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계열 보험회사 총운용액 중 84% 위탁
총수일가 배불리기, 부의 대물림 악용 우려

ⓒ정재호 의원실
ⓒ정재호 의원실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삼성생명 등 대기업 계열 보험회사가 자산운용 퇴직연금 부동산관리용역의 대부분을 계열사에 위탁하고 있어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정재호 의원이 공개한 국정감사 보도자료에 따르면 2019년 8월 기준 생명보험사 및 손해보험사의 계열사 위탁운용액은 보험사 전체 운용액의 8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6년 대비 계열사 위탁운용액이 증가한 22개 보험사 중 13개는 위탁운용비율도 함께 증가했다. 이 같은 현상은 이른바 총수가 있는 대규모기업집단, 즉 재벌 보험 계열사에서 두드러졌다는 설명이다. 

계열사 위탁운용액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생명이다. 삼성생명은 총 운용액 약 166조원 중 149조4000억원 가량을 삼성자산운용 등의 계열사에 위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화생명도 약 118조3000억원 중 107조3000억원을 한화자산운용에게 맡긴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 1, 2위인 삼성·한화생명의 계열사 위탁 비중은 각각 90%, 91%에 달했다. 

총운용액 기준 업계 3, 4위인 교보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의 계열사위탁운용액도 16조1000억원, 9조2000억원 수준으로 적지 않았지만 계열사위탁비중은 각각 49%, 52%에 그쳤다. 

10위권 내 보험사 중 계열사위탁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농협생명, ABL생명, 흥국화재 등 3곳으로 이들은 운용액 전부를 계열사에 위탁해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은 재별 계열 금융회사의 일감 몰아주기는 소비자 권리를 침해하는 한편, 총수 일가 재산을 불리거나 편법으로 부를 대물림하는 수단으로 악용 될 수 있어, 대표적인 불공정 거래행위로 지목된다고 꼬집었다. 

정 의원은 “특히 계열사에 편중된 자산운용 위탁은 수익률 하락을 불러 보험회사의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라며 “한 계열사의 유동성 문제가 손쉽게 다른 계열사로 전이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스템 리스크로 발전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