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다리 조감도 ⓒ서울시 제공
백년다리 조감도 ⓒ서울시 제공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한강대교 남단(노량진~노들섬)을 이어줄 보행자 전용 공중보행교 ‘백년다리’의 설계안이 30일 공개됐다.

서울시는 이날 백년다리의 국제현상설계공모결과, 국내외 27:1의 경쟁을 뚫고 국내 건축사인 SOAP 권순엽 대표의 설계안 ‘투영된 풍경(REFLECTIVE SCAPE)’이 당선작으로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당선작에 따르면 백년다리는 조선시대 정조가 수원행차 때 한강을 건너기 위해 작은 배들을 모아 만든 ‘배다리’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길이 500m, 폭 10.5m의 보행자 전용교로 조성된다.

백년다리는 상부데크에 완만한 언덕 형태의 각기 다른 8개 구조물을 연속적으로 연결해 마치 물 위에 떠있는 배를 걷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보행길을 따라 걸으면 변화하는 높이에 따라 한강의 풍경과 도시의 경관, 아름다운 석양을 다양한 방식으로 조망할 수 있다.

또 통행 목적의 다리가 아닌 그 자체로 목적지가 돼 사람들이 머무를 수 있도록 한 점도 특징이다. 보행로 곳곳에 목재 데크를 이용한 다양한 형태의 벤치와 전망테라스, 야외 공연·전시장, 선베드 등 시민 이용시설이 들어서며, 휴식과 조망을 통해 도시와 자연의 경계를 경험하고, 문화적 일상을 체험하는 공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아울러 백년다리는 도심 속 녹색 숲이자, 한강 위 하늘정원으로 조성된다. 보행데크 주변으로 소음과 바람, 폭염과 미세먼지를 막아주는 꽃과 나무가 다양하게 조성된다. 한강대교의 차로 부분과 보행교 사이에는 미세먼지 흡착과 열섬화 예상효과가 있는 수직정원이 설치된다. 또 보스턴고사리, 아이비 등 공기정화 기능이 있는 식물, 로즈마리 등 향기 있는 식물, 구절초 등 교량 위라는 특수한 환경에서도 관리가 쉬운 다양한 식물이 곳곳에 식재된다.

보행데크 바닥에는 은하수를 투영시켜 놓은 듯한 작은 조명을 촘촘하게 설치해 ‘밤하늘의 정원을 연상시키는 빛의 숲’을 연출해 이색적인 야경을 선사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노량진 방향으로 백년다리와 연결될 노량진 고가차도(내년초 철거예정) 일부 존치구간에는 교통약자를 위한 엘리베이터와 자전거 이용자를 고려한 계단과 함께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플랫폼이 설치된다.

심사위원회는 백년다리를 뉴욕의 브루클린브리지처럼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있는 새로운 관광명소로 만들고, 기존 교량의 안전성과 한강의 기후 등 어려운 여건 등을 감안하면서 획기적이고, 창의적인 설계안을 마련하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박선우 심사위원장은 심사평에서 “당선작은 전체적인 교량의 기능과 단순한 기하형태에 충실했으며, 이용자가 시골 오솔길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연출됐다”며 “명료한 조형 콘셉트는 디자인으로 발전시킨 안으로, 곡선 디자인이 기존 한강대교와 조화를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고

시는 당선팀과 설계범위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협의한 뒤, 8월 중으로 설계계약을 체결, 연내 설계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내년 초 공사에 들어가 오는 2021년 6월까지 준공할 계획이다.

시는 “2021년 6월 백년다리가 개통되면 오는 9월말 음악 중심 복합문화공간으로 개장을 앞둔 노들섬으로의 보행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고가차도 등 도로시설물로 단절됐던 노량진 일대 지역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 강맹훈 도시재생실장은 “백년다리는 기존 교각을 이용해 재생차원으로 보행교를 조성한 첫 사례”라며 “이번 당선작의 설계 취지를 담아 백년다리를 한강의 다양한 경관을 조망하고 여가, 휴게 등 시민들이 사랑하고 세계인들이 찾을 수 있는 서울을 대표하는 명소로 만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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