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차 후 출발시 액셀 먹통, 급발진 증언까지 나와
쌍용차 “다양한 가능성 열어 놓고 원인 파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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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4일 출시한 쌍용자동차 베리 뉴 티볼리. ⓒ뉴시스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쌍용자동차의 신형 티볼리 차량에서 수십 건의 액셀 결함 및 급발진 민원이 제기됐다. 사측은 공회전 제한장치(ISG) 결함에 무게를 두고 점검에 나섰지만 해당 시스템을 끄고 주행하던 중에도 유사한 증상이 있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 소비자 불안이 증폭되는 모습이다.

24일 쌍용차와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4일 출시된 ‘베리 뉴 티볼리’에서 정차 후 액셀이 일시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이 같은 결함은 대부분 가솔린 2륜구동 모델에서 발견됐으며 쌍용차에 공식적으로 접수된 것만 20여 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40여건의 민원이 모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티볼리 커뮤티니 등을 통해 민원을 제기한 차주들 중 상당수는 정차 후 액셀을 밟아도 차가 앞으로 나가지 않고 갑자기 차량 급발진으로 이어져 사고의 위험을 크게 느꼈다고 증언했다. 이밖에 평상시에도 액셀의 반응이 지나치게 느리다는 의견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차주들은 “액셀 결함 경험해보니 너무 위험하다”. “안전과 직결된 결함이니 빨리 조치 바란다”, “쌍용차 믿고 구매했는데 너무 불안해서 잠도 안온다”, “액셀 먹통이 30초 넘은 적도 있다. 초보자는 사고 날 확률이 매우 크다”라며 불안감을 나타냈다. 

쌍용차는 지난 주말부터 결함을 인지한 이후 곧바로 원인 파악에 나섰다. 민원의 핵심내용인 출발 및 가속지연을 근거로 ISG 시스템을 비롯한 다양한 결함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쌍용차는 일선 사업소에도 해당 민원이 접수될 경우 ISG 시스템을 끈 후 운행을 점검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ISG는 ‘Idle Stop and Go’의 약자로 신호대기 등 정차상황에서는 엔진을 자동으로 정지시키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다시 엔진을 구동 시키는 시스템이다. 불필요한 공회전을 방지해 환경오염을 막고 연료를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잦은 정체가 발생하는 국내 도로 교통상황에서는 엔진에 무리를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아 시스템이 도입된 차량에서도 사용을 하지 않는 차주들이 늘어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ISG 시스템과 관련해서 타사 차량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많이 발생해왔다. 다만 아직 원인을 단정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조사 중이다”라며 “소비자들이 차량을 이용하는데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빠른 시일 안에 조사를 마무리 짓고 대책안을 만들어 고객들에게 고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급발진과 관련한 우려에 대해서는 “출발 지연이 발생한 후 액셀을 계속 밟고 있다 보니 갑자기 출발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급발진 증상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몇몇 차주들은 ISG를 끈 상태에서도 유사한 증상의 발생을 주장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과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차량의 결함을 직접 실험해봤다는 한 차주는 온라인 게시글을 통해 “ISG 기능을 껐을 때도 정차 후 액셀 먹통, 급발진 증상이 모두 나타났다”라며 “ISG 기능을 켜고 주행했을 때보다 끄고 주행했을 때 증상이 더 빈번하게 발생했다”고 전했다. 

한편 베리 뉴 티볼리는 출시 달인 6월 기준 2940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쌍용차의 주력 모델인 렉스턴 스포츠에 이어 자사 판매 점유율 2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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