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검색 가능한 성인용품…사진은 성인인증·자극적인 상품소개글은 공개
여성 신체 관련 음란 문구 다수 검색돼…소비자, 철저한 관리 감독 촉구
이머커스 업계, 법적인 문제 없지만 상품 심사팀과 내부적으로 논의 예정

 

【투데이신문 홍세기 기자】 국내 대표적인 이커머스 업체 위메프, 티몬, 쿠팡 등에서 성인 인증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성인용품 상품명과 자극적인 설명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그동안 성인용품으로 분류되지 않은 일반 상품 역시 선정성 문제가 지적된 바 있어 상품에 대한 관리, 감독에 비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청소년 보호법에 의하면 콘돔 정도를 제외하고 성인용품을 청소년에게 판매하는 행위는 금지돼 있다. 이에 인터넷에서 성인용품에 대한 구매를 위해선 성인인증을 받아야만 한다.

청소년 유해 인터넷 사이트의 경우 초기화면에서 선정적인 문구나 사진, 음향이 청소년에게 노출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인터넷 검색 포털에서는 성인용품 관련 내용에 대해선 성인 인증을 받아야만 검색값을 노출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검색 결과물은 최대한 보이지 않도록 하고 있는 것.

그러나 이커머스에서는 성인용품 사진만 막아놨을 뿐, 각종 자극적인 광고 문구는 그대로 노출되고 있었다.

이커머스를 자주 이용하는 소비자 A씨는 “최근 리얼돌이 화제가 돼 별 생각없이 이커머스에서 검색했는데,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상품명이 로그인을 하지 않아도 그대로 노출되고 있었다”며 “미성년자인 아이들에게 그릇된 성 인식과 불필요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여성 신체 빗댄 선정적 상품명 그대로 노출

이처럼 국내 이커머스 업체에 접속해 성인용품 관련 단어를 검색하면 ‘19금’이라는 이미지로 성인용품의 이미지를 대체하고 있지만 성인용품의 상품명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제품 판매를 위해 단순히 상품명만 노출한 것이 아니라 보통 상품을 꾸미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단어로 상품을 소개하고 있어 청소년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커머스 업체에 접속해 최근 대법원의 판결 이후 가장 이슈가 된 성인용품인 ‘리얼돌’에 대해 검색해 본 결과, 여성의 특정 부위를 빗댄 선정적인 단어들이 줄줄이 노출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성인 업소, 걸그룹 등을 연상시키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성의식이 정립되지 않은 청소년들의 경우 성인용품을 소개하는 자극적인 단어로 인해 성(性)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심어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로 “성인용품에 대한 자극적인 상품 이미지 등에 대해선 필터링 처리를 하고 있다”며 “상품명까지 필터링하는 부분에 대해선 아직까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인용품 미분류 상품 선정성도 도마 위

그동안 성인용품 미분류 상품에 대한 선정성도 꾸준히 문제로 지적됐다. 

몇몇 상품들은 성인광고 뺨 치는 선정적 문구와 이미지로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이들 제품은 성인용품으로 분류되지 않아 그대로 노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이커머스 3사에서 ‘섹시’ 또는 ‘성인’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많은 수의 검색물은 ‘19금’ 처리가 돼 있다.

여성 속옷, 스타킹, 러브젤, 콘돔 등 몇몇 제품군들의 경우 일반적이지 않은 야한 속옷이나 스타킹 등의 이미지가 그대로 노출돼 있거나 제품에 대한 자극적인 소개 문구로 호기심을 유발시키고 있다.

특히, 해당 제품군들은 모델이 속옷이나 스타킹을 입고 묘한 포즈를 취하는 선정적인 사진 등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으며, 그 수준도 ‘19금’으로 가려진 비슷한 제품군들과 비교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법적인 문제 없어…포털과 일대일 비교 어려워”

매년 지적되고 있는 미분류 성인용품의 선정적 이미지와 문구를 비롯해 필터링 처리가 되지 않고 있는 성인용품의 자극적인 상품명 등은 미성숙한 청소년들에게 그릇된 성인식 심어줄 수 있다.

이에 대해 이커머스 업체들은 하나같이 법적인 문제가 없다며 반박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법적인 문제는 없다”면서도 “내부적으로 상품 심사팀과 논의를 해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도 “물건을 팔아야 하는 이커머스와 포털을 일대일로 비교하긴 어렵다”며 “업계의 특성을 고려해달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공통적으로 “고려해보지 않았던 문제”라며 “내부적으로 논의를 해보겠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모바일인덱스의 앱시장 분석 결과, 쿠팡, 위메프, 티몬 등 이커머스 업체들은 모바일 앱을 통해 월 400만명에서 10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일간 사용자도 100만명에서 3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 A씨는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은 성인용품 등 19금 단어를 검색해도 로그인을 하지 않았을 때 정보성 자료 등을 중심으로만 보여준다”며 “많은 이용자를 확보한 이커머스 업계도 이런 식으로 바꿀 필요가 있지 않겠나 생각이 든다”며 책임감 있는 자세로의 변화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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