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 ‘전자담배 사용 자제’ 권고…전담업계 “마약 문제인데…매출 ‘반토막’” 반발
보건당국 ‘전자담배 사용 자제’ 권고…전담업계 “마약 문제인데…매출 ‘반토막’” 반발
  • 홍세기 기자
  • 승인 2019.10.17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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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폐질환 의심환자 총 1299명 중 26명 사망
美CDC, 대마유래성분 THC가 주원인으로 지목…THC 제품만 피하라 권고
전자담배업계, 연초대비 유해성 90% 이상 적어…美FDA도 업계 주장 인정
전자담배협회 “THC 마약류로 통관 자체가 불가능…증세 위한 ‘꼼수’ 의심”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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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홍세기 기자】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미국 내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과 관련한 중증 폐질환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발표한 뒤 우리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20일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자제를 권고했다. 그런 가운데 국내에서도 액상형 전자담배로 인해 중증 폐질환이 발생한 것으로 의심되는 첫 사례가 보고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액상형 전자담배 업계는 “미국의 마약 사건으로 국내 전자담배 시장에 혼란을 주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서면서 마찰이 예상된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4일 국내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관련 폐질환 의심 사례 1건이 접수돼 전자담배와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질본에 들어온 폐질환 의심 사례는 우리 보건 당국의 자제 권고 조치를 취한 뒤 처음으로 접수된 것으로 해당 환자는 기침, 호흡곤란 등 폐질환 증세를 호소해 최근 의료기관을 방문했고 의료진이 액상형 전자담배와의 연관성을 의심해 질본에 보고된 것.

환자는 그동안 궐련형 담배를 피워 오다 최근 6개월간 액상형 전자담배를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환자는 상태가 호전돼 퇴원한 상황이다.

질본 측은 첫 의심 사례가 접수된 만큼 이례적으로 발표했다고 밝히곤, 사례가 부족해 연관성을 조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추가적인 의심 사례가 들어오면 액상형 전자담배로 인한 폐질환 발병 원인을 제대로 조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전자담배업계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의 사용 자제 권고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미국에서 발생한 중증 폐질환 사례가 미국에 한정돼 있고, 원인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대마유래성분인 ‘카라비놀수소’(테트라하이드로카라비놀, THC)로 꼽히고 있는데, 액상형 전자담배 전체가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보건당국이 시장에 혼란을 주고 있다는 입장이다. THC는 환각을 일으키는 대마초의 주성분이다.

또 이들은 미국조차 THC 성분 함유 제품을 피하라고 권고할 뿐인데, 한국은 액상형 전자담배 전체를 자제하라고 권고했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실제로 미국 보건당국은 전자담배에 포함된 ‘THC’를 폐질환 발생의 주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美 정체불명 ‘전자담배 폐질환’, 대마성분 제품과 관련 의심

정체불명 폐 질환의 원인이 대마유래성분 제품일 가능성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앞서 미국 CDC는 이달 초까지 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관련 폐질환 의심 환자는 총 1299명이고 이 중 26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 CDC가 ‘전자담배 폐 질환’으로 분류된 환자 86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 조사한 결과 77%가 ‘카라비놀수소’(테트라하이드로카라비놀, THC) 성분 액상 카트리지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전자담배로 THC 성분 제품을 흡입하거나, 일반 니코틴 성분 제품 등 다른 액상 담배를 함께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CDC는 전자담배 사용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정체불명 폐 질환이 현재까지 805건 보고됐으며 그 가운데 12명이 숨졌다고 발표하면서 액상형 전자담배 이용자 사이에 우려가 확산했다.

문제가 되는 전자담배는 대부분 액체 카트리지를 장착해 사용하는 제품으로, 이번 조사에서 환자 다수는 THC 성분이 든 ‘댕크 베이프’(Dank Vapes) 카트리지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밖에도 환자들이 사용한 액상 카트리지는 THC 함유 액상 제품이다.

CDC는 현재까지 조사에서 THC가 전자담배 폐 질환과 가장 강력한 연관성을 보여주는 요소라고 설명하곤 THC 성분 함유 제품을 피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가 소수 환자에 국한된 데다 폐 질환 원인을 완전히 규명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주장도 나와 다른 전자담배나 액상 담배가 폐 질환과 무관하다는 뜻이 아니라는 것.

실제로 이번 면접조사는 보고된 사례 800여건 가운데 위스콘신주(州)와 일리노이주(州) 환자만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또 CDC도 “THC 함유 제품이 더 걱정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THC가 유일한 위험 요소인지는 알 수 없다”면서 “다양한 성분이 들어 있는 여러 가지 제품을 쓰는 젊은 전자담배 이용자에게서 치명적인 중증 폐 손상이 발생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전자담배에 각종 맛·향 첨가를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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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업계, 연초대비 유해성 90% 이상 적어

전자담배 업계도 미국 CDC 발표 이후 한숨을 돌린 모양새다. 전자담배 시장의 패권을 놓고 경쟁하던 필립모리스(PMI)·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재팬토바코(JPI)의 과확담당총괄(CSO)가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전자담배에 대한 ‘인식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들 3사 CSO는 지난 12일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아시아 신경정신약물학 학술대회에서 첫 공동 심포지엄에서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보다 유해 물질이 90% 이상 적게 나온다”며 “담배를 쉽게 끊지 못하는 흡연자들을 위해서라도 일반 담배보다 위해성이 적은 전자담배로의 전환 권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BAT의 사라 코니 CSO는 “우리 회사는 물론 글로벌 메이저 회사가 생산하는 제품에는 폐질환 유발물질로 의심되는 THC와 비타민 E 아세테이트 성분이 없다”고 단언했다.

미국발 중증 폐질환 사례로 인해 전자담배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과도하게 확산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PMI 마뉴엘 피치 CSO는 “무엇보다도 과학적 근거가 우선돼야 한다”며 “분명한 것은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에 비해 더 낮은 유해성을 가진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전자담배가 흡연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제품이 되기를 원치 않는다”며 “우리가 주장하는 것은 위해 저감(Harm Reduction)이지 전자담배를 포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JTI 이안 존스 CSO는 “일반담배와 비교할 때 JTI의 플룸테크와 같은 저온히팅제품은 훨씬 더 적은 유해성을 함유하고 있다”며 “중독성 측면에서도 있으며 자체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일반담배와 비교할 때 더 낮은 중독성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 담배회사들의 주장은 미국 FDA 등도 인정하고 있다.

FDA는 올 4월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이 인구의 위험과 편익을 고려할 때 공중보건 보호에 적합하다고 공표한 바 있다.

또 영국의 왕립의사회 역시 전자담배처럼 덜 위험한 제품을 권고하는 것이 흡연으로 인한 질병 발생을 낮추는 방안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미국 마약 사건을 국내 시장에 적용시킨 꼴” 비판

한국전자담배협회는 정부의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자제 권고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특히, 미국에서 벌어진 사건을 이용해 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유해성을 강조하며 증세를 위한 물타기를 하고 있다는 것.

김도환 한국전자담배협회 회장은 1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으로 중증 폐질환에 걸렸다는 미국발 소식 때문에 매출이 반토막이 났다”며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정상적인 액상형 전자담배와 폐질환과의 인과관계 사례 보고는 단 한건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미국에서 발표한 폐질환 사례 핵심은 ‘액상형 전자담배’가 아닌 ‘대마성분인 THC’에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THC가 마약류로 지정돼 있는 만큼 문제가 될 소지가 없다는 입장.

김 회장의 발언처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해당 물질이 포함된 제품의 경우 수입이 불가하고 ‘화학물질 사전신고제도’에 따라 수입되는 팟과 기타 액상에서 THC는 물론 THC가 함유된 제품은 통관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김 회장은 “영국, 캐나다 보건당국은 액상형 전자담배가 위험이 없지 않지만, 불법 대마성분이 포함된 액상의 사용을 하지 말라는 권고에 그쳤다”며 “타국 보건당국의 조치를 정부가 알고도 불안감을 조장해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에 큰 혼란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자담배협회는 증세를 위한 ‘꼼수’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회장은 “세계적으로 궐련담배와 전자담배를 동일한 과세를 추진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며 “액상 전자담배에 대한 합리적인 과세 기준을 다시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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