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오픈소스커뮤니티 깃허브서 이벤트 진행
개발자 비판 잇따르자 사과문 내놓고 조기종료

ⓒ깃허브
ⓒ깃허브 홈페이지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SK텔레콤이 세계 최대 규모의 오픈소스 커뮤니티에서 경품 이벤트를 진행했다가 부정행위 논란에 휩싸여 개발자들의 지탄을 받았다. 

30일 IT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자사의 오픈소스 프로그램 ‘메타트론 디스커버리’를 홍보하며 경품 제공 이벤트를 진행했지만, 어뷰징 행위에 해당한다는 개발자들의 비판을 받고 조기마감한 후 사과문을 내놨다. 어뷰징은 일반적으로, 조회수나 대외적 관심을 얻기 위해 시스템을 부정하게 이용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SK텔레콤은 해외 오픈소스 커뮤니티 ‘깃허브’에 이벤트를 공지하며 메타트론 디스커버리 페이지에 접속해 스타(좋아요)를 누르면 경품을 지급한다고 공지했다. 제시된 경품은 스타벅스 음료와 백화점 상품권, 영화예매권, BBQ치킨 등이었다. 

메타트론 디스커버리는 보다 손쉽게 빅데이터를 준비‧정제하고 인공지능(AI) 기반의 기술을 개발‧상용화할 수 있게 도와주는 솔루션이다. 지난 2016년 개발된 이후 SK텔레콤의 통신 인프라 관리, T맵 데이터 플랫폼, SK 하이닉스의 산업 솔루션, 인도 통신사 바르티 에어텔(Bharti Airtel) 등 국내외 10여개 사에서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벤트 진행 후 국내외 개발자들의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졌다. 깃허브의 스타는 프로젝트의 완성도, 유용성 등을 평가하는 척도인데 어뷰징을 통해 가치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은 해당 이벤트를 진행하며 깃허브에 가입해 계정을 만드는 방법을 상세히 설명했는데 이는 개발자가 아닌 일반인들의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로 읽혀 비난의 대상이 됐다. 

한 개발자는 “깃허브에서 스타의 무게는 생각 외로 무겁다. 기여자들이 그 프로젝트에 얼마나 헌신을 했는지, 그리고 완성도가 얼마나 높은지, 또 얼마나 유용한지에 대해 비약을 좀 섞어서 절대적인 의미를 지닌다”라며 “이번 일로 인해 분명하게 잘못된 선례를 남겼고 이제 자본을 이용해서 스타를 어뷰징하려는 기업들이 우후죽순 생겨날지도 모른다”라고 힐난했다.  

SK텔레콤이 T월드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 ⓒT월드
SK텔레콤이 T월드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 ⓒT월드

사태가 불거지자 SK텔레콤은 현지시간 29일 이벤트를 종료했다. 당초 이벤트의 기한은 8월 23일까지였지만 대외적인 비판을 고려해 조기 마감한 것으로 보인다. 

또 SK텔레콤은 티월드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고 진정성 있게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SK텔레콤 이벤트 담당자는 “개발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해당 이벤트가 오픈소스 생태계를 해칠 수 있는 이벤트로 해석될 수 있다는 부분을 인지한 직후, 최대한 신속한 조치를 통해 이벤트를 조기 종료했다”라며 “이번 사안에 대한 개발자 분들의 질책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이번 실수를 교훈 삼아 오픈소스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만 SK텔레콤의 이 같은 대처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이번 부정행위 논란이 깃허브의 공식적인 제재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 아직 사태의 추이를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깃허브에서는 어뷰징이 확인되면 오픈소스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며 과거에는 삭제 조치가 이뤄진 경우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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