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조국 대전’이 남긴 상처
[기자수첩] ‘조국 대전’이 남긴 상처
  • 남정호 기자
  • 승인 2019.09.11 13: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지난 8월 9일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을 후보자로 지명한 직후부터 한달여간 진행된 이른바 조국 대전은 문재인 정부와 여야 정치권은 물론, 사회 전반에도 큰 상처를 남겼다.

이번 사태로 ‘진보의 민낯을 보여줬다’는 평가까지 나오는 등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도덕성에 타격을 입었다. 문 대통령이 약속한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에는 여러 의문부호가 붙었다.

정부·여당과 강하게 맞붙은 자유한국당 역시 뒤늦은 합의로 인해 결정적 한방이 없는 맹탕 인사청문회로 조 장관 임명에 절차적 요건만 충족시켜줬다는 당내 불만이 터져 나오는 등 지도부의 리더십에 타격을 입었다. 아울러 원내대표와 청문위원의 자녀 관련 의혹과 사건에 대해 역풍도 일고 있다.

“사법개혁의 대의 차원에서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할 것”이라며 데스노트를 거둔 정의당은 당원들의 비판에 직면했다.

바른미래당과 대안정치연대, 민주평화당 등 소수 야당은 지난 한달여간 이슈의 블랙홀이 된 정부·여당과 자유한국당의 치열한 공방에 묻혀 별다른 존재감을 보이지 못한 채 여론의 주목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한 가장 큰 상처는 한국 사회가 둘로 갈라졌다는 점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 의뢰로 조 장관의 임명에 대한 국민여론을 조사한 결과, 부정평가는 49.6%, 긍정평가는 46.6%로 나타났다. (10일 발표, 9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7259명에 통화 시도, 최종 501명 응답, 응답률 6.9%,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4%p,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 홈페이지 참조)

부정평가는 자유한국당 지지층에서 90%대 중반을 상회했고, 무당층, 보수층과 중도층, 60대 이상과 50대, PK와 TK, 경기·인천에서도 절반 이상이었다. 긍정평가는 민주당과 정의당 지지층, 진보층에서 70% 전후나 80%대 중반을 기록했고, 20대와 30대, 40대, 호남과 충청권, 서울에서 절반을 넘었다.

조 장관의 딸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들은 한국 사회의 역린이라 불리는 입시문제를 건드렸다. 개천에서 용 나기 어려운 시대에 붕어, 개구리, 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언급했던 조 장관에 대한 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20대(반대 44.0% vs. 찬성 51.8%) 젊은층과 40대(반대 45.2% vs. 53.6%) 부모들의 여론 악화로 이어졌다.

이 같은 여론 악화는 문 대통령이 조 장관 임명의 당위로 밝힌 검찰개혁에 대한 전망도 어둡게 하고 있다.

조 장관의 검찰개혁 성공 여부에 대해 리얼미터가 <tbs>의 의뢰로 전국 성인 5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실패할 것’이라는 응답이 46.6%, ‘성공할 것’이라는 응답은 45.0%로 오차범위(±4.4%p) 내 격차가 팽팽했다. (11일 발표, 10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7282명에 통화 시도, 501명 응답, 응답률 6.9%,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4%p,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 홈페이지 참조)

이 같은 상황에서 조 장관 임명 이후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해임건의안 제출, 국정조사 추진 등 반(反)조국연대를 띄우고 있다. 이 여파는 정기국회 내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당분간 정국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을 둘러싼 여러 논란과 의혹에도 불구하고 9일 문 대통령의 결정으로 주사위는 던져졌다. 그 선택에 따른 정치적 후폭풍을 최소화할 실마리는 조 장관 임명의 당위인 검찰개혁에 달렸다. 향후 조 장관이 얼마나 속도감 있게, 또 흔들리지 않고 국민 여론에 부합하는 제대로 된 검찰개혁을 추진하느냐가 관건이다.

결국 공은 이번 사태로 가장 큰 내상을 입은 조 장관에게 넘어갔다. 조 장관이 2년 반여 남은 문재인 정부의 시간 동안 취임 일성과 같이 ‘누구도 함부로 되돌릴 수 없는 검찰 개혁’을 완수할 수 있을지에 이번 선택의 평가가 달려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