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BAT코리아가 차세대 전자담배인 신제품 ‘글로 센스’를 광고하는 과정에서 법망을 교묘히 피한 편법 마케팅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BAT 측은 편법 마케팅은 사실이 아니며 어디까지나 법적 테두리 안에서 홍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 코리아(BAT코리아)는 13일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에스팩토리에서 ‘글로 센스’ 출시 행사를 개최했다.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로 ‘글로 센스’가 출시된 점으로 미뤄볼 때 한국 시장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는 지난해 궐련형 전자담배가 국내 담배 시장의 큰 축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필립모리스가 1년 반 만에 아이코스3와 멀티를 출시했고, KT&G는 릴 플러스, 릴 미니 등 신제품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비교적 뒤처진 BAT코리아도 글로 시리즈2를 출시하는 등 2세대 모델 경쟁에 뛰어들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규모는 4000억원대를 넘어섰다.

이처럼 파이가 커진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BAT코리아는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와 KT&G의 ‘릴’ 등에 선점당한 시장 주도권을 ‘글로 센스’로 역전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글로 센스’는 니코틴 농도 제한으로 인해 충분한 만족감을 주지 못했던 기존 액상형 전자담배 제품의 약점을 극복했다는 것이 BAT코리아 측의 설명이다. 기기를 충전하면 하루 종일 사용할 수 있고, 궐련형 전자담배 제품과 달리 연속 흡연도 가능하다.

다만 BAT코리아의 의욕이 지나쳤던 탓인지 편법에, 무리한 마케팅을 진행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먼저 인기 힙합가수가 등장하는 ‘글로 센스’ 뮤직비디오를 제작해 유튜브를 포함한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홍보하며 담배제품 광고 법망을 교묘하게 피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BAT코리아는 ‘글로 센스’의 홍보용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면서 힙합 장르의 가수인 나플라와 루피를 모델로 기용했다. 또 오는 18일로 예정된 제품 출시 기념행사에도 인지도가 높은 가수 그레이와 타투이스트 노보(NOVO)가 출연하기로 돼 있다.

문제는 이번 마케팅에 등장하는 연예인들이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점이다. 따라서 선망의 대상인 연예인을 통해 청소년 흡연을 조장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전자담배 쥴이 출시 2년 만에 미국 시장점유율 70%를 돌파한 것에는 미국 청소년들의 영향이 매우 컸다.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으며, 쥴을 통해 흡연을 하는 것을 뜻하는 ‘쥴링(Juuling)’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이는 청소년이 평소 친숙한 연예인과 SNS 광고의 영향을 충분히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또 다른 문제는 바로 법상 담배 제품의 홍보는 오프라인에서 지정된 장소에서만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BAT코리아가 이런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 꼼수마케팅에 나서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이유다. 

광고에는 니코틴이 들어 있지 않은 ‘기기’만 등장해 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법의 취지에는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BAT코리아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서 담배 관련 마케팅을 하게 되면 법령에 어긋나기 때문에 절대 하지 않고 있다”며 “광고 모델 선정은 성인 소비자를 기준으로 하며, 담배 제품이 아닌 기기만을 홍보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청소년 흡연 유발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시선은 이해한다”면서도 “청소년 흡연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원천적으로 접근을 막는 등 종합적 예방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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