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교수 “‘정치병’이 부른 진영논리에 진실 보지 못해”
서민 교수 “‘정치병’이 부른 진영논리에 진실 보지 못해”
  • 김태규 기자
  • 승인 2019.11.12 14: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윤지오 사기극과 그 공범들’ 저자 서민 교수
‘후원금 사기 의혹’ 윤지오, 인터폴 적색수배
‘증언자’ 내세우며 대접 원해…금전적 이득 노렸나
故 장자연 사건 재수사, 윤지오 아닌 국민 덕
윤지오 주장 검증 없이 받아쓴 언론도 책임 커
온라인 커뮤니티, ‘조선일보 죽이기’ 진영논리 빠져
서민 교수가 지난 8일 충남 천안 단국대학교병원 연구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서민 교수가 지난 8일 충남 천안 단국대학교병원 연구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 고(故) 장자연 사건의 마지막 증언자를 자처했던 윤지오씨가 후원금 사기 의혹으로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수배 명단에 올랐다.

장자연 사건의 증인으로 언론은 물론 시민사회에서도 주목을 받은 윤씨는 신변위협을 주장하며 경호비용·공익제보자 도움 등을 이유로 온라인 방송 을 통해 후원금을 모금했다. 시민사회는 윤씨의 증언이 장자연 사건을 풀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이라 기대하고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윤씨가 신변위협을 호소하자 여성가족부와 경찰에 신변보호에 나서라고 압박했으며, 윤씨의 후원계좌에는 경찰에 확인된 금액만 1억원이 넘게 모이기도 했다.

윤씨는 지난 4월 저서 ‘13번째 증언’을 펴내고 국회의원들의 도움으로 국회의사당에서 북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책을 출간하면서 알게 된 김수민 작가가 “윤지오의 행보는 본인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것”이라며 윤씨와의 대화 내용을 폭로하면서 윤씨의 증언 신빙성은 신뢰를 잃게 됐다.

윤씨는 지난 4월 24일 캐나다로 출국한 뒤 지금까지 귀국하지 않고 있다. 같은 달 26일 박훈 변호사는 윤씨가 후원금을 모아 사적 이득을 취했다는 취지로 그를 고발했으나 윤씨는 수차례 경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했고 결국 지난달 29일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이후 경찰의 요청으로 인터폴은 수배 단계 중 가장 강력한 수준에 해당하는 적색수배를 내렸다.

이에 대해 윤씨는 “출석요구서를 카카오톡으로 보내와 경찰 측의 신원을 확신할 수 없었다”고 출석 불응 이유를 밝히고 “후원금을 사적 용도로 사용한 바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기생충학자이자 시사 칼럼니스트인 단국대학교 서민 교수는 윤씨의 증언과 후원금 모금이 ‘사기극’이라며 그 내막을 파헤친 <윤지오 사기극과 그 공범들>을 출간했다.

<투데이신문>은 지난 8일 충남 천안 단국대병원 연구실에서 서 교수를 만나 윤씨의 증언을 사기극이라고 판단한 이유에 대해 들어봤다. 서 교수는 “윤지오는 허술한 사기꾼”이라며 윤씨의 거짓말에 국민들이 속아 넘어가게 된 원인으로 검증 없이 윤씨의 말을 받아쓴 언론과 거악(巨惡) 조선일보를 처단하고자 하는 진보적 온라인 커뮤니티의 진영논리를 꼽았다.

김수민 작가 폭로글에 거짓 깨닫게 돼

Q. 기생충학자가 故 장자연 사건의 증언자라고 하는 윤씨에 대한 글을 쓴 것이 흥미롭다.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언론사에 기고하거나 책을 쓰는 사람 중에서 윤지오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이 아무도 없더라. 그래서 경향신문에 칼럼을 두 번 썼는데, 나 말고는 아무도 안 쓰는 걸 보고 ‘나라도 써야겠구나’라고 생각해 자료를 모아 책을 쓰게 됐다. 윤지오 사건이야말로 진영논리의 위험성이 함축된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윤지오는 굉장히 허술한 증언자다. 그가 캐나다로 도망갈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이참에 조선일보를 죽여야 한다’는 사람들의 진영논리다. 윤지오의 사기극과 그를 옹호하는 이들을 비판하고 제2의 윤지오가 나타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책을 쓰게 됐다.

Q. 자료를 찾기 위해 시간을 많이 투자했을 것 같은데.

집에 와서 기본 1시간씩은 모든 기사와 댓글을 검색하고, 인스타그램 등에서 윤지오를 비판하는 이들이 모아놓은 자료들을 캡처했다. 윤지오는 언제나 나의 기대를 뛰어넘는 놀라움을 선사했다. ‘이럴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어이없는 거짓말을 많이 했다. 예를 들면 경찰이 3번이나 출석요구서를 보냈음에도 출석을 하지 않아 체포영장이 발부된 건데, 윤지오는 “출석요구서를 카카오톡으로 전달받아 경찰 측의 신변을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경찰이라고 생각하고 6월부터 연락을 하고, 이미 소견서도 수차례 보내고 연락했다고 본인이 얘기를 해놓고는 갑자기 ‘경찰인 줄 몰랐다. 출석요구서를 누가 카톡으로 보내느냐’ 이런 말을 하고 있으니 어이가 없었다.

Q. 출판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내가 그래도 좀 알려지고 나서는 출판사 측에서 책 내자고 연락도 오고 그랬는데, 이번에는 좀 색다른 경험을 했다. 알고 지내던 출판사는 물론이고, 어렵게 부탁한 출판사에서도 다 거절했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아직 진실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생각에 그랬겠지만, 조금만 공부하면 진실은 너무 명백하게 보인다. 사실 그렇게 따지면 <박근혜 무너지다>라는 책은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의결되기도 전에 발간됐다. 판결도 나지 않은 걸 책으로 낸 것인데, 윤지오 사건에 대해서는 태도가 다른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한탄하던 중 아는 분을 통해 한 출판사와 연결이 돼서 겨우 책을 낼 수 있었다. 너무 감사했다. 계약을 하는 순간 너무 좋아서 만세를 불렀다.

Q. 윤지오씨의 신빙성에 의문을 갖게 된 계기는.

처음에 윤지오씨가 증언한다고 해서 ‘장하다, 기특하다’고 생각했다. 거악인 조선일보가 위협하는 중에도 증언에 나섰으니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스마트워치’ 사건―윤씨가 경찰로부터 지급받은 신변보호용 스마트워치 비상호출 버튼을 눌렀음에도 9시간이 넘도록 경찰의 출동이나 연락이 없었던 사건. 이후 윤씨의 조작 미숙으로 신고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짐―이 벌어졌을 때도 아내에게 ‘경찰 너무한다. 영화에서 보는 일이 진짜 일어나는구나’ 하고 경찰을 비판할 정도였다. 그러다 김수민 작가의 폭로 글을 보고 각성하게 됐다. 이를 알고 나니 세상이 달리 보이더라. 각도를 바꿔서 보니 모든 퍼즐이 들어맞았다. 다시 옛날 것들을 조사하고 윤지오의 라이브방송을 보기 시작했다. 그러고 나니 ‘이런 거짓말을 하고 있었는데 왜 몰랐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Q. 윤지오씨가 한 말 중 거짓은 무엇인가.

그나마 믿을 수 있는 것은 모 기자의 성추행 하나다. 나머지는 모두 거짓이다. 특히 장자연 리스트는 그 실체도 밝혀지지 않았다. 버닝썬 사건 당시 피해를 입었던 김상교씨에게 한 여당 의원과 진보단체 사람들이 찾아가 최순실씨의 조카 사진을 보여주면서 ‘당신을 때린 사람이 이 사람이 맞느냐’라고 물었다고 한다. 김씨가 아니라고 하자 경찰에서 ‘이 사람이 때린 것으로 하자. 제2의 국정농단으로 이끌 수도 있다’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김씨는 ‘내부고발자 모임이 있는데, 윤지오도 이런 식으로 작업을 했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한다. 또 윤지오는 “내부고발자 모임에서 모 여당 의원을 만났다”고 밝히기도 했다. 모임이 실재하고 윤지오의 증언에 여당 의원이 관여하고 있는 건 맞는 것 아닌가 싶다. 어쨌든 윤지오 혼자 이걸 생각한 건 아닐 테고, 조력자가 있었을 것이다. 장자연 사건 진상조사단의 김영희 변호사 같은 경우를 봐도 적극적으로 윤지오를 돕지 않았나. 김 변호사는 윤지오의 증언이 흔들릴 때마다,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을 때마다 방송에 출연해 ‘윤지오는 기억력이 아주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고 다녔다. 김 변호사도 비판받아야 할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서민 교수가 지난 8일 충남 천안 단국대학교병원 연구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서민 교수가 지난 8일 충남 천안 단국대학교병원 연구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정치병’이 부른 진영논리

Q. 사람들이 윤지오씨의 거짓말에 넘어간 이유가 뭐라고 보는가.

다른 증거가 나와도 어떻게든 그걸 부정하면서 자기가 믿는 게 옳다고 최면을 거는 거다. 조선일보는 악이고, 윤지오가 그들을 처단할 거라고 믿기 때문에 어떤 얘기가 나와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윤지오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비판하는 이들에 대해 ‘메시지가 아닌 메신저를 공격한다’며 비겁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조중동이라서, SBS라서 안 믿는다’며 메신저를 공격한다. 그러면 믿을 언론이 하나도 없는 거다. 자기가 믿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너무 편리한 인생이 아닌가. 이것저것 다 편리하게 거르는 윤지오 지지자들의 태도는 옳지 않다. 남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타당한지를 봐야하는데, 자기가 믿는 대상에 불리하면 ‘알바’ 취급을 하고 더 이상 대화를 안 하려고 한다. 정치병이라는 게 그런 거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병에 걸리면 제대로 운동을 못하는 것처럼, 정치병에 걸리면 아무리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눈앞의 진실을 보지 못하고 헛소리를 하게 된다. 우리나라에 정치병 걸린 사람이 너무 많다.

Q. 책에서는 이 같은 거짓말에 속게 된 배경에 진영논리가 있다고 했다. ‘깨시민(깨어있는 시민. 진보진영 지지자를 조롱하는 의미로 사용됨)’들이 진영논리에 빠져들게 된 이유를 말한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고 나서 생긴 부채의식이 원인이 되지 않았나 싶다. 또 결정적인 것은 ‘나꼼수’였다. 그 당시 정말 제대로 보도하는 언론이 별로 없었던 시절에 나꼼수가 숱한 음모론을 제기했고, 그중 몇 개가 맞아들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열광하게 되고, ‘언론을 믿지 말고 그 뒤의 음모를 보자’며 언론을 불신하게 됐다. 그렇게 되면서 모든 언론을 부정하고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게 되는 것이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대통령을 지키자’는 생각이 자리 잡게 되면서 우리 편의 잘못은 무조건 감싸고, 반대편의 잘못은 무조건 공격하는 세상이 됐다.

Q. 사실 서 교수는 꾸준히 ‘문빠’ 등 진영논리에 빠지는 것을 비판해왔다. 진영논리의 위험성을 말한다면.

반대여론이 높았음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전 장관 임명을 강행할 수 있었던 것은 40%에 달하는 콘크리트 같은 지지율이 있기 때문이었다. 콘크리트 지지율이 높아지면 정치인은 착각을 하게 된다. 서초동 집회 같은 것을 보면서 ‘우리 편을 지지하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문빠들이 대통령의 불통을 키운 거다. 일전에 ‘박사모보다 문빠들이 위험한 이유는, 여론조작을 하기 때문’이라고 한 적이 있다. 문빠들은 댓글 추천 수 조작을 많이 한다. 그러면서 ‘자발적으로 하기 때문에 문제가 안 된다’고 말한다. 박사모를 만나려면 태극기를 들고 광화문에 가야하지만, 문빠는 도처에 있다. 우리가 들어가는 인터넷 사이트마다 거의 상주하면서 여론조작을 하고 베스트 댓글을 만든다. 사람들이 뉴스를 잘 안 보고 댓글을 보고 자기 의견을 조정하는 세상에서 문빠들의 존재는 위험하다.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도 거의 문빠들이 장악했다. 문재인 비판하는 글만 달리면 무조건 몰려가서 욕을 하는데, 그런 걸 보면 갑갑하다. 그게 오히려 대통령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망하게 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 같다.

Q. 윤지오씨 옹호자들은 반대되는 목소리에 마녀사냥을 하듯 공격을 하는데. 확증편향이 더 짙어지는 것 같다.

그동안 언론이 제 역할을 못한 것이 가장 크지만, 다른 면에서는 정치병이 사람을 갉아먹어가는 과정이다. 스스로 판단을 내려야 하는데, 그게 안 된다. 언론탄압이 심하던 1980년대에는 사람들이 기사를 보면서 행간을 읽는 능력이 있었다. 그런데 책을 잘 읽지 않는 지금 세대는 쉬운 기사도 제대로 읽고 판단하지 못하고, 이를 귀찮아한다. 의심이 되면 찾아봐야 하는데, 거기까지 이르지 못한다. 판단력이 많이 떨어졌다. 그러다보니 가짜뉴스에 속게 되고, 누가 ‘나쁜 놈’이라고 하면 우르르 가서 욕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가짜 정보임이 밝혀지면 입 다물고 가만히 있는다. 몇 번 속았으면 최소한 스스로 알아보고 얘기를 해야 하는데 그게 부족하다.

윤지오 사태, 7~8할은 언론 책임

Q. 윤지오씨와 언론이 만났을 때, 엄청난 파급효과가 있었다. 일련의 과정을 어떻게 보는가. 언론도 책임이 있다고 보는지.

7~8할 정도는 윤지오의 증언을 검증하지 않은 언론에 책임이 있다. 윤지오가 방송에도 수차례 나와서 인터뷰를 했는데, 인터뷰어들은 윤지오가 별 이야기를 안 하고 있다는 것을 정말 몰랐을까? 알맹이가 하나도 없는 내용만 계속 반복하고, 용기를 내 증언한다는 사람이 ‘명예훼손 걸린다’며 몸을 사린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어이가 없는 일이다. 모든 걸 걸었다면서 왜 명예훼손을 걱정하는가. 특히 김어준 같은 경우는, 그 통찰력 있는 사람이 알맹이가 하나도 없는 증언을 하는 사람을 세 번이나 부르고,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김어준의 진영논리는 비판받아야 한다.

나머지 3할 정도는 국민들의 책임도 있다. 당시 윤지오가 “증언자인 나를 왜 방치하느냐. 여성가족부, 페미니스트 단체는 뭐 하느냐‘라고 하니까 국민들이 여가부를 욕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여가부가 할 수 없이 숙소를 내줬다. 그런데 이게 나중에 국감에서 문제가 됐다. 그랬더니 또 “여가부 예산으로 왜 윤지오를 지원하느냐, 여가부 폐지하라”고 한다. 왜 지원하지 않느냐고 욕하던 사람들이 반대로 지원했다는 이유로 욕하는 것이다. 경찰도 결국 국민의 압력 때문에 윤지오를 보호한 것 아닌가. 그런데 이제 와서 경찰이 세금 낭비했다고 욕한다. 여가부, 경찰을 비난한 사람들은 욕할 자격이 없다.

Q. 윤지오씨의 폭로 방식이 특이하다. ‘증언자’, ‘16차례 증언’ 등을 강조하며 ‘증인에게 이렇게 대해도 되느냐’는 등의 주장을 펼치기도 했는데, 윤씨의 이 같은 태도에 대해 말한다면.

윤지오는 ‘신변위협’을 주장하며 경호를 요구했다. 그러나 그 신변위협은 단순한 접촉사고와 윤지오의 거짓 증언을 막으려는 아버지였다. 신변위협이 없는데 경호를 요구한 것은 돈을 챙기기 위한 수작이라고밖에 보이지 않는다. 증언하는 사람 중에 이렇게까지 ‘증언자’라는 것을 강조하고 대접받으려는 사람은 처음 보는 것 같다. 윤지오가 평생 한 것 중에서 제일 주목을 받은 것이 ‘증언자’라는 타이틀이다. 윤지오에게 이 책을 보내주고 싶다. 자신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비춰봤으면 좋겠다.

Q. 진실이든 거짓이든, 윤씨 때문에 故 장자연 사건이 다시 수면위로 올라오게 됐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는데.

말도 안 된다. 장자연 사건은 조선일보가 범인이라고 생각한 국민의 청원으로 재수사가 결정됐기 때문에 다시 주목받게 된 것이다. 윤지오는 거기 편승해서 이익을 취한 사람이다. 윤지오의 거짓 증언은 조금만 이성을 갖고 판단하면 다 파악할 수 있는 일이다. 아직도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은 속았다는 것을 인정하기가 싫은 것이다. 윤지오는 왜 고소를 당하자마자 도망갔을까. 어머니가 아팠다고 했지만 이는 거짓말로 드러났다. 다른 것보다도, 증언자가 증언하고 나서 자기 돈 써가며 40~50일 동안 뭉개고 한국에 있었겠는가.

서민 교수가 지난 8일 충남 천안 단국대학교병원 연구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서민 교수가 지난 8일 충남 천안 단국대학교병원 연구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합리적 토론 없는 온라인 커뮤니티…아직도 거짓 못 벗어나

Q. 윤씨를 옹호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특히 ‘클리앙’을 ‘저격’하기도 했는데.

클리앙은 지금도 윤지오를 옹호하고 있다. 사실이 아니라고 해도 가짜뉴스를 철석같이 믿고 듣지 않는다. 어떤 사람이 윤지오 체포영장에 대해서 ‘영장 나오지 않을 거다. 1억 이상 사기를 쳐야 나오는데 윤지오는 3000만원 정도로 알고 있다’고 말하더라. 경찰에 확인된 신한은행 계좌만 1억1000만원이다. 이걸 3000만원이라고 옹호를 한다. 또 모 언론사의 회장이 윤지오에게 꽃을 보냈다고 주장하는데, 윤지오의 이모부가 클리앙에 글을 올려 아니라고 말을 해도 ‘진짜 이모부가 맞느냐’, ‘조선일보 알바 아니냐’라면서 공격한다. 또 인터폴 적색수배 이야기가 나오자 ‘조현천 전 국군기무사령관은 왜 적색수배 안 내리느냐’면서 물타기를 하는데, 조현천의 경우 정치범이라는 이유로 인터폴에서 수배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둘을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면 안된다. 클리앙뿐만 아니라 보배드림, MLB파크, 82쿡 모두 말할 것도 없이 윤지오의 충실한 시녀였다. 윤지오의 기사를 찾아보지 않는 커뮤니티 유저들까지 윤지오를 믿게 만들었다. 또 윤지오가 모금한 후원금 대부분이 그들에게서 나왔다. 대형커뮤니티는 전부 진보가 장악했다. 그래서 그들의 목소리가 실제보다 과대포장된다. 진영논리에 빠져 자기들과 의견이 다르면 ‘알바’로 치부해버린다. 윤지오, 조국 사태 등을 겪으면서 뒤통수를 계속 얻어맞고 있는데도 진영논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Q. 책이 출간된 후 故 장자연 사건과 관계됐다는 의혹을 받는 조선일보와 가장 먼저 인터뷰한 것도 흥미로웠다. 일부 언론에서는 조선일보 방씨 일가를 무고한 피해자처럼 묘사했다며 아쉽다고 평하기도 하는데.

언론이 기자정신을 발휘해서 조선일보가 관계돼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면 당연히 책을 수정할 것이다. 그런데 현재 단계에서 아무런 증거도 나오지 않았는데 뭐라고 쓰겠는가.

Q. 조현오 전 경찰청장은 10년 전 장자연 사건 수사 당시 조선일보로부터 협박을 받았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권력을 가진 입장에서는 죄가 없다고 해도 협박을 할 수 있지 않겠나. ‘감히 우리를 의심해’라고 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잘했다는 건 아닌데, 그 후에 경찰이 조선일보를 조사하긴 했다. 법원도 양측의 주장을 다 따져보고 조선일보가 무혐의라고 판단을 한 것이다. 조선일보가 범인이라는 증거가 안 나오지 않았나. 사람들이 윤지오를 향해 ‘시체팔이를 했다’고 말을 하는데, 이는 진보진영도 마찬가지다. 조선일보를 싫어하는 사람을 진보라고 한다면, 진보진영이 장자연 사건에 관심을 갖게 된 것 자체도 사실은 조선일보 때문이지 않나. 자살하는 연예인이 한둘이 아닌데, 이렇게 오랫동안 회자되는 것은 장자연 사건뿐이다. 국민청원까지 올라 3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것은 조선일보가 아니면 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조선일보가 범인이냐 하면, 수사가 제대로 안 됐기 때문에 진실이 묻혔을 수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조선일보가 죽였다는 증거가 없다.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무조건 음모라고 생각하고 상대의 다른 말 자체를 들으려 하지 않고 ‘조선일보가 동원한 알바’라고 규정을 해버리니 어이가 없다.

ⓒ뿌리와이파리
ⓒ뿌리와이파리

“윤지오 실체 알린 것으로 만족”

Q. 최근 경찰이 윤지오씨에 대해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하는 등 강제송환 절차를 밟고 있다. 책 출간 이후 윤씨에 대한 수사가 진전되는듯한데 소회를 말한다면.

책이 나올 때만 해도 이런 일이 있을 줄은 미처 몰랐는데 너무 감격스럽다. 아직도 윤지오를 옹호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봤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실체를 알게 되길 바란다.

Q. ‘진보’로 알려진 서 교수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문빠’ 커뮤니티 등을 비판하고 이번 책을 통해서는 조선일보를 두둔한다는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조선일보가 죄가 있다면 당연히 욕을 하겠지만, 조선일보의 죄가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욕을 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 내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때는 별 대안 없이 비아냥대기만 했는데, 이는 그들에게 기대할 게 없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는 기대를 하기 때문에 비판하지, 비아냥대지는 않는다. 물론 조국 전 장관에 대해서는 비아냥대긴 했다. 내가 진보로 알려졌다고 하지만, 사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박사모로 알고 있다. 문빠들의 선전·선동에 많은 이들이 낚였다. 지난 2006년 칼럼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차라리 박근혜가 당선돼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나오는 게 낫지 않겠나’라는 말을 했다. 나는 박근혜를 비판하는 칼럼으로 <B급 정치>라는 책을 내기도 했었다. 그런데 2006년 글을 가져다가 나를 박사모라고 몰아가더라. 진보라고 해서 꼭 민주당을 지지해야하는 건 아니지 않나. 민주당이 진보적인 정책을 제대로 펴지 못하면 비판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진보라면 당연히 민주당을 지지해야 한다는 건 낡은 진영논리라고 생각한다.

Q. 윤씨를 기생충에 빗대 표현하기도 했다.

책에도 썼지만, 진짜 기생충들은 착실하게 자신의 본분을 지키면서 산다. 그런데 현실사회에서는 다른 이의 고혈을 빠는 ‘인간 기생충’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웬만해서는 ‘기생충을 사랑하자’고 하는 사람인데, 인간 기생충은 박멸을 해야 한다.

진보진영 칼럼니스트로 알려졌음에도 현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써 많은 비난을 받는 서민 교수는 세간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인터뷰 내내 솔직담백하게 자신이 생각한 바를 풀어놨다. 윤지오 사건은 아직 수사 중인 사안인 만큼 결과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언론을 등에 업은 채 장자연 사건의 해결을 바라는 국민을 기망한 점은 비난받아 마땅할 것이다. ‘증언자’와 ‘사기꾼’, 윤씨는 우리에게 어떤 이름으로 기억될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