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내년부터 초3·중1 ‘기초학력 진단 검사’ 도입…전교조 “지원 중심 대책 필요”
서울시교육청, 내년부터 초3·중1 ‘기초학력 진단 검사’ 도입…전교조 “지원 중심 대책 필요”
  • 전소영 기자
  • 승인 2019.10.0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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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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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 내년부터 서울 소재 초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모든 학생들은 학력 미달 여부를 가려내는 ‘기초학력 진단 검사’를 치르게 된다.

학생생들의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서울시교육청의 조치인데, 교육계 일각에서는 취지는 좋지만 지원보다는 진단에 초점을 맞춘 보장방안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3월 교육부는 ‘2018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학업성취도평가는 학생들이 국가 교육과정 학습 수준을 확인하기 위해 매년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다.

2018년 평가 결과, 중3의 학력미달 비율은 국어 4.4%, 수학 11.1%, 영어 5.3%로 나타났다. 고2는 국어 3.4%, 수학 10.4%, 영어 6.2%였다. 고2 국어를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학력미달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교육청은 기초학력 미달학생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데 우려하며, 지난달 5일 ‘2020년 서울학생 기초학력 보장방안’(이하 보장안)을 공개했다.

조 교육감은 1기 취임 때부터 현재까지 ‘단 한명도 포기하지 않는 책임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교실 안과 학교 내, 학교 밖 등 3단계에 걸쳐 학생들의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다각적인 지원을 추구해왔다. 이번 보장안 역시 그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이 보장안은 학생들이 사회적 삶을 영위하는데 요구되는 최소한의 지적 성장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초3·중1 대상 기초학력 진단검사 실시와 더불어 △초2 집중학년제 운영 통한 기초학력부진 예방 △중학교 기본학력 보장 위한 책임지도 확대 △지역별 학습도움센터 구축 등이 포함돼 있다.

2018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자료 출처 = 2018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일부 발췌>

이중 기초학력 진단검사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기초학력 진단검사는 3단계의 진단 절차를 밟는다. 우선 교사관찰 및 상담을 통해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파악한 후 서울기초학력지원시스템을 통해 국어, 영어, 수학 등 3과목의 교과학습능력 진단검사를 실시하는데 초3·중1 학생들은 필수적으로 받아야 한다.

1차 진단결과 학교에서 지도하기 어려울 만큼 심각한 학습부진이 진단된 학생은 지역별 학슴도움센터에 의뢰해 비언어성 지능검사, 정서·행동특성검사, KOLRA(한국어읽기검사) 등 심층진단을 받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2차 진단결과 특수복합요인으로 판단되는 학생들은 서울학습도움센터 난독·경계선지능 전담팀을 꾸려 전문적인 검사와 전문가 진단을 받도록 할 방침이다.

서울시교육청은 학생들의 기초학력 보장을 위해 개개인의 발달단계를 고려한 맞춤식 지원 및 관리 체계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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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부 교육계의 시각은 다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는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의 문제해결을 위한 고민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진단이 아닌 지원에 초점을 맞춘 실효성 있는 보장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교조 정현진 대변인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초학력 부진을 보완한다는 취지에 대해서는 당연히 공감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상당 부분을 진단에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며 “일괄적 시험형식으로 가져왔을 때 비판적인 부작용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교육청의 본래 목적은 지원인데 그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정 대변인은 “기초학력 부진의 문제는 교사가 해당 학생이 기초학력이 부족한지 아닌지를 몰라서 나타나는 게 아니다. 진단은 학교에서 이미 되고 있으니 어떻게 도와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고, 정책도 이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과 후 잡아 놓고 공부를 가르친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 기초학력 부진 학생 다수가 머리가 나쁘기보다는 가정이나 환경적 문제에 처해 있다. 이 부분은 학교에서 해결해주기 어렵다”며 “교육차원을 넘어 심리상담과 복지시스템 지원 등이 병행돼야 한다. 교육과 사회가 맡아야 할 역할을 나눠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와 더불어 “교사가 학생 개개인에게 맞춰 지도하기 위해서는 그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하는데 현재 학급당 학생 수가 적게는 20여명, 많게는 30여명이 넘는다”며 “학교의 역할을 높이려면 시간적 여유를 확보할 수 있도록 과도한 행정업무를 지원해주는 등의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정 대변인은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기초학력 개념을 새롭게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정 대변인은 “읽기, 쓰기, 셈하기 또는 국어, 영어, 수학 등으로 설명되는 기초학력은 굉장히 전통적인 사고방식”이라며 “대인관계 능력, 협동심, 감정, 정서 등도 살아가는 데 기본적으로 필요한 능력이다. 기초학력 개념이 지금보다 훨씬 넓게 정립돼야 한다. 학교로 진단 도구를 성급하게 들여오고 교사를 압박하는 방식의 보장방안으로는 교육청이 기대하는 효과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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