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日 100대기업 임원 보수현황 분석
한국, 상위 20위 중 오너 경영인이 13명
전문경영인 美 17명·日 20명과 대조적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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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 한국 대기업이 오너경영인에 높은 보수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경우 연봉 상위 20명 모두 전문경영인으로 채워진 반면 한국의 경우 절반 이상이 오너경영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지난 24일 한‧미‧일 3개국 시가총액 기준 100대 기업의 지난해 임원 보수현황을 분석한 결과, 상위 100명의 평균 수령액은 미국이 276억80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일본이 46억8000만원, 한국은 41억70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3개국을 통틀어 보수 총액이 가장 많은 경영인은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회장으로 1218억 원에 달했다. 이는 한국의 상위 10명의 보수를 모두 합친 1030억6000만원보다 많은 보수다. 한국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160억원으로 가장 많이 받았고 일본은 336억원을 받은 소프트뱅크의 로널드 피셔 부회장이 1위로 꼽혔다.

한·미·일 3개국의 보수 상위 임원들의 경우 한국은 오너경영인이 주를 이룬 반면 미국과 일본은 전문경영인의 비중이 높았다.

한국은 보수 상위 20명 중 오너일가가 13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재현 CJ 회장(160억1100만원)을 비롯해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138억3600만원), 고 조양호 전 한진 회장(107억1800만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95억8300만원, 현대차), 손경식 CJ 회장(88억7200만원), 고 구본무 LG 회장(83억7200만원), 신동빈 롯데 회장(78억1800만원), 허창수 GS 회장(77억6500만원), 최태원 SK그룹 회장(60억원),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52억5000만원), 박정원 두산 회장(49억9600만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49억9600만원),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43억8400만원) 등 13명이 ‘톱20’에 이름을 올렸다.

전문경영인은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70억3400만원)과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45억3600만 원), 우원식 엔씨소프트 부사장(44억6700만 원)이 이름을 올렸다. 스톡옵션 행사로 거액을 수령한 신라젠 전·현직 임원 4명도 포함됐다.

미국과 일본의 사정은 달랐다. 상위 20명의 대부분이 전문경영인으로 채워졌다. 미국은 1위인 래리 앨리슨 오라클 회장과 10위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회장, 17위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회장을 제외한 17명이 전문경영인이었다.

오라틀의 경우 회장을 제외한 오라클의 마크 허드 사장(1210억8500만원)과 사트라 캣츠 사장(1210억7000만원), 토마스 쿠리안 사장(825억1600만원) 등 오라클의 사장단이 2~4위, 월트디즈니의 최고경영자인 로버트 아이거 회장(733억9800만원)이 다섯 번째로 많은 금액을 받았다.

애플의 경우 애플의 케이트 아담스 수석부사장, 제프 윌리엄스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4명의 전문경영인이 18위부터 21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최고경영자인 팀 쿡 애플 CEO(175억3400만원)는 85위에 그쳤다.

일본은 상위 20명 전원이 전문경영인이었다. 특히 보수 총액 1위를 기록한 로널드 피셔 부회장을 포함한 6명이 소프트뱅크 소속 전문경영인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오너인 손정의 회장은 23억5500만원으로 연봉 순위 66위에 그쳤다.

이외에도 일본 제약업계 최초의 외국인 CEO 크리스토프 웨버 대표(180억7600만원), 디디에 르로이 토요타자동차 부사장(107억400만원), 오언 마호니 넥슨재팬 대표(78억5600만원), 박지원 넥슨코리아 COO(60억500만원) 등 전문경영인이 상위 2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이번 조사는 각국 보수 공개 기준에 따라 결산보고서에 공시된 임원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한국은 연 5억원 이상 임직원에 대해 공시하고 있다. 미국은 상장사의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 외 기업 내 최고 연봉자 3인 등 5인에 한하고 일본은 연 1억 엔(약 11억 원) 이상 수령한 상장사 임원이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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