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 폭주’ 서민 안심전환대출, 사각지대 여전…형평성 논란 반복
‘신청 폭주’ 서민 안심전환대출, 사각지대 여전…형평성 논란 반복
  • 최병춘 기자
  • 승인 2019.09.17 0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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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1%대 ‘한정판’ 저금리 대출전환 상품 출시
자영업·전세대출 등 혜택 제외, 역차별 논란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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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정부와 금융당국이 최대 1%대 고정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안심전환대출 카드를 지난 2015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꺼내 들었다. 이번 안심전환대출 상품은 정부와 금융당국이 내놓은 하반기 경제 활력 대책 일환이자 과도한 서민 부채에 대한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자영업자나 전세금 대출자와 같이 수혜 사각지대로 인한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정책 효과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대 고정금리로...서민형 안심전환대출

금융당국이 새로 선보인 두번째 안심전환대출인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접수 첫날인 16일 신청자가 폭주했다. 해당 상품 접수를 받고 있는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 홈페이지는 신청자들이 몰리면서 마비됐고, 시중 은행 영업점도 첫날부터 문의와 상담으로 북적였다. 접수는 오는 29일까지 2주간 진행된다. 금융당국이 예고한 한도 규모는 20조원이다.

급기야 주금공 측은 “선착순 신청이 아니고 29일까지 2주간 신청을 받고 있으니 접속이 몰리지 않는 시간대에 신청해도 된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최저 연 1%대의 고정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갈아탈 수 있는 ‘한정판’ 정책 금융 상품이다.

이번 안심전환대출의 가장 큰 매력은 대출 원금과 이자를 금리 인상 걱정 없는 저금리 고정금리로 갈아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주요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혼합형(5년고정) 상품의 연금리가 2% 초반에서 3% 중반대를 구성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금융당국은 해당 대출 계획을 밝히면서 적용되는 금리 수준은 연 1.85~2.2%(잠정)다. 실제 적용되는 금리는 오는 9~10월 중 결정된다. 현재 시장에서 금리 인하 추세를 보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용 금리는 더 낮아질 수 있다.

안심대출 대상자가 온라인 신청을 통해 10년 만기 대출을 하면 최저 연금리 1.85%까지 적용받을 수 있다. 신혼이면서 다자녀나 한 부모, 장애인 등 요건을 충족해 우대금리를 추가로 받으면 연금리는 최대 1.2%까지 내려간다.

다만 신청자격에 제한을 두고 있다. 신청자격은 변동금리·준고정금리 주담대를 이용하고 있는 주택가격 9억원 이하 1주택 가구로 부부 합산 소득이 8500만원(신혼, 2자녀 이상은 1억원) 이하일 경우다. 기존 대출 잔액 범위 내에서 최대 5억원까지 신청할 수 있다. 전환 대상 대출 기준은 지난 7월 23일 이전부터다.

우험수위 가계부채, 서민 부담 경감 기대

금융당국이 초저금리 대출전환 카드를 꺼내 든 것은 가계부채 부담이 커지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계신용 규모는 1556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가계신용은 전분기에 비해 16조2000억원 늘면서 1분기의 증가규모(3조2000억원)보다 5배, 가계대출 증가규모는 15조4000억원으로 전분기(5조1000억원)의 3배였다. 특히 이중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증가폭 7조원에서 9조원으로 늘어나면서 가계대출 부담을 키운 주요인이었다.

금융당국의 안신대출전환 정책은 불어난 서민층 가계부채 관리에 나서는 동시에 이를 통해 하반기 침체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고민에 안심전환대출 정책은 지난 2015년에 첫 시도됐다. 다만 이번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대상자의 연소득 기준을 뒀다는 점에서 당시와 큰 차이를 보인다. 1인 가구 포함해 부부합산 연 소득이 8500만원 이하인 1주택자만 신청할 수 있도록 대상을 명확히 하며 무주택 서민 지원이라는 정책 취지를 분명히 했다.

다만 대출 대상을 제한하면서 첫 시도 때처럼 형평성 논란도 반복됐다. 지난 2015년 박근혜 정권 당시 진행한 안심전환대출은 기존 고정금리·분할상환 대출이거나 정책자금대출, 제2금융권 대출인 사람은 신청자격에서 제외됐다. 특히 저축은행과 보험 등 제2금융권 대출자의 경우 은행 대출보다 금리 부담이 커 가계부채 위험군에 포함되는데도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에는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빌렸거나 여러 금융기관에서 동시에 빌린 다중 채무자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5월 출시한 제2금융권의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하는 ‘더 나은 보금자리론’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보완책을 내왔다.

하지만 변동금리가 아닌 기존 고정금리 주담대 대출자는 혜택을 볼 수 없다. 이외에도 여타 고정금리 대출자나 자영업자 등이 대상에서 제외, 사각지대가 생기면서 차별 논란도 다시 불거졌다.

자영업 등 사각지대, 형평성 논란 재현

제2금융권뿐 아니라 정책 모기지 상품의 고정금리 주담대 대출자도 이번 대출전환 혜택을 보지 못한다. 고정금리 대출은 한국주택금융공사 ‘보금자리론’ ‘디딤돌대출’ 같은 정책 모기지상품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정부 운용 대출 상품보다 주택대출 전환금리가 더 낮은 현상이 발생하면서 앞서 정책 모기지 상품으로 갈아탄 고객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는 서민층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출전환이 주택담보대출에 한정된 것도 논란의 대상이다. 특히 주거용 오피스텔을 대출조건에서 제외한 것을 두고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이번 대출조건은 부동산 등기상 주택으로 구분되는 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단독주택만 대상이고 주거용 오피스텔과 근린생활시설, 숙박시설 등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아파트를 사기 버거운 서민들은 주거용 오피스텔로 눈높이를 낮추고 있는데, 정작 오피스텔은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에서는 소외됐다”며 주거용 오피스텔을 대출 대상에 포함해달라는 청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도 대출, 기업대출 등 상품이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주택담보 대출만큼이다 부실화 우려가 큰 자영업자 개인사업자에 대한 지원이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자영업자와 가계의 대출 잔액은 석 달 전보다 28조원 늘어난 1893조원으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자영업자들이 받은 개인사업자 대출은 1분기 말보다 12조6000억원 불어난 425조9000억원으로 나타났다.

또 전세 거주자 등 실제 서민세입자를 위한 정책 부재도 지적되고 있다. 전세 거주자의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2% 후반에서 3% 초반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대출 지원 정책은 아직 부재하다.

한정판 한계? 가계부채 관리 효과 주목 

특히 한정된 기간과 규모로 추진되는 임시 대응책이 서민 가계부채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변동금리대출과 준고정금리대출의 총 규모는 346조원이다. 금융위가 계획한 20조원이 활용되더라도 모두 전체 규모의 5.8%에 불과하다.

당장 7월 이후부터 시작되는 신규분양 대출에 대한 별다른 대책이 없어 후속대책이 없다면 가계부채 관리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정책 대상을 보다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주목받고 있다. 금융소비자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청와대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보다 우선적으로 대다수 국민들의 이자부담을 줄어주는 국민형 안심전환대출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금융소비자원은 “지금의 금리 상황에서 무리하게 시행할 필요성도 시급성도 없는 대책일 뿐”이라며 “은행이 가진 대출을 왜 금융공기업이 대출을 떠안는 후진적 정책을 시행한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부는 제도 기본 취지를 고려할 때 대상자 확대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금융위는 지난 9일 해명자료를 통해 “제한된 재원 범위 내에서 순수고정금리 대출 이용자에 대한 이자 비용 경감방안이 있을 지 등을 별도로 검토하고 있지만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의 대상, 요건, 한도 등을 변경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대상자를 확대할 경우 규제 완화로 비쳐 자칫 부동산 시장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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