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튜브 채널 ‘암환자뽀삐’ 운영자 조윤주씨
“소중한 하루하루, 더 재미있고 유쾌하게 살고 싶어”
24살에 난소암 3기 판정 받아…올해로 8년차 암환자
암환자에 대한 사회의 편견·부정적 시선 바뀌었으면

유튜브 채널 '암환자뽀삐' 운영자 조윤주씨. ⓒ투데이신문
유튜브 채널 '암환자뽀삐' 운영자 조윤주씨.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양지은 인턴기자】 행복의 종류는 수없이 많다. 그만큼 개인이 가질 수 있는 행복의 크기도 헤아릴 수 없다. 그러나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행복을 마음대로 단정 짓는다. 예를 들면 ‘암환자는 당연히 아프고 힘드니까 불행할거야’라는 색안경을 낀 채 말이다.

난소암 3기 투병 중인 조윤주(32)씨는 이런 암환자에 대한 선입견을 완벽하게 깨버린다. 조윤주씨가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 ‘암환자뽀삐’는 건강한 사람보다 훨씬 유쾌하고 즐거운 이야기로 가득하다. 현재 약 2만명의 유튜브 이용자들이 구독 중이며 채널의 인기와 더불어 꾸준히 구독자가 증가하고 있다. 

‘(배를 만지며)이건 살이 아니에요, 암이에요’, ‘머릿결이 좋아요? 새 거거든요~ 배냇머리 들어봤지?’ 암환자만이 할 수 있는 유쾌한 드립뿐만이 아니라 든든한 두 명의 친구와 함께 여행·일상 브이로그부터 먹방까지 다양한 컨텐츠로 대중과 소통한다. 

이 채널이 주는 긍정적인 에너지는 암에 걸린 환자뿐만이 아니라 언젠가는 암에 걸릴 수 있는 사람들에게도 시사하는 점이 많다. 어떤 고난과 역경도 ‘어찌됐건 모두 다 내 거다’라고 말하는 조윤주씨는 현재의 삶에 지쳐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살아갈 의지와 삶에 대한 위로를 건네준다.

<투데이신문>은 지난 12일 조윤주씨를 만나 그녀가 암 투병을 겪으며 갖게 된 삶에 대한 가치관과 사회가 갖고 있는 암환자에 대한 편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제공-유튜브 채널 '암환자뽀삐' 영상 캡쳐
제공-유튜브 채널 '암환자뽀삐' 영상 캡처

32살, 8년차 난소암 3기 암환자 조윤주입니다

Q. ‘암환자뽀삐’ 유튜브 채널에 대하여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제 유튜브 채널은 암환자 분들 뿐만 아니라 암에 걸리지 않은 분들도 오셔서 보실 수 있게, 암이 그렇게 무섭지 않다는 걸 유쾌하게 그려낸 이야기가 담겨있어요. 채널 메인 배너에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암환자’라고 적혀있거든요(웃음). 그 문구에 맞게끔 거의 모든 영상들이 유쾌하고 행복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Q. 최근 유튜브 채널이나 SNS를 보니 인기가 많아지신 것 같아요. 그 인기를 실감 하시나요.

저를 알아보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길거리 지나가다가 알아보는 분들도 계시고요. 저번에 정기검진을 갔는데 병원에서 알아보시는 분들이 계셔서 좀 신기했어요. 저는 그 분들을 모르지만 그 분들은 저를 알아보고 아는 척 해주시고. 정말 감사했습니다.

Q. 지금 현재 몸 상태가 어떠세요? 건강하신가요.

일단 암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어요. 암은 늘 제 몸과 함께 있습니다. 얘네가 입주를 해서 나가지 않더라고요. 나갈 생각이 없는 친구들이고(웃음). 체력은 남들보다 좋다고 생각해요. 검진은 계속 받고 있고 제 체감상 건강은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Q. 유튜뷰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암 투병 사실을 밝힌다는 게 어려운 일이었을 것 같아요. 

아마 암에 걸린 지 8년이 지났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숨겨야겠다는 생각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에게 밝히자!’ 이런 건 아니었거든요.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거창한 계기나 목표는 사실 없어요(웃음). 김 대표(같이 채널을 운영하는 친구)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해보면 재미겠다’해서 시작하게 됐는데 생각보다 많은 젊은 암환자 분들과 그의 가족 분들 또는 난치병을 앓고 있는 분들이 댓글로 소통해주시더라고요. 병원에 가면 젊은 암환자 분들이 진짜 많으세요. 근데 막상 사회에 나오면 없잖아요. 제 주변만 봐도 없거든요. 숨어있는 분들을 저처럼 세상에 꺼내고 싶었어요. 그래서 차후에 목표가 생겨났죠(웃음). ‘우리가 이 채널을 키워야겠다’라는 목표요. 그리고 저는 내일 당장 병원에 들어가서 일주일 뒤에 죽는다고 하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저의 이런 건강한 모습, 유쾌한 모습, 살아있는 모습을 오래도록 남겨두고 싶었어요. 그게 방송을 하게 된 가장 큰 개인적인 계기예요.

유튜브 채널 '암환자뽀삐' 운영자 조윤주씨. ⓒ투데이신문
유튜브 채널 '암환자뽀삐' 운영자 조윤주씨. ⓒ투데이신문

평범하게 사는 게 꿈, 암 판정받고 무너진 기분이었지만…

Q. 암에 걸리기 전 개인적인 꿈이나 미래가 있으셨나요.

아프기 전에는 평범하게 사는 것이 제 꿈이었어요. 남들처럼 결혼하고 노후를 바라보면서 적금 들고 아기를 낳는 그런 평범한 삶이요. 그리고 강사로서 큰 꿈을 이루고 싶은, 커리어에 대한 욕심 같은 것들이 있었죠. 그런데 암이 발병했고, 4년 6개월간 괜찮을 때도 ‘내가 이렇게 괜찮네, 그럼 다시 강사로서의 커리어를 한번 꿈꿔봐야겠다. 월 1000만원 찍어보자!’(웃음). 이런 목표를 가지고 있었죠.

Q. 암판정을 받기 전, 살면서 자신이 암에 걸릴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 있으세요.

정말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암 선고를 받은게 고작 24살 때였으니까요. 사실 24살 때 ‘암에 걸리면 어떻게 될 거야’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잘 없잖아요. 부모님도 건강하셨고, 주변에 제 또래 분들이 암에 걸린다는 것을 본 적도 없었고요. 주변이나 스스로나 암이라는 병과 동떨어진 삶을 살고 있었죠.

Q. 난소암 판정을 받기 전, 몸에 이상증세가 있으셨나요.

그냥 ‘피곤하구나, 잠시 아프구나’하는 생각만 했었어요. 이게 암 때문이라는 생각은 안했죠. 출근하는 길에 몇 번 쓰러질 뻔 한적이 있어서 병원에 가게 됐는데 사실 가면서도 암에 걸렸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었어요. 그냥 통증이 심해서 어떻게 하면 이걸 고칠 수 있을지 그 생각뿐이었지 이게 큰 병이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안 해봤죠.

Q. 많은 사람들이 암을 ‘공포’로 느낀다고 합니다. 윤주씨도 처음 암이라는 선고를 받았을 때 굉장히 힘드셨을 것 같아요. 그때 심경이 어떠셨나요.

사실 처음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24살 때 암 판정을 받았을 때는 믿기지 않아 회피했었고, 사실 그때는 처음 치료를 받은 거다 보니까 너무 힘들었어요. 그런 과정이 빠르게 지나가서 치료가 끝났고 4년 6개월간 괜찮았었거든요. 사실상 그걸 받아들이지도 못한 상태였었죠. 그냥 빠르게 지나가니까. 29살 때 재발하고 나서야 암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힘들었던 것 같아요.

Q. 29살 때 암이 재발하셨는데 가장 힘들었던 점이 어떤 것이었나요.

제일 힘들었던 것은 대단히 이뤄 놓진 않았지만 그래도 제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이뤄놓은 커리어가 무너질 것 같다는 생각이었어요. 그리고 29살이면 다들 사회생활을 어느 정도 했을 때잖아요. 친구들은 다 사회에서 자리를 잡고 있을 때였고 결혼한 친구들도 있었고요. 그런데 저는 다시 원점이었어요. 사실 그게 진짜 힘들었어요. 이 모든 게 무너진 기분이었어요. 그리고 그 때 처음으로 암이라는 것을 마주했어요. ‘내가 진짜 죽을 수 도 있겠구나, 이 병이 계속적으로 나를 괴롭힐 수 있겠구나’라는 재발에 대한 두려움이 컸고, 그건 지금도 커요

Q. 상상도 하지 못할 두려움이었을 것 같아요.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묻고 싶어요.

욕심을 많이 버렸어요. 제가 정말 욕심쟁이였었는데 ‘괜찮아 놀아도 괜찮고 돈 덜 벌어도, 남들보다 늦어도 괜찮아’ 이렇게 계속 마인드 컨트롤 하고 있어요. 그랬더니 덜 조급해졌어요. 다른 사람들처럼 ‘저만큼 따라가야지’라는 비교대상을 만들기보다는 나 자신만 생각하게 됐고요. 그래도 사실 재발이랑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극복할 순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순간적으로 생각 날 때마다 그냥 둬요. 이런 두려움이 닥쳐 올 때는 그 생각 속에 있어요. 그 생각이 계속되는 건 아니잖아요. 이런 생각을 하고나면 오히려 더 즐거워져요. 내일 당장 죽을 수도 있는데 내가 오늘 굳이 이렇게 아등바등 살아야하나 이런 생각을 하기 때문에(웃음). 처음에는 ‘이런 생각 그만해야지’하다가 부정적인 생각을 절대 없앨 수 없다는 생각을 함과 동시에 ‘이 생각도 즐겨보자! 이것도 내 거다!’ 이렇게 그냥 내버려뒀어요(웃음).

유튜브 채널 '암환자뽀삐' 운영자 조윤주씨. ⓒ투데이신문
유튜브 채널 '암환자뽀삐' 운영자 조윤주씨. ⓒ투데이신문

미래로 미뤘던 삶을 끝내고 현재를 살다

Q. 윤주씨의 20대는 어땠나요.

20대 초반의 제 삶은 다른 사람들처럼 아등바등 살았던 것 같아요. 암 판정을 받은 24살 후에는 정말 서른 살만 바라보는 삶이었어요. 암이 그때까지 재발하지 않으면 완치 판정이었거든요. 그래서 정말 서른 살이 되기만을 바라보고 살았어요. ‘완치되면 뭐해야지’ 하면서요. 그래서 저의 20대를 통틀어보면 20대 초반은 저의 미래를 위해서 미뤘고 24살 이후에는 완치판정을 이후의 안정된 삶을 이유로 미뤘어요. 그 미룬다는 의미가 제 일을 미뤘다기보다는 제 행복을 미룬 삶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요. 한 마디로 저의 20대 제 삶은 그 때만 누릴 수 있는 행복을 뒤로 미룬 시기였어요.

Q. 미루는 삶을 끝내시고 현재를 즐기고 계시잖아요, 앞으로의 삶이 어땠으면 하나요.

미래는 오면 너무 감사한 것이고, 안 올 수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 30대의 삶을 충분히 즐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하고 싶은 것들을 최대한 하려고요. 근데 사실 그게 막 놀거나 이런 게 대다수긴 하지만(웃음). 어쨌든 그것도 나쁜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지 않을 미래가 두려워서 또 미루기에는 제 남은 생이 너무 아까운거에요. 사실 제가 90살, 100살까지 살 수도 있는 거고 그건 그 누구도 모르잖아요. 그래서 현재는 저의 삼십대를 어떻게 더 즐겁고 재밌게 꾸며볼까에 초점이 맞춰져있어요. 제 몸이 피곤하지 않는 선에서 일도 열심히 하고 취미생활도 더 많이 하면서요.

Q. 현재 유튜브 채널을 말고 어떤 일을 하고 계시나요.

취업·진로·창업 쪽으로 강의를 하고 있어요. 대학원에서도 창업학을 전공으로 배우고 있어요. 보통 그게 주된 강의인데 최근에 유튜브를 하면서 긍정 마인드 관련해서 강의가 들어오더라고요. 그래서 같이 병행하고 있어요.

Q. 윤주씨처럼 암에 걸리신 분들 중 사회에 나가서 일을 하고 계시는 분들이 흔치 않은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정말 운이 좋은 케이스에요. 저는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일의 유동성이 높고, 같이 일하시는 분들이 제가 암이라는 것을 다 알아서 적당히 일을 주셔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 어떤 분들은 암에 걸려서 개복 수술을 했는데 병가도 안 내주고 연차를 사용해서 수술하게 하고 일주일만에 회사를 나오라고 했대요. 일주일이면 걷는 것조차도 힘들고 대중교통도 이용 못하거든요. 사실 이 큰 수술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몰라서 그렇다고 생각을 해요.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치료를 받고 복귀를 했을 때 남들보다 더 잘할 수 있어요. 왜냐면 삶이 한 번 꺾인 사람들이기 때문에 삶에 대한 의지가 불타오르거든요(웃음). 한 마디로 두 번째 인생이에요. 더 잘할 수 있는데 ‘얘는 암환자니까 피곤해 할 거야, 언제든 그만둘 수 있어’ 이런 편견 때문에 현실적으로 암환자 분들이 다시 사회로 복귀하는 게 힘들죠. 근데 제 나이 또래 암환자 분들이 사회 복귀하지 않으면 너무 힘들잖아요. 그 현실이 너무 안타까워요.

Q. 이러한 편견에 대해 하고 싶으신 말이 있으신가요.

암환자 분들에게 모든 사람들이 갖는 편견이 그런 거예요 늘 아픈 거. ‘쟤가 그러다가 쓰러질 것 같다’ 근데 그런 건 자기들이 알아서 조절하거든요. 저도 한계가 딱 다가오면 ‘오늘 집에서 나가면 안 되겠다’ 이걸 알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편견을 내려 놓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제공-유튜브 채널 '암환자뽀삐' 영상 캡쳐)
제공-유튜브 채널 '암환자뽀삐' 영상 캡처

Q. 유튜브 채널 영상 중 애착이 가거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제일 재밌는 것은 제주도 가서 찍은 첫 영상이에요. 왜냐면 그때가 유튜브에 ‘유’자도 모르고 그냥 시작했을 때잖아요. 정말 거름망 없이 막 얘기를 했더라고요. 제가 정말 엄청 난장판이었고 편집도 날것으로 되게 재밌었어요(웃음). 요즘에는 팬 분들이 라이브를 조각내서 올린 것들이랑 브이로그를 되게 좋아해주세요. 그래서 브이로그 올린 것을 다시 한 번 찬찬히 봤는데 제가 봐도 정말 ‘평범한 사람들’과 다름없이 살고 있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면서 ‘내가 정말 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이 안에 담겨있구나’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Q. 친구이신 김 대표님, 꼬실님과 함께 채널을 운영하고 계신데, 두 분께 하고 싶은 말 있으신가요.

제가 친구들한테 하고 싶은 말은 딱 하나 있어요. ‘고맙다’. 그 말 이상으로 표현 할 말이 없어요. 정말 가족 같고 제가 힘들 때 손을 내밀어 준 애들이 그 친구들이거든요. 암이 재발해서 그 깊은 터널을 걷고 있을 때, 걔네가 ‘너 나와!’ 이렇게 끄집어 낸 게 아니고 와서 한걸음 씩 한걸음 씩 밖으로 계속 꺼내줬어요. 만약 강제로 절 데리고 갔다면 더 멀어졌을 텐데 정말 자연스럽게 와서 오늘 이만큼 내일 이만큼, 그 다음날 이만큼, 그렇게 하다보니까 어느새 세상에 나와 있더라고요. 그걸 하게 해준 친구들이에요. 거창하게 표현할 말도 없이 그냥 정말 고마운 친구들이고 없어서는 안 될 친구들이예요.

Q. 많은 분들의 응원과 공감의 댓글들이 많더라고요. 인상적인 댓글이나 의견이 있었나요.

아직까지도 제일 마음이 아린 댓글은 난소암 딸을 둔 아버지의 댓글이예요. ‘저희 딸도 뽀삐님과 같은 암이고 이겨내고 있다, 딸이 뽀삐님처럼 됐으면 좋겠다’는 댓글이었는데 그 댓글을 보면서 저희 아빠가 너무 생각이 나는 거예요. 직접적인 표현은 못하고, 댓글을 남겨 놓은 마음이 이해가 되서요. 그리고 다른 분들이 자신의 치료 경과에 대해서 막 댓글 남겨주시고 부작용 등에 대해 얘기해주실 때 공감이 많이 돼요. 이게 제가 유튜브 시작하고 제일 좋았던 거예요. 일반인 분들한테 항암치료 부작용 등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힘들었겠다’ 이게 다 거든요. 근데 우리(암환자)는 알잖아요. 항암치료를 했을 때 ‘그런 반응이야, 그래 그랬어’ 이렇게 댓글이 달리면 같이 소통하는 기분이더라고요. 그 외에 자신의 이야기들이 적힌 댓글들은 다 기억에 남아요. 그리고 제 영상을 보고 혹시 몰라 검진을 받았는데 암이 조기 발견돼 서 치료중이라는 댓글도 있었어요. 그런 댓글들을 보면서 ‘제가 사회에 큰 공헌을 했구나(웃음)’, 이런 생각이 들죠.

Q. 그런 댓글들을 보면 감동 받으실 것 같아요

그럼요. 감동이고 뿌듯하죠. 이걸 위해서 시작했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Q.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던 채널이 갈수록 인기를 끌고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는 만큼 책임감도 남다를 것 같아요

맞아요. 엄청난 책임감이 생겼어요. 그 책임감 때문에 초반에는 내가 다시 아프면 어떻게 하지라는 불안감이 컸었어요. 이 채널을 하면서 내가 또 아파졌을 때 ‘내가 과연 지금만큼 유쾌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러다보니 ‘암환자뽀삐’라는 이 채널이 점점 두려워지는 거예요. 아직 같이하는 친구들한테도 얘기 안했지만 중간에 정말 무서웠어요. 근데 지금은 그냥 맘 편하게 생각하기로 했어요. 내가 또 아플 수 있다는 건 당연한 건데 내가 너무 조급하게 생각했구나. 그래서 항상 ‘나는 언제든 아플 수 있어, 이런 것 까지 다 내 모습이야’라는 생각을 계속 하는 게 제가 지금 이 유튜브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지 않을까 해요.

유튜브 채널 '암환자뽀삐' 운영자 조윤주씨. ⓒ투데이신문
유튜브 채널 '암환자뽀삐' 운영자 조윤주씨. ⓒ투데이신문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암환자, 조윤주

Q. 암 재발과 수많은 항암치료를 겪고 삶과 죽음에 대한 인생의 가치관도 많이 달라졌을 것 같아요. 윤주님께서 느낀 가장 큰 변화가 궁금합니다.

제일 큰 변화는 제가 누군지 알게 된 거예요. 저는 한 번도 제가 우선인 적이 없었거든요 왜냐면 일단 부모님의 그늘이 되게 컸고 그 이유로 착한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유명한 책 있잖아요. <미움 받을 용기>. 미움 받을 용기가 제일 없었던 사람이 저였어요. 근데 아프고 나서는 제가 제일 많이 하는 말이 뭐냐면 ‘(내)알 바야?’예요(웃음). 제가 어떤 행동을 하던 ‘알 바야?’가 나오더라고요. 그동안 세상에 중심에 저 빼고 모든 사람이 있었다면 이제는 그 사람들을 다 걷어내고 제가 중심에 있는 기분이에요. 제가 어떤 것을 가치 있게 보는지에 대해서 오늘 아침에도 생각했고 내일 또 생각할거고 늘 생각할거에요. 그냥 그렇게 세상에 중심에 저를 두는 것부터 지금 시작하고 이루고 있는 부분이에요. 그게 제일 많이 달라졌어요. ‘알 바야?’(웃음).

Q. 앞으로 개인적인 계획과 유튜브 채널에 대한 방향을 묻고 싶어요.

개인적인 계획으로는 돈을 좀 모으려고 해요. 그동안 너무 오늘만 보고 살지 않았나 싶어요. 사실 금전적인 계획을 세우는 게 좋은 거잖아요. 근데 그것조차 제가 미뤄왔었거든요. 나에게 미래가 있을까라는 생각 때문에요. 근데 저 먼 미래는 아니더라도 바로 앞은 보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최근에 많이 했어요. 통장 잔고를 보고 충격을 받았거든요. 유튜브 채널에는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유쾌한 영상을 올릴겁니다. 저희 세 명이서 웃고 떠들면서요. 다른 에피소드로는 항암 식단을 만들어 먹는다든지 아니면 병원 생활이라든지 암에 관련된 이야기들도 올라올 것 같아요. 조금 더 차후의 미래라면 제가 어떤 모습이 됐든 유튜브를 계속 하는 게 제 목표에요. 그 신념을 제가 꺾어 버릴까봐 공개적인 자리에서 계속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아프면 ‘에라 모르겠다’하면서 다 포기해 버릴까봐서요. ‘어떤 모습이든 내 모습을 사랑해보자’ 이게 제 유튜브 채널을 위한 최종 목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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