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치즈 예상 외로 빠른 소진…치즈 공급처 변경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버거킹이 ‘100% 이탈리아산 모짜렐라 자연치즈’임을 강조해 온 신제품 ‘통모짜와퍼’가 흥행에 성공하자마자 치즈의 원산지를 슬쩍 바꿨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버거킹 측은 치즈 공급처를 바꾸기로 한 것은 맞지만 소비자 기만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아주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버거킹은 최근 통모짜 와퍼 시리즈의 주재료인 모짜렐라 치즈 공급처를 변경했다. 이탈리아산 치즈를 직접 매입해왔지만, 기존 버거킹 치즈 납품사 가운데 한 곳이자 오뚜기 계열사인 ‘조흥’의 제품을 받기로 한 것.

그러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조흥의 치즈 원자재 구매사는 미국 2곳과 독일 1곳으로 이탈리아는 목록에 없다. 즉 ‘100% 이탈리아산’이라는 문구는 허위광고가 된다.

버거킹도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실제로 버거킹은 지난 6일 통모짜 시리즈가 3주 만에 100만 개 팔렸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이탈리아산’이란 문구를 슬쩍 삭제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마찬가지다.

또 통모짜 와퍼의 광고 문구 속 ‘자연치즈’란 단어도 문제다. 식약처 식품공전에 따르면 자연치즈는 품목의 명칭일 뿐이며 모짜렐라 치즈는 제조공법상 자연치즈로 분류한다. 식품 품목 명을 광고에 사용해 마치 다른 업체 제품보다 우수한 것으로 인식하도록 했다는 지적이다. 이는 비방광고에 해당된다는 주장이다.

‘100% 자연치즈’가 아니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통모짜 와퍼는 모짜렐라 치즈를 기름에 튀겨 패티로 사용하기에 가공과정을 거쳐 튀김옷과 기름 등이 성분으로 남는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와 함께 <아주경제>는 버거킹이 이 같은 반짝 마케팅을 벌인 것에 대해 ‘매각’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국내 진출 35주년을 맞은 버거킹은 이미 주인이 세 번 바뀐 바 있다. 내년 중 매각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으며, 그에 따라 원가를 절감하고 매출을 극대화해 매각 프리미엄을 높여보겠다는 꼼수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버거킹 측은 소비자를 기만하지 않았으며, 매각설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버거킹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치즈 공급처를 수급 사정상 바꾸게 된 것은 맞지만 소비자 기만이라는 지적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치즈패티 생산업체가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통모짜와퍼’용 치즈가 예상 외로 빠르게 소진돼 재차 수입하려는 과정에서 세달 반이 소요된다는 답변을 받아 어쩔 수 없이 치즈 공급처를 바꾸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조흥은 기존 거래로 품질이 검증된 업체로서 이탈리아산 치즈가 아니지만 동일 품질의 치즈를 수급 받아 제품 퀄리티에 차질이 없도록 할 예정이다”라며 “현재 이탈리아산 치즈가 완전히 소진되는 시점은 8월 말 경으로 보고 있어 이번 주 내로 소비자 공지가 나갈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매각설에 대해선 “매각을 염두에 두고 꼼수 마케팅을 벌였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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