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 동안 100여차례 이상 헬스장 왕복에 관용차 운행 지시
LX “기사 동의 얻어 24시간 근무 가능한 근로자로 전환된 상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감정원,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국토정보공사 등 국정감사에서 최창학 한국국토정보공사 사장이 물을 마시고 있다. ⓒ뉴시스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감정원,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국토정보공사 등 국정감사에서 최창학 한국국토정보공사 사장이 물을 마시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세기 기자】 최창학(61) 한국국토정보공사(이하 LX공사) 사장이 업무와 무관한 일에 관용차 운행을 지시한 것을 알려지면서 갑질 논란에 휩쌓였다. 최 사장은 이른 새벽 본사 헬스장을 다니기 위해 관용차량을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최 사장은 지난해 7월 24일 취임 직후부터 지난 9월말까지 15개월 동안 새벽에 본사 헬스장을 다니기 위해 업무용 관용차량을 운행시켰다. 그동안 최 사장이 전북 전주시 효자동 관사에서 본사 헬스장 왕복에 관용차를 운행한 건 월 평균 7일 가량으로, 지금까지 총 100차례 이상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운전기사는 새벽시간마다 호출됐다.

또 최 사장을 모시기 위해 운전기사는 본사 차고지가 아닌 서신동에 소재한 자신의 아파트 주차장에 관용차를 주차해 관리규정도 무시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는 이른 새벽에 관사에 들러 최 사장을 모시고 오전 6시30분까지 헬스장에 도착해야 했기 때문이다.

통상 헬스장에서 1시간 가량 운동을 마친 최 사장은 계단을 통해 7층 사장실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일보와 인터뷰한 LX공사 직원은 “최 사장이 운전기사를 마치 개인 비서처럼 부리고 관용차는 자가용처럼 무분별하게 사용했다”며 “운전기사는 겨울 한파에도 오전 5시30분쯤 기상해 사장을 헬스장으로 모시며 속앓이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이 직원은 덧붙여 “비서실장은 헬스장 앞에 대기해있다 사장 관용차가 도착하면 문을 열어주며 헬스장까지 영접했고 사장실 여비서도 운동 마치는 오전 8시 이전까지 출근해야 했다”며 최 사장의 행태를 비판했다.

또 금요일 서울회의를 피하라는 정부 지시에도 최 사장은 임원진 회의를 서울에서 열고 그때마다 기사들이 상경한 뒤 업무가 끝나면 서울 자택까지 임원들을 데려다 주고 밤늦게 전주로 내려왔다는 다른 직원들의 폭로도 공개됐다.

이에 대해 LX공사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운전기사 동의를 얻어 24시간 근무가 가능한 ‘감시직·단속직근로자’로 전환된 상태여서 새벽과 주말, 야간 등 근로행태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또 금요일 서울 회의와 관련해서도 그는 “임원들 중 2명은 전북에 살고 있다"며 "일부러 서울에서 회의를 한 것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덧붙여 운전기사들이  ‘감시직·단속직근로자’에 대한 설명없이 동의서를 작성했다는 보도에 대해 불만을 표하며 “작년의 경우 주52시간제와 관련 적용 여부에 대해 논의가 진행중이어서 작성하지 않았던 것이고, 올해는 지난해 말 자세한 설명과 함께 동의를 구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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