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지음/268쪽/150*225mm/1만5000원/뿌리와이파리

ⓒ뿌리와이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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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 ‘장자연 리스트’ 목격자, 유력 언론사로부터 신변 위협을 받는 사람, 그럼에도 용감히 나선 유일한 증언자. 증언을 빌미로 많은 시민들에게 후원을 받았던 윤지오씨를 설명하는 말이다.

그러나 자신이 유일한 증언자라며 책을 출간하고 방송에도 수차례 출연하며 후원을 받았던 윤씨는 현재 사기,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발돼 있다. 그러나 캐나다에 거주하고 있는 윤씨는 경찰의 수차례 소환요구에도 불응했고 결국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이런 가운데 기생충학자이자 칼럼니스트인 단국대 의대 서민 교수가 윤씨와 그의 스피커 역할을 자처했던 언론을 비판한 책 <윤지오 사기극과 그 공범들>을 펴냈다.

서 교수는 이 책에서 ‘장자연 리스트’의 실체와 신변위협, 학력, 고(故) 장자연씨와의 친분, 후원금 모금 방법과 그 사용내역에 대한 의혹 등 윤씨가 주장한 내용을 일일이 검증한다.

아울러 AO그룹 부대표, Omabell 대표, 플랜테리어 디자이너 강사, 플로리스트 등 윤씨의 직업·경력과 장씨가 숨진 뒤 10년간 검은 옷만 입고 지냈다는 등의 주장에 대해서도 서 교수는 끈질기게 파고든다.

뿐만 아니라 서 교수는 윤씨 증언의 신빙성에 의혹을 제기하며 비판하는 이들을 ‘개돼지’ 취급하면서 윤씨를 옹호한 이들은 물론 윤씨의 이야기를 받아 기사로 만든 언론사들도 함께 비판한다.

김수민 작가가 윤씨와 나눈 메신저 대화를 공개하면서 윤씨의 실체를 알게 됐다는 서 교수는 이 책에서 “아직도 윤씨가 용기있는 증언자라고 믿는 사람들에게 일갈하고 싶었다”며 “윤씨의 충실한 스피커 역할을 하고서도 전혀 반성하지 않는 언론의 문제도 지적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언론이 만든 여론과 그에 편승해 지지를 받고자 하는 정치인들이 바뀌지 않는 한 제2, 제3의 윤지오가 나올 수 있다고 주장한 서 교수는 이를 막기 위해 ‘타인의 의견에 선동되지 않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음모론에 빠져 맹신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사고하고 생각을 열어둬야 한다는 것이다.

윤씨의 주장이 거짓으로 굳어지는 지금, <윤지오 사기극과 그 공범들>을 통해 이 사건과 한국 사회의 언론, 여론 형성이 가진 문제점을 되짚어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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