수익성 악화가 아쉬움이 남는 결과다. 

특히, 지난해 대폭 하락한 수익성과 주식 매도로 인한 주가 하락 등이 겹치면서 이 대표의 경영 능력에 대한 평가는 더욱 저조하다. 

앞서 지난 4월 이 대표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대량 매매했다. 자신이 보유한 현대약품 주식 70만주를 주당 5711원에 팔아 치운 것. 현재 이 대표가 보유한 회사 주식은 135만1612주(4.22%)에 불과하다. 

보통 가업을 승계하기 위해 주식을 매입하는 행태와는 전혀 다른 행보다. 이에 현대약품 주가가 하락하면서 소액주주들에게 큰 손실을 입혔다. 당시 5711원이었던 주가는 현재 4505원까지 하락했다. 

한편, 이상준 대표는 현대약품 창업자인 고(故) 이규석 회장의 손자이자 이한구 회장의 장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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