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승호 / 153*224 / 236쪽 / 1만5000원 / 싱긋

ⓒ도서출판 싱긋
ⓒ도서출판 싱긋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에서 심층 인터뷰를 가장 많이 한 인터뷰어를 꼽는다면 단연 지승호 작가를 떠올릴 것이다. 지난 2002년 이후 지금까지 50여종의 단행본 인터뷰집을 낸 지 작가는 국내 최고의 인터뷰어라 할 만하다. 그가 인터뷰집 <타인은 놀이공원이다>를 출간했다.

이 책에서 지 작가는 김승섭 교수, 김규리 배우, 강원국 작가, 목수정 작가, 강용주 의사, 이은의 변호사, 주성하 기자, 서지현 검사 등 화제의 인물들을 만나 묻고 들으면서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가장 민감하고 절실한 문제를 에두르지 않고 솔직하게 짚었다.

이번 인터뷰집은 지난 2018년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월간 <인물과 사상>에 실린 인터뷰 기사를 골라 엮었다. 지면상의 한계 탓에 대체로 인터뷰이들의 핵심적 주장을 저마다의 어투를 살려 담았다. 이 책에서는 인터뷰이 모두가 자신의 연구와 경험을 바탕으로 발언하고 있지만, 현재 우리 사회가 얼마나 야만적인지 지적하면서 앞으로 어떤 사회로 바꿔나가야 할 것인지를 묻는다.

아울러 이번 인터뷰집은 저자가 스스로를 응원하는 책이기도 하다. 책 서문에는 20년 넘게 인터뷰를 진행해왔고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을 만나 사회적 이슈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들으면서 외롭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저자의 근황이 엿보인다. 

그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두근거리는 인터뷰어가 되자고 다짐하면서 이번 인터뷰집이 그런 의미에서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스스로 기대하기도 한다. 사르트르가 했던 ‘타인은 지옥’이라는 말을 변주한 ‘타인은 놀이공원이다’라는 제목에서도 ‘이제부터라도 힘닿는 한 즐거운 놀이공원 같은 사람이 되리라’는 저자의 각오가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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