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소정 기자】 한국영화100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와 영화진흥위원회가 관객들이 직접 뽑은 한국영화 최고의 명장면을 공개해 화제다.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 SNS에서 이뤄진 ‘한국영화 100년 최고의 명장면을 찾아라’ 이벤트는 8월 5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됐다.

먼저 장윤현 감독의 <접속>(1997)이 꼽혔다. 영화 속 ‘동현’과 ‘은희’가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스쳐 지나가는 장면은 “20년 넘는 시간이 흘렀어도 촌스러움보다는 첫사랑처럼 설렌다”(페이스북 Hyu******)는 평과 함께 명장면으로 선정됐다.

허진호 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1998)에서 초원 사진관 노총각 ‘정원’이 말없이 ‘다림’에게 선풍기 바람을 씌어주는 모습은 “1990년대의 느리고 따뜻한 감성이 그대로 배어있다”(인스타그램 son********)고 전해 90년대의 풋풋한 감성을 다시금 일깨우게 한다.

한국형 학원 공포물의 시작인 박기형 감독의 <여고괴담>(1998)은 복도 점프컷으로 관객들의 간담을 서늘케 한 장면으로 꼽힌다.

강제규 감독이 연출한 <쉬리>(1999)에서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과 똑같은 모습을 가진 여인과 함께 음악을 듣던 마지막 장면도 90년대 한국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이다.

김대승 감독의 <번지 점프를 하다>에서 붉은 노을이 지는 해변가에서 ‘인우’와 ‘태희’가 둘만의 왈츠를 추는 장면부터 곽재용 감독의 <클래식>에서 ‘상민’과 ‘지혜’가 비 오는 날 우산 대신 겉옷을 펼치고 캠퍼스를 달리는 장면은 “길 가다가 OST가 들리기만 해도 생각나곤 한다”(인스타그램 gre*****)는 평처럼 여전히 관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같은 해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2003)에서 ‘박두만’ 형사가 무심한 표정으로 “밥은 먹고 다니냐?”라는 대사를 남긴 장면도 관객들의 뇌리에 깊이 박혀 있다. 아울러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올드보이>(2003)에서 주인공 오대수의 장도리 액션은 지금까지도 영화팬들에게 수없이 회자되는 명장면이다.

그리고 “공길과 장생은 끝이 비극을 암시하는 듯하면서도 그들은 결국 행복했을 거라는 여운을 남긴다”(인스타그램 pic*******)라며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2005) 엔딩 장면을, 이경미 감독의 <미쓰 홍당무>(2008)에서 주인공 양미숙이 힘차게 뛰어오르는 장면을 “그녀의 존재는 존재만으로 빛난다”(cin*****)라며 명장면으로 선정했다.

그런가 하면 양우석 감독이 연출한 <변호인>(2013)에서 ‘송우석’이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며 변론하는 장면은 관객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 최동훈 감독의 <암살>(2015)에서는 작전을 시행하던 중 공격당한 ‘속사포’가 대장 ‘안윤옥’에게 “우리 작전 성공한거지?”라고 마지막 메시지를 남겨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에 관객들은 “독립 투사들의 숭고한 희생이 담긴 장면! 뭉클하고 감동적이에요”(인스타그램 spac*******)라고 전해 천만 관객을 기록한 두 편의 한국영화가 관객들에게 깊고 큰 울림을 전달했다.
 
이처럼 한국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의 추억과 감성은 한국영화의 명장면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앞으로 다가올 한국영화의 100년에는 어떤 명장면이 탄생하게 될지 또한 영화 팬들에게 어떠한 의미로 다가가게 될지 기대감을 더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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