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조국, 극한 대치 예고된 인사청문회
돌아온 조국, 극한 대치 예고된 인사청문회
  • 남정호 기자
  • 승인 2019.08.12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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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2기 법무부 장관 지명된 조국
사법개혁 완수하겠다는 대통령 의지로 해석
“野에 전쟁 선포”…강하게 반발하는 야권
지키려는 與-벼르는 野, 극한 대립 예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뉴시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뉴시스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9일 사법개혁을 진두지휘할 문재인 정부 2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지난 7월 26일 민정수석에서 물러나며 청와대를 떠난 지 14일 만이다.

조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초대 민정수석으로 근무하며 핵심 국정과제로 꼽히는 권력기관 개혁의 선두에 서왔다. 그는 민정수석 시절,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을 이끌어왔다. 이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 역시 사법개혁을 완수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조 후보자의 지명을 두고 정의당을 제외한 야권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이달 중으로 치러질 인사청문회에 이목이 몰리고 있다.

조국 “소명 완수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단행한 중폭 개각에서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조 전 수석을 지명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인사발표에서 “조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임용돼 권력기관 개혁에 대한 확고한 소신과 강한 추진력을 갖고 기획조정자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며 “법학자로 쌓아온 학문적 역량과 국민과의 원활한 소통능력, 민정수석으로서의 업무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법무부 장관으로서 검찰개혁, 법무부 탈검찰화 등 핵심 국정과제를 마무리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법질서를 확립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지명 이유를 밝혔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조 후보자도 9일 입장문을 통해 “권력을 국민께 돌려드리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이자 저의 소명이었다. 그 과정에서 앞만 보고 달려왔다”며 “이제 뙤약볕을 꺼리지 않는 8월 농부의 마음으로 다시 땀 흘릴 기회를 구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그는 ‘서해맹산(誓海盟山, 바다에 맹세하고 산에 다짐한다)’이라는 말로 검찰개혁 등에 대한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이 말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한시 ‘진중음(陣中吟)’에 나오는 구절인 ‘서해어룡동 맹산초목지(誓海魚龍動 盟山草木知, 바다에 맹세하니 물고기와 용이 감동하고 산에 맹세하니 초목이 알아준다)’를 줄인 말이다.

조 후보자는 “임시정부의 법통을 잇는 대한민국의 국무위원이 된다면 헌법정신 구현과 주권수호,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며 “문재인 정부의 법무부 장관이 된다면 서해맹산의 정신으로 공정한 법질서 확립, 검찰개혁, 법무부 혁신 등 소명을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품 넓은 강물이 되고자 한다. 세상 여러 물과 만나고, 내리는 비와 눈도 함께 하며 멀리 가는 강물이 되고자 한다”며 “향후 삶을 반추하며 겸허한 자세로 청문회에 임하겠다. 정책 비전도 꼼꼼히 준비해 국민들께 말씀 올리겠다”고 덧붙였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조 후보자를 ‘사법개혁의 적임자’라고 표현하며, 이번 지명이 정부의 사법개혁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9일 기자들과 만나 “법무부 장관으로 조국 교수를 내정한 것은 (정부의) 사법개혁에 대한 분명한 의지로 판단해야 한다”며 “조 교수는 사법개혁을 말하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서 판단하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해식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조 후보자는 국민이 바라는 사법개혁의 적임자”라며 “이번 개각으로 입각하는 후보자들이 하루빨리 국민을 위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국회의 검증과 인준 과정에 초당적 협력을 기대한다”고 야권에 당부했다.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해 6월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합의문 서명식에 앞서 진행 경과를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해 6월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합의문 서명식에 앞서 진행 경과를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야당에 전쟁 선포”…반발하는 野

그러나 정의당을 제외한 야권은 조 후보자의 법무부 장관 내정 발표에 일제히 반발했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조 후보자의 지명은 야당에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와 함께 조 후보자에 대한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꺼내들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9일 기자들과 만나 “조 전 수석의 임명 강행은 야당을 무시하는 것을 넘어 야당과 전쟁을 선포하는 개각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후보자는) 그동안 민정수석으로서의 업무능력 부분에 있어 낙제점을 받았을뿐더러, 민정수석으로 있으면서 소위 공무원 휴대폰을 마음대로 사찰해 ‘영혼탈곡기’라고 했다”며 “인권에 대한 기본 인식 자체가 잘못돼있는 조국 법무장관을 내정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조국 수석의 임명은 신독재 완성으로서의 검찰의 도구화”라며 “조 수석이 그간 추진해온 공수처법이 의미하는 것은 제2의 검찰, 결국 청와대의 검찰을 만들겠다는 건데, 결국 이 정권의 패스트트랙에 대한 강한 의지표명, 검찰 장악에 이어 청와대 검찰을 하나 더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표명으로 보여진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현아 원내대변인도 10일 논평에서 “조국 교수는 공직자로서 능력도 최악이라는 것에 이론이 없다. 문 정권의 인사 참사는 조국 민정수석의 부실한 검증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며 “문 정권을 무능 인사들로 가득 채워 ‘안보·외교 불안’과 ‘경제 위기’를 불러온 일등공신이 바로 조 교수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또한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이 폭로했던 민간인 사찰 지시 의혹을 언급하며 “조 교수가 준비해야 할 것은 인사청문회가 아니라 ‘국정조사’다. ‘조국(祖國)을 위해 조국(曺國)의 영전은 안 된다’는 국민의 외침을 무시한 문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은 조국의 낙마로 심판받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민경욱 대변인 역시 논평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지명자는 평소 자신은 국가보안법 위반 경력 때문에 공직자는 되지 못할 것이라고 발언해 왔다”며 “불가능했던 모든 것이 가능해진 이 나라, 법치를 포기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인사가 가능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질타했다.

더불어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로운 나라가 이런 형태라면 8.15 광복을 위해 힘써왔던 선조들이 지하에서 통곡할 일”이라며 “법치국가의 토대를 뒤흔드는 측근 인사의 법무부 장관 지명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자유한국당 정갑윤, 한선교 의원은 대학교수가 정무직공무원으로 임용되는 경우, 퇴직을 의무화하거나 휴직을 금지하는 내용의 이른바 ‘폴리페서 방지법’을 잇따라 대표 발의하는 등 폴리페서 논란이 제기된 조 후보자를 겨냥한 법안을 꺼내들며 각을 세우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코드 인사’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9일 입장문을 내고 “역사상 가장 무능하고 시끄러웠던 조 전 민정수석을 끝내 법무장관에 앉히고 외교·국방 등 문제 장관들을 유임시킨 것은 국회와 싸워보자는 얘기”라며 “한마디로 협치 포기, 몽니 인사”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청와대는 일관되고 안정적인 개혁 추진에 역점을 뒀다고 말하지만 일관된 자세로 일방통행을 하겠다는 얘기로 들린다”며 “친문 코드의 교수 출신 인사를 대거 등용해 ‘청와대 정부’, ‘들러리 내각’이란 문재인 정부의 코드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거듭 꼬집었다.

오 원내대표는 앞서 8일 원내정책회의에서도 “조 전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하는 등의 개각은 문 대통령의 조국 사랑을 재확인하는 것 외에 아무런 의미도 찾을 수 없는 하나마나 한 개각이 될 것”이라며 “인사참사의 주역인 조 전 수석을 법무부 장관으로 영전시키고, 무능과 무책임을 날마다 입증하고 있는 외교안보라인을 그대로 유임시키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전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정화 대변인도 9일 논평을 내고 “우려가 현실이 됐다. 장관급 8명의 인사를 단행하며 선동과 무능의 당사자, ‘선무당 조국’을 법무부 장관으로 기용한 것”이라며 “내편 네편, 극단적인 이분법적인 사고로 무장한 사람에게 법무부 장관이 말이 되는가”라고 대립각을 세웠다.

더불어 “문책을 해도 모자랄 판이다. 대통령의 ‘각별한 조국 사랑’이 빚은 ‘헛발질 인사’, ‘편 가르기’ 개각”이라며 “선무당 조국을 법무부 장관에 기용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선무당은 사람을 잡고, 선무당 조국은 조국의 불행을 잡는다”고 부연했다.

민주평화당은 ‘회전문 인사’라며 날을 세웠다. 이승한 대변인은 8일 논평에서 “매번 무조건 반대하는 것도 무한 책임 차원에서 집권당에 예의가 아니다. 그러나 정도가 지나친 것 같다”며 “사람이 없는 것인가 아니면 코드에 맞는 사람이 없는 것인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청와대 회전문 떼어내고 문을 활짝 열어 인재를 등용하라”며 “특히 법무장관은 사법개혁을 중립적 견지에서 실현할 인사를 기대한다. 국민을 위해 부디 너무 늦지 않게 재고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박주현 수석대변인도 9일 논평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내정자는 인사실패에 대한 책임이 있다”며 “논란이 많은 조 전 수석을 법무부 장관에 내정한 것은 문재인 정부에 큰 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해 12월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해 12월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극한 대립 예고된 인사청문회

청와대는 이번 주중으로 조 후보자 등 장관급 공직 후보자 7명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의당을 제외한 야권이 조 후보자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후보자를 지키고자 하는 여당과 임명 저지를 위한 야당 간의 극한 대립이 전망되고 있다.

야권은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당시 인사 검증 실패 논란, 논문표절·재산 관련 의혹, 정치 편향성 논란, 민정수석실의 민간인 사찰 의혹 등을 제기하며 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 같은 야권과 대립각을 세우며 조 후보자 지키기에 나섰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10일 구두논평을 통해 “(조 후보자의 지명은) 문재인 정부의 사법개혁 철학을 정확히 이해하고 뚝심 있게 이끌어갈 개혁 의지와 본인 스스로가 도덕적으로 깨끗한지 여부를 같이 본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조 후보자만한 적임자가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유한국당의 국정조사 언급과 관련해서는 “국정조사를 해야 하는 이유가 있어야지, 뜬금없이 무슨 국정조사냐.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자유한국당이 제발 이성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날을 세웠다.

또한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죄지은 게 없으면 조 후보자가 뭐가 무섭겠느냐”며 “자유한국당은 죄지은 게 없다면 당당하게 조 후보자를 받아들이면 되고, 인사청문회에서 자질이 있는지 없는지 검증하면 된다”고 밝혔다.

박찬대 원내대변인도 11일 브리핑에서 “(자유한국당은) 이번 개각이 ‘광복을 위해 힘썼던 선조들이 지하에서 통곡할 일’이라는 비이성적인 주장까지 했다”며 “‘조국’에 ‘조’만 나와도 안 된다는 비논리적 당 논평을 최근 연이어 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의 ‘조국 알레르기’ 반응이 다시 나타난 것”이라며 “자유한국당이 검찰개혁의 적임자인 조 후보자를 낙마시켜 문재인 정부의 사법개혁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것은 아니냐는 의도가 담겨 나온다”고 꼬집으며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여야의 대립각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조 후보자의 임명 저지에 사활을 걸고 있는 야권과 조 후보자의 임명을 통해 사법개혁의 의지를 밝히겠다는 정부·여당 간의 극한 대립이 인사청문회와 향후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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