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고발된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왼쪽)과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가 경찰조사를 받기 위해 16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고발된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왼쪽)과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가 경찰조사를 받기 위해 16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과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가 16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발생한 고발 사건과 관련해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에 출석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9시 55분경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나란히 출석했다. 패스트트랙 관련 고발 사건에서 수사대상에 오른 국회의원이 경찰에 출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에 앞서 백혜련 의원은 “대표발의한 공수처 법안이 의안과 불법점거로 인해 방해받고 사개특위 회의장에 정상적으로 들어가지 못했다”며 “실질적인 피해자인 제가 여기 이 자리에 선 것이 너무나 황당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형사사법체계를 존중하기 때문에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법치주의다. 법 앞에 누구나 평등해야 되고 국회의원이라는 특권 아래 숨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며 “오늘 자유한국당 의원들도 2명이 소환된 것으로 알고 있다. 함께 나와서 조사받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윤소하 원내대표도 “어쩌면 폭력을 당한 저희들이 먼저 이곳에 선 것은 아이러니한 일일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출석요구서를 받아들고 거기에 모든 부분에 대해 성실히 답하는 것이 기본적인 도리라는 측면에서 조사받으러 왔다”고 밝혔다.

아울러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등 자유한국당의 피고발자들, 특히 불법적인 폭력, 회의 방해를 주도했던 양 대표들은 물론이고, 자유한국당 의원들도 자진 출두해서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며 “그것을 거부하고 정치 탄압 운운하는 것은 또다시 제2의 국민에 대한 도전이고 우롱”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조사에서 중점적으로 소명할 내용에 대한 질문에 백 의원은 “통지서에 보니까 저의 혐의가 의안과 법안접수 당시의 폭력사태 그리고 사개특위 회의장 앞에서의 폭력사태라고 돼 있었다”며 “아시다시피 제가 공수처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법안 접수를 하기 위해 의안과에 갔던 것이고, 너무나 정당한 행위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할 것이며, 사개특위 위원으로서 당연히 사개특위 회의실에 들어가는 것도 너무나 정당한 권리행사”라고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도 “그때 벌어질 의안과 앞, 또 정개특위 회의실 복도의 상황, 사개특위 복도의 상황, 불법적으로 막아선 부분들에 대해서도 역시 같이 본 대로, 느낀 대로 사실 그대로를 조사받도록 하겠다”며 “원내대표로서, 공동발의자로서 저희 법안이 분명히 제출돼야 하는데, 그것을 방해받고 있는 것을 묵과할 수 없어 (의안과로) 올라갔던 것이고, 역으로 다중의 폭력에 의해 두 번씩이나 나가떨어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4월 25일 밤부터 26일 새벽까지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의안과 앞에서 벌어진 몸싸움과 관련해 자유한국당으로부터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폭행) 혐의로 고발됐다. 경찰은 백 의원과 윤 원내대표를 포함해 총 18명의 의원을 잇따라 소환조사할 계획이다.

출석을 통보받은 의원은 민주당 표창원, 송기헌, 윤준호 의원과 자유한국당 엄용수, 여상규, 정갑윤, 이양수, 김규환, 김정재, 민경욱, 박성중, 백승주, 송언석, 이만희, 이은재, 이종배 의원 등이다.

이중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의 사개특위 회의 참석을 막기 위해 의원실을 점거해 국회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된 엄용수, 여상규, 정갑윤, 이양수 의원은 지난 4일 경찰의 1차 출석 요구에 불응해 2차 출석을 요구받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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