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그룹 박정빈 부회장 ⓒ뉴시스
신원그룹 박정빈 부회장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세기 기자】 회삿돈 75억원 횡령해 실형을 살다 지난해 4월 가석방 된 신원그룹 박정빈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내걸었던 ‘무보수 경영’이 불과 4개월 만에 흐지부지 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7일 <일요신문>과 신원그룹 등에 따르면, 국내 유명 패션그룹인 신원의 설립자 박성철 회장의 차남인 박성빈 부회장은 지난 2015년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다 2016년 상고심에서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감생활을 하던 박 부회장은 지난해 4월 30일 형기를 5개월 남기고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이후 불과 2개월만인 지난해 7월 2일 경영 일선에 복귀한 박 부회장은 형기를 남겨둔 채 이른 경영 복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듯 “속죄하는 마음으로 적자 회사를 살리기 위해 무보수로 근무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일요신문은 업계 일각에서 회삿돈을 횡령한 박 부회장이 자중해야 할 시기에 그룹 경영업무 총괄이란 중책을 맡는 것에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경영에 복귀한 박 부회장은 몇 년간의 실적악화로 인해 배당을 하지 않고 오랜 기간 보수를 수령하지 않아 생활에 불편을 느끼자 ‘무보수 경영’ 선언을 네 달만에 슬그머니 버리고 보수를 수령한 것.

실제로 박 부회장은 형기 만기일인 지난해 9월 17일을 기준으로 10월까지 보수를 받지 않았으며 11월부터 보수를 챙겼다. 

신원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회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어 경영에 복귀 한 것이며, 오랜 기간 배당이 없었고 보수를 받지 못해 형편이 어려워진 어쩔 수 없었던 점을 고려해 달라”고 해명했다. 

한편, 박 부회장은 수감 전까지만 해도 아버지 박성철 회장의 뒤를 이어 신원의 경영권을 승계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박 부회장과 함께 특경법상 횡령 혐의로 수감생활을 했던 박성철 회장이 지난 2016년 삼남인 박정주 사장에게 대표이사 자리를 물려주면서 승계구도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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