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하위평가자 PT대회 추진 논란
지부 “대회 철회하지 않으면 법적조치” 

ⓒ대신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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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대신증권이 추진하고 있는 사내 PT경진대회가 저성과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노조는 대신증권의 PT대회를 금융권 첫 직장내 괴롭힘 사례로 보고 사측의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19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대신증권 지부에 따르면 사무금융노조는 대신증권이 기획한 ‘WM(자산관리) Active PT 대회’가 금융권 첫 직장내 괴롭힘 사례가 될 수 있다고 판단, 이날 회의를 열고 법률검토를 마쳤다. 사무금융노조와 대신증권 지부는 오는 22일까지 대신증권이 PT대회 철회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을 경우 법적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앞서 대신증권은 지난 17일 경 직원들에게 ‘WM Active PT 대회’를 연다고 전달했다. 사측이 밝힌 공식적인 대회 취지는 고객관리‧상품판매 우수사례 및 아이디어 공유를 통한 WM영업역량 강화다. 구체적으로는 상품제안, 신규유치, 고객활성화, 수익창출 아이디어 등에 대한 PT가 계획돼 있으며 발표는 10분 내외로 이뤄질 예정이다. 

문제가 불거진 것은 한 직원이 지부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부터다. 회사가 영업직원 중 저성과자 PT참가자를 명단으로 내려 다른 직원이 볼 수 있도록 해 모멸감을 느꼈다는 것이었다. 

이 직원은 “지난 수요일 명단 발표를 보고 실제로 어제 저녁 응급실에서 링거를 맞고 왔다”라며 “저녁에 잠도 못자고 모멸감과 수치심으로 건강이 갑자기 악화돼 위경련과 함께 탈진 현상이 있었다”라고 토로했다. 

현재 지부 게시판에는 이번 PT대회와 관련한 불만들이 쏟아지고 있다. 직원들은 “그냥 오프라인 수익에 관심 가져달라고 공지를 하지 눈물나고 잠못자고 우울증 걸리게 괴롭혀야 했나. 공문도 아닌 업무연락으로 참가자를 지정해 보내는 경진대회가 세상에 어딨나”라며 한목소리로 회사의 기획을 비판하고 있다. 

사태파악에 나선 지부에서도 WM사업단의 지시로 ‘금융수익’, ‘오프라인수익’, ‘활동성지표’ 등을 평가해 하위 125명이 PT대회 대상자에 선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부는 이에 따라 지난 17일과 18일 이틀에 걸쳐 대신증권 WM사업단에 공문을 보내고 PT대회 참여자 선정 기준에 대한 명확한 답변과 대회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오병화 지부장은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오늘 민주노총 법률원 등과 회의를 진행해 대신증권 PT대회를 사무금융노조 1호 직장내 괴롭힘으로 판단했다”라며 “회사가 PT대회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회사 앞 기자회견과 고용노동부 진정을 비롯해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오 지부장은 이번 PT에 대해 “대상자 125명을 개별 통보한 게 아니라 전직원이 공유할 수있도록 해 모욕감을 줬다”라며 “회사는 문제가 되자 전직원을 대상으로 한다는 설명을 내놨는데 일이 커지니까 발뺌하는 거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대신증권은 이와 관련 저성과자를 특정해 PT대회를 열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라며 대회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2014년부터 PT능력 향상 차원에서 역량을 기우는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지역본부 차원에서도 더 운영해 달라는 요구도 있었다”라며 “저성과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은 전혀 아니고 과거 PT교육 안 받았던 미이수자들과 업무전환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원들의 불만에 따른 철회 검토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철회를 할 이유는 없는 것 같고 문제가 될 만한 소지도 없어 보인다”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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