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뉴시스
조국 법무부 장관 ⓒ뉴시스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전격 사퇴의사를 밝혔다. 지난 10월 9일 취임 이후 35일 만이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오늘 법부무장관직을 내려놓는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개혁은 학자와 지식인으로서 제 필생의 사명이었고, 오랫동안 고민하고 추구해왔던 목표였다”며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기초한 수사구조 개혁, 인권을 존중하는 절제된 검찰권 행사 등은 오랜 소신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검찰개혁을 위해 문재인 정부 첫 민정수석으로서, 또 법무부 장관으로서 지난 2년 반 전력질주 해왔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며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이유 불문하고, 국민들께 너무도 죄송스러웠다. 특히 상처받은 젊은이들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했다.

아울러 “가족 수사로 인해 국민들께 참으로 송구했지만, 장관으로서 단 며칠을 일하더라도 검찰개혁을 위해 마지막 제 소임은 다하고 사라지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감당했다”며 “그러나 이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더는 제 가족 일로 대통령님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된다고 판단했다”며 “제가 자리에서 내려와야 검찰개혁의 성공적 완수가 가능한 시간이 왔다고 생각한다. 저는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에 불과하다.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또 “온 가족이 만신창이가 돼 개인적으로 매우 힘들고 무척 고통스러웠다. 그렇지만 검찰개혁을 응원하는 수많은 시민의 뜻과 마음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며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 곁에 있으면서 위로하고 챙기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간 추진해온 검찰개혁에 대해서는 “이제 검찰개혁은 거스를 수 없는 도도한 역사적 과제가 됐다. 어느 정권도 못한 일”이라며 “온갖 저항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이 여기까지 온 것은 모두 국민들 덕분”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께서는 저를 내려놓으시고, 대통령께 힘을 모아주실 것을 간절히 소망한다”며 “검찰개혁 제도화가 궤도에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가야 할 길이 멀다. 이제 저보다 더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 줄 후임자에게 바통을 넘기고 마무리를 부탁드리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조 장관의 사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결과적으로 국민들 사이에 많은 갈등을 야기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검찰개혁에 끝까지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이번에 우리 사회는 큰 진통을 겪었다.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대통령으로서 국민들께 매우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검찰개혁에 대한 조 장관의 뜨거운 의지와 이를 위해 온갖 어려움을 묵묵히 견디는 자세는 많은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검찰개혁의 절실함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검찰 개혁의 큰 동력이 됐다”며 “오늘 조 장관이 발표한 검찰개혁 방안은 역대 정부에서 오랜 세월 요구돼 왔지만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검찰 개혁의 큰 발걸음을 떼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검찰개혁과 공정의 가치는 우리 정부의 가장 중요한 국정 목표이며 국정 과제이기도 하다”며 “정부는 그 두 가치의 온전한 실현을 위해 국민의 뜻을 받들고 부족한 점을 살펴가면서 끝까지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광장에서 국민들이 보여주신 민주적 역량과 참여 에너지에 대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며 “이제는 그 역량과 에너지가 통합과 민생 경제로 모일 수 있도록 마음들을 모아주시기 바란다. 저부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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