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교육부장관 ⓒ뉴시스

【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오는 2025년 3월부터 전국의 자사고·외고·국제고가 일반고로 전환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7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고교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교육역랑 강화 방안’을 공개했다.

현 고등학교 체제를 개편함으로써 교육의 공정성을 회복하는 한편 일반고 교육 역량을 강화하는 게 고교서열화 해소방안의 취지다.

고교서열화 해소방안의 핵심 내용은 자사고·외고·국제고 일반고 전환이다.

그동안 자사고·외고·국제고로 유형화된 고교체제는 학교 간 서열화 조성과 사교육 심화 등 불평등 문제를 유발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는 2025년부터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학생 선발과 배정이 일반고와 같아지며, 다만 기존의 학교 명칭과 교육과정은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

개정안은 현 초등학교 4학년부터 적용되며, 전환 전 자사고·외고·국제고 입학생들은 졸업할 때까지 해당 학교 학생 신분을 유지할 수 있다.

교육부는 일반고 전환과 더불어 전국 단위로 학생을 선발한 일반고 모집 특례를 폐지하고 과학고 및 영재학교 선발방식 등도 개선할 방침이다. 아울러 고입 단계에서 사교육 유발 요인을 단계적으로 바꿔나갈 예정이다.

일반고 교육역랑 강화 방안으로는 △고교학점제 도입 △학생 진로·학업설계를 위한 원스톱 지원시스템 마련 △학생 개개인의 잠재력을 실현하는 맞춤형 교육 실현 △교원 전문성 향상 및 교원 양성 체제 강화 △신뢰도 높은 일반고 환경 조성 등을 내놨다.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맞춤형 교육여건을 조성하고자 2025년부터 학점제형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구체적인 종합추진계획은 내년에 공개되며 이후 고교학점제에 따른 대입제도 개편도 추진될 예정이다.

전국 시·도교육청에 학교 교육과정 설계와 학생·학부모 대상 진로·진학 업무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교육과정 지원팀을 구성하고, 중학교 3학년 2학기와 고교 1학년 1학기는 진로집중학기제로 정해 학생 맞춤형 진로 및 학업설계 프로그램을 도입할 계획이다.

또 학생의 학습수준과 적성에 따라 과목선택권을 넓히고자 단위학교 교육과정 편성 및 운영의 자율성을 확대한다. 아울러 교과특성화학교 확대와 학교장 개설과목 활성화도 지원할 방침이다.

이 밖에도 미래교육의 핵심 주체인 교원이 전문성과 자율성을 토대로 학생 중심의 맟춤형 교육을 실현할 수 있도록 양성·임용·연수·능력개발·승진 등이 포함된 종합대책을 강구할 예정이다.

유 부총리는 “일반고 활성화를 목적으로 5년 동안 2조원 이상을 지원하는 한편 ‘(가칭)고교교육 혁신 추진단’ 운영을 책임 있게 꾸려나갈 것”이라며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는 2025년에 맞춰 일반고 집중육성, 미래형 대입제도 개선, 고교체제 단순화 등을 이루고 고교 교육을 획기적으로 혁신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고교 교육 전반에 불공정을 야기하고 미래교육에 부합하는 고교체제를 과감히, 차질없이 개편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 9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자율형사립고 폐지, 일반고 중심의 평준화 체제 재편을 촉구 기자회견(상), 지난 6월 26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자사고 폐지 반대 촉구 집회 ⓒ뉴시스

한편 교육부의 이 같은 결정에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서열화 해소를 환영하는 반면 교육 독재적 발상이라는 의견도 있어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이하 자학연)는 이날 성명을 통해 “교육을 국가의 독점사업으로 여긴 교육 독재적 발상에서 비롯된 정책으로 학부모들은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조국 사태를 무마하기 위한 정치적 꼼수를 부린 것인지 교육 전문가들이 숙고를 거쳐 내린 결정인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학부모들은 부담을 떠안더라도 질적으로 우수한 교육과 교육의 선택권을 원한다”며 “교육부와 교육청은 일반고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방법은 고민하지 않고 자사고와 특목고를 공공의 적으로 만들어 이를 없애는 방식으로 국민들의 불평을 무마하려고 하느냐”고 규탄했다.

자학연은 “일관성과 철학없는 교육정책이 지속된다면 더 이상 학부모들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서울 전역의 초중고 학무모와의 연대를 통해 내년 총선에서 표로 뜻을 행사하겠다”고 단언했다.

반면 참교육을위한학부모회는 같은 날 성명을 통해 “그동안 자사고·외고·국제고 설립 취지와는 달리 학교 간 서열화 조장, 사교육 심화 등 교육 불평등 문제가 야기돼 왔다”며 “고교서열이 깨끗하게 사라지고 평등교육이 실현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정부가 아닌 차기 정부로 미루는 것은 우려스럽다”며 “지금 당장 고교서열화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고착화된 대학 서열을 완화시키기 위한 로드맵 마련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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