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서 9월15일까지 개최
거장 피카소의 ‘대항마’로 불렸던 유일한 화가
베르나르 뷔페의 국내 최초 대규모 단독 회고전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혼돈의 시대에 태어나 일찍이 천재로 인정받은 화가, 베르나르 뷔페의 국내 최초 대규모 단독 회고전이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9월15일까지 열린다.

베르나르 뷔페는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 문인 프랑수아주 사강 등과 함께 뉴욕 타임즈의 ‘프랑스의 가장 뛰어난 젊은 재능 5인’으로 선정됐으며 프랑스인이 제일 좋아하는 작가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거장 피카소의 ‘대항마’로 불렸던 유일한 화가였으며, 레지옹 도뇌르 문화훈장을 2번이나 수여 받은 프랑스의 20세기 최고이자 마지막 구상회화작가다.

미국 팝아트 선구자 앤디워홀은 내가 인정하는 프랑스 회화의 마지막 거장은 베르나르 뷔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추상회화를 지향하는 시대의 흐름에 굴하지 않고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유지한 진정한 화가였던 뷔페는 파킨슨병으로 인해 작품 활동을 할 수 없게 되자 1999년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그의 사후 20주년 기념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 <나는 광대다_ 베르나르 뷔페 展: 천재의 캔버스>는 파리 시립 근대미술관, 에르미타주 박물관과 푸쉬킨 박물관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의 회고전에서 선보였던 작품들을 비롯, 총 92점의 유화작품들과 그의 삶을 소개하는 영상 및 사진자료들로 구성돼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베르나르 뷔페의 시대별 주요작품을 소개한다. 전시 초반에는 유명해지기 시작한 1940년대 후반·절정의 인기를 누렸던 1950년대의 대표적인 정물화와 인물초상화, 그리고 평생의 뮤즈이자 아내였던 아나벨과 서커스 테마가 등장하는 1960년대의 대표작들을 보여준다. 

전시 중반은 거친 직선으로 표현한 잔혹한 아름다움을 가진 건축 풍경화와 강렬한 색상이 특징인 인물화 그리고 오디세이와 같은 문학작품을 소재로 한 대작들을 보여준다.

마지막 부분은 1990년대의 작품들로 구성 되며 뷔페가 죽기 전까지 작업하였던 화려한 색상의 광대 시리즈와 죽음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살아 생전 한 인터뷰에서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에 베르나르 뷔페는 “모르겠어요… 아마도 광대일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는 자신이 그렸던 광대나 서커스의 테마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인간이 본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내면과 외면의 이중성에 대한 함축적이고 은유적인 표현일 것이다. 

프랑스 화단에 혜성처럼 나타나 황량한 세상에서 많은 이들의 외롭고 지친 감성을 대변해 주며 공감을 자아낸 베르나르 뷔페의 작품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9월15일까지 만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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