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상태 여유 없던 상황에서 공사대금을 회원권으로 돌려
대규모 손실 우려되던 상황…다음해 영업 손실 및 적자 전환

아난티 부산 힐튼호텔 ⓒ뉴시스
아난티 부산 힐튼호텔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세기 기자】 지난 2017년 문을 연 부산 힐튼호텔의 시공을 맡았던 쌍용건설이 공사비를 회원권으로 받았다는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당시 쌍용건설은 법정관리에서 벗어나 현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공사대금 대신 고급 호텔의 회원권을 선택했다는 것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

22일 쌍용건설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아난티는 지난 2017년 문을 연 부산 힐튼호텔 시공을 쌍용건설에 맡기고 이후 시공비를 회원권으로 지급했다.

아난티 측은 쌍용건설이 회원권을 필요로 해 구입 한 것이라고 설명했고, 쌍용건설도 영업과 직원 복지 등에서 사용하기 위해 구입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많은 건설사들이 골프장, 리조트, 호텔 등의 시공을 맡으며 공사비 대신 회원권을 구매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쌍용건설처럼 재무상태에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공사대금을 회원권으로 돌리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현재 쌍용건설은 두바이투자청을 최대주주로 맞이해 법정관리를 졸업하고, 국내외 수주확대 등 내실을 다지고 있다. 매출도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그렇지만 부산 힐튼호텔의 준공 시기 쌍용건설은 삼성물산과 ‘9호선 석촌역 공사 싱크홀’ 문제를 두고 법정갈등을 빚어 대규모 손실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또 당해 연결재무재표 기준 영업이익 63억원, 당기순이익 55억원으로 크게 나아진 상황이 아니었다.

실제로 지난해 삼성물산이 주관사로 진행하는 ‘9호선 석촌역 공사’ 현장에서 약 545억원에 달하는 하자보수비용이 발생하면서 쌍용건설은 적자 전환했으며, 지난해 연결기준 27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도 156억원을 적자로 돌아섰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시행사의 부도 등 이유로 잔금을 못 받아 사업권을 인계 받거나, 분양권‧회원권 등을 공사비로 받는 경우는 있지만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공사비를 현금이 아닌 회원권을 받는 경우는 거의 못 본 것 같다”며 의구심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쌍용건설 측은 회원권 구입을 인정하면서 영업이나 직원 복지를 위해 산 것이라고 해명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회원권을 구입한 것은 맞다”며 “영업을 위해 샀을 수도 있고 직원 복지 차원에서 샀을 수도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쌍용건설은 연 매출이 1조3000억원에 달하는 회사이고, 부산 힐튼호텔의 사업비만 3400억원에 달한다”며 “수억원 정도를 회원권 구입에 사용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