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긴급이사회 열고 협회장직 유지 결정
권 회장 “숙고 끝에 임기까지 직무 수행키로” 

금융투자협회 권용원 회장 ⓒ뉴시스
금융투자협회 권용원 회장 ⓒ뉴시스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 권용원 회장이 협회 직원에 대한 폭언 및 갑질 논란에도 회장직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금투협은 30일 오전 권 회장의 거취를 결정하기 위한 긴급 이사회를 열고 협회장직 유지를 결정했다.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들 중 다수는 폭언과 갑질 논란이 다소 과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회장은 지난 18일 경 협회 임직원에게 폭언을 한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에 휩싸였다. 언론을 통해 보도된 녹취록에 따르면 권 회장은 자신의 운전기사에게 폭언을 하거나, 회사 직원에게 기자를 위협해서라도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녹취 중에는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하는 듯한 발언도 나왔다. 

금투협은 이에 따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권 회장에 대한 논란과 거취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고 권 회장은 이날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입장문을 발표하며 남은 임기 동안 회장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2018년 2월 취임한 권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1년 2월 3일까지다. 

권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이사회는 물론이고 회원사들의 의견, 저희 임직원들의 의견과 노동계 일각에서 제시한 주장도 고려하는 등 모든 의견을 겸허하게 듣고자 노력했다”라며 “이사들은 저희 협회가 현재 금투업계가 가야하는 방향으로 잘해왔으니 앞으로도 열심히 하라는 권고와 함께, 다시는 이번 사태와 같은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질타도 있었다. 숙고 끝에 저는 남은 임기까지 협회장으로서의 직무를 계속 수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이 순간부터 초심으로 돌아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산업의 발전이라는 협회의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모든 열과 성을 다하겠다”라며 “또 저를 포함한 협회 내부의 문제점을 개혁하는 노력도 함께 해나가겠다. 우선 협회 내에서 갑질로 지적될 수 있는 행위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 시행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노동계에서는 권 회장의 갑질 및 폭언 논란에 대해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한 바 있어 적잖은 마찰이 예상된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관련 성명을 통해 “금투협회장의 역할은 막중하다. 증권산업의 도덕성이 조금이나마 회복되려면 권 회장의 즉각적인 사퇴만이 해답이다”라며 “고용노동부는 즉시 금투협에서 벌어지고 있는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한다. 사무금융노조는 권 회장이 즉시 사퇴하지 않을 경우 모든 법적 수단과 아울러 권 회장 퇴진을 위한 금융노동자 서명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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