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지현 기자】 점(點)을 1차원으로 불린다. 수많은 점이 관계를 맺고 뭉치면 선(線)이 된다. 이것이 2차원이다. 그 선이 또 다시 관계를 맺고 뭉치면 3차원 즉, 공간이 된다. 셀 수 없이 만나는 선과 면, 혹은 정의할 수 없는 형태의 관계들이 뭉치고 뭉쳐 하나의 원(圓)이 돼 원(願)함이 이뤄진다. 존재하지 않는 완벽한 원이 되는 것을 원하는 것이 어리석은 일이라고 해도 나(我)와 나의 관계들이 멈추지 않고 원을 만들어 간다.

전시회 ‘Silently’는 이런 관계와 관계가 모여 공간의 형상을 이루는 전시회다. 작가는 오온누리(Onnury Oh/吳온누리)로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 회화전공 박사과정 재학 중이다. 런던킹스턴대학교 아트앤스페이스 석사, 런던킹스턴대학교 그래픽디자인 석사예비과정, 서울예술대학교 시각디자인 졸업 등을 거쳤다.

전시는 오는 24일부터 29일까지다. 서울 강남구 언주로에 있는 오즈갤러리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시한다. 관람료는 무료.

상상과 허구의 완벽한 동그라미, 이를 쫓는 지극히 인간적인 마음들, 존재하지 않아 영영 만날 수 없어서 바라고 바라다가 내가 만들어낸 완벽한 그 원을 감상할 수 있다.

인간은 하나의 인격체로 존재하는 것 같지만 내면에는 각기 다른 형태와 성격을 지닌 수많은 인격체들로 구성돼 있다고 할 수 있다. 매순간 다른 모습으로 존재하는 나와, 상대방의 관계 속에는 공간이 존재한다. 그 공간의 형태 역시 끊임없이 변화해나간다. 

오온누리 작가는 이러한 변화의 순간을 포착, 자신만의 방식으로 시각화해 나가는데 집중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자리매김하고 있는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공간의 형상에 흥미를 가지고 사유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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