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열 칼럼니스트
-전 성균관대 경영학과 초빙교수

마케팅은 소비자의 니즈(needs)를 알기 위해 소비자를 관찰하고, 소비자와 끊임없는 소통하도록 요구해오며 발전했다.

최고의 기술·다양한 디자인·고기능의 제품들이 넘치는 디지털 시대에 기업은 어떠한 제품으로 정당하게 세계의 소비자들을 사로잡아야 하는가.

최근 많은 젊은이들과 매니아 층이 애플을 사랑하고 있다고 한다. 애플은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를 만든 회사이고, 많은 화제와 신화를 담고 있는 세계적인 브랜드다. 필자는 아르바이트로 제품에 후기나 댓글을 달아주는 일을 하는 사람도 아니고, 애플과 남다른 인연이 있는 사람도 아니다.

단지, 최근 애플의 노트북인 맥북에어(Mac Book Air)를 구매했고, 애플의 언어를 배워가며 애플이라는 새로운 브랜드의 세계를 체험하고 있다.

장맛비가 억수 같이 오던 지난 7월의 마지막 날, 복잡한 서울 강남 가로수길에 소재한 애플 플래그십스토어(체험) 매장에 들어섰다. 사람들로 꽉 찬 매장에는 젊은이들이 대다수였다. 검은색 편한 유니폼을 입은 애플 직원들이 30%가 더 되는 듯 보였다. 아기를 안고 있는 외국인 아저씨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 저자는 가장 나이가 많았고, 예측컨데 손이 빠른 젊은이들보다는 많이 컴퓨터에 능하지 못한 여성 고객이었을 것 같다.

매장에서 크게 3가지에 대해 놀랐다.

놀람 1 : 애플 직원들

            분명, 아시아와 서양의 외국인 얼굴을 했는데, 한국말을 한국의 토박이인 필자보다 더 잘함.

놀람 2 : 애플 직원들!

            자유스러운 태도이지만,  고객에 대한 존중과 예의가 깍듯함.

놀람 3 : 애플 직원들!

          젊은이 보다는 컴퓨터에 어눌한, 나이 많은 여성고객에게 소상하고 인내심 있게 친절히 사용법을 알려주고 응대함.

타 제품에 비해 고가이고, 연관된 소모품들도 역시 고가여서 내심 부담스러웠지만, 매장에서 응대해주는 직원들의 모습에, “역시,  다르구나!” 라는 찬사와 함께 전혀 의도하지 않은 “역시, 나는 잘 샀어!” 라는 무의식 중의 주문이 저절로 입안에 맴돌며, 애플이라는 브랜드에 빠져 들고 있었다.

넓은 매장이지만 꽉찬 사람들 때문에 이리저리 피해서 매장 이동을 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지만, 어리둥절한 저자에게 신경 쓰는 사람도 없어서, 되려 경직된 매장 분위기 보다 편히 느껴졌다.

맥북에어를 처음 사용하는 저자는 사용법에 관한 여러가지 질문들을 애플 고객센터에 미안할 정도로 많이 문의했다. 몇가지의 기능은 불편함도 있지만, 상담사들은 꼼꼼하고 친절하게 응대해 줬다. 

물론 모든 애플의 직원들이 이와 같지는 않겠지만, 이 만큼 직원 교육을 시키기까지 애플은 얼마 만큼의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인가. 저자에게 애플 직원들의 응대는 애플의 로고와 스티브 잡스를 능가하는 또 다른 브랜드 에쿼티(자산)의 이야기이며, 동시에 충격이었다. 판매원과 상담사 직원들은 고객과의 접점에 위치해 있고, 고객은 그들을 통해 애플의 기업문화를 피부로 느낄수 있다.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로 볼때 애플의 판매원과 상담사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고객을 파악해 고객의 고민을 미리 알고자 하는 노력이 있고, 미리 궁금해 할 만한 기능을 예측하며, 그 기능을 알려주고자 노력하나는 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애플의 CEO  팀 쿡(Tim Cook: 티모시 도널드 쿡)은,  “애플의 사람들”을 통해 또 하나의 신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인재를 중히 여긴, 삼성의 이건희 회장도 “미래사업의 열쇠는 사람”이라고 얘기한 바 있다.

역시 세계적인 기업가의 시각으로 최첨단 디지털 시대에 직원은 강력한 브랜드를 만드는 원동력으로 브랜드 에쿼티(자산)을 결정 짓는 가장 큰 요인이 될 것임을 이미 예측한 것이다.

최근 어느 원로 경영인 모임에서 이런 이야기들을 들려주자 모두들 크게 공감했다. 그리고 미국은 다양한 인종과 다문화 사람들이 국민이고 역사도 길지 않건만, 어떻게 세계적인 스타 기업들을 배출하며 시장을 선도해 나가는지 부러울 따름이며, 우리 한국도 세계적인 기업들을 배출하기 위해 정재계가 모두 합심해야 한다는 내용을 나눴다. 

AI는 인간이 되고 싶어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인간도 AI와 같이 정확하고 실수가 없고자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애플의 사람들은 고객이 되고 싶어, 오늘 이 순간도 끊임 없이 진화하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의 기업들은 무엇이 되고 싶어 끊임 없이 진화하고 있는가.

기업인들을 존경하는 풍토, 그들의 성공담을 신화로 담아주고 보듬어 주며 세계각국 사람들에게 대한민국의 브랜드를 각인시켜주는 국가적 차원에서의 노력이야 말로 우리가 배워가야 할 소중한 교훈인 것 같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