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N·채널CGV 통해 ‘살인의 추억’ 특별편성
누리꾼 “오락거리로 소비되는 걸 부추기는 꼴”

ⓒOCN 트위터
ⓒ OCN 트위터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CJ ENM이 영화 ‘살인의 추억’ 특별편성에 대한 시청자들의 항의에도 방영을 강행할 예정이다. ‘살인의 추억’ 편성 소식을 들은 누리꾼들은 유가족이 남아 있는 사회적 비극을 오락거리로 소비하려 한다며 편성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20일 CJ ENM은 자사가 운영하는 채널CGV를 통해 오는 21일 ‘살인의 추억’을 예정대로 방영한다고 밝혔다. 같은 계열사인 OCN은 지난 19일 공지한 대로 ‘곡성’ 대신 ‘살인의 추억’을 특별편성해 이미 방영을 마쳤다. 

앞서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는 지난 19일 33년 만에 용의자 신원을 파악했다며 사건 브리핑을 열었다. 이날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DNA 분석과 대검찰청 DNA 데이터베이스 등을 거쳐 50대 이모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고 밝혔다. ‘살인의 추억’은 십수년간 미제로 남아 있던 이 사건을 재구성한 영화로 지난 2003년 개봉해 화제가 됐다. 

이들 방송사들의 ‘살인의 추억’ 긴급편성은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가 특정되고 세간의 관심이 높아진 이후 진행돼, 화제성과 시청률만 고려한 편성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누리꾼들은 OCN의 SNS 등을 통해 유가족과 피해자들에 대한 2차가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이 영화에 대한 호평은 미제 살인사건이 묻히지 않기를 바라는 의의가 담겨있었기 때문이었다”라며 “이미 가해자가 확실시 된 지금은 살인 자체에 대한 진지한 인식 없이 자칫 오락거리로 소비되는 것을 부추기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편성을 취소하라”고 힐난했다. 

다른 누리꾼도 “유가족이 고통 받고 있고 실존하는 피해자가 있는 사건이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살인 사건이었다”라며 “한낱 시청률을 위해, 범죄자가 비로소 특정된 이 타이밍에 방영할 영화가 아니다. 편성을 재고하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곡성을 살인의 추억으로 변경 편성한 것은 분명 시청률을 끌어올릴 수 있을 거란 확신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며 “하지만 대중매체는 그런 식으로만 움직여서는 안 된다. 피해자를 존중하는 매체라면 편성 변경을 취소하길 바란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CJ ENM은 사회적 심각성을 환기하기 위한 편성이었다며 예정대로 방영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CJ ENM 관계자는 “살인의 추억은 채널CGV에서 21일 방송될 예정이다”라며 “공소시효가 지난 미제 사건의 사회적 심각성을 환기시키고 실제적 진실 규명을 바라는 마음으로 편성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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