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당 내 제3지대 구축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소속 유성엽(가운데)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평화당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용주, 박지원, 장병완, 장정숙, 유성엽, 천정배, 김종회, 최경환, 윤영일 의원 ⓒ뉴시스
민주평화당 내 제3지대 구축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소속 유성엽(가운데)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평화당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용주, 박지원, 장병완, 장정숙, 유성엽, 천정배, 김종회, 최경환, 윤영일 의원 ⓒ뉴시스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민주평화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이하 대안정치)’가 12일 평화당을 탈당하고 제3지대 대안 신당 창당 계획을 밝혔다.

이들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대안정치 소속 10명의 의원들은 ‘변화와 희망의 밀알’이 되기 위해 평화당을 떠난다”고 말했다.

대안정치는 김종회, 박지원, 유성엽, 윤영일, 이용주, 장병완, 장정숙, 정인화, 천정배, 최경환 의원 등 10명으로 이뤄졌다. 이날 탈당계를 제출한 의원은 장정숙 의원을 제외한 9명이다.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장 의원은 평화당에서 활동 중이지만, 바른미래당 소속이기 때문에 탈당계가 아닌 당직사퇴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들은 “평화당은 5.18정신을 계승한 민주세력의 정체성 확립과 햇볕정책을 발전시킬 평화세력의 자긍심 회복을 위해 출발했으나, 지난 1년 반 동안 국민의 기대와 열망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며 “국민여러분께, 당원여러분과 지지자들께 큰 마음의 빚을 졌다. 이 빚을 갚기 위해 저희들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국민의 삶을 편안하게 하는 정치를 실천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어 “국정을 책임져야 할 정부·여당과 제1야당은, 국민의 고통을 철저히 외면하고 자신들의 기득권만 유지하는 데 급급하고 있다”며 “기득권에 안주하고 총체적 무기력과 무능에 빠진 한국정치를 바꾸지 않고서 무너져가는 경제와 민생을 살릴 희망은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난 총선에서 확인됐듯이 적대적 기득권 양당체제의 청산은 국민의 열망이고 시대정신”이라며 “그럼에도 기득권 양당체제를 극복해야 할 제3정치세력은 현재 사분오열하고 지리멸렬한 상태에서 기득권 양당에 실망한 민심을 받들 수 있는 준비와 능력이 부족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한 “대안정치는 이제 우리부터 스스로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기득권 양당체제 극복과 한국정치 재구성을 위한 새로운 대안 모색에 나서고자 한다”며 “새로운 대안정치세력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국정운영에 대해 실망한 건전한 진보층, 적폐세력의 부활로 역사가 후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합리적 보수층, 국민의 40%에 육박하는 중도층과 무당층의 지지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비전과 힘,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대안정치는 현재 사분오열되고 지리멸렬한 제3세력들을 다시 튼튼하고 건강하게 결집시키면서 국민적 신망이 높은 외부인사를 지도부로 추대하고 시민사회와 각계의 전문가가 대거 참여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대안 신당 건설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평화당은 이 같은 대안정치의 집단 탈당과 관련해 ‘구태정치로부터의 해방’이라고 맞불을 놨다. 정동영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평화당은 구태정치로부터의 해방을 선언한다”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구태정치는 말과 행동이 다른 것을 특징으로 한다. 명분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국민이 없는 것이 특징”이라며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서 말리고 설득했지만 무력했다. 가지 말았어야 할 길을 끝내 간 것에 대해 참으로 유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탈당한) 열 분에게 개인적으로 유감은 없다. 다시 만날 수 있길 바란다”면서도 대안정치 소속인 박지원 의원을 겨냥해 “한 분의 원로 정치인에게는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분열을 막고 탈당을 막아야 할 분이 이것을 기획하고, 조종한 혐의를 벗을 수 없다. 결사체를 만들고, 집단 탈당을 강제한 이분의 행태는 대표적인 구태 정치”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앞으로 탈당파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겠다. 오늘 이후로 탈당파는 잊겠다”며 “구태정치의 해방을 선언한 만큼 우리가 가야할 길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평화당 김경진 의원은 대안정치와는 별개로 이날 탈당계를 제출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대안정치 소속 의원들과 김 의원의 탈당계가 처리되면 평화당에서 활동하는 의원은 정 대표와 조배숙, 박주현, 김광수, 황주홍 의원 등 5명으로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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