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홍세기 기자】 동물용의약품을 판매하는 한국조에티스의 이윤경 대표가 노조 출범 이후 파업에 이은 직장 폐쇄 맞대응 등으로 격화된 노·사 갈등에 안타까움을 표현하면서 노사 관계 개선 의지를 강조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사측이 구체적인 해결방안은 내놓지도 않은 상황이라며 대표의 개선 의지 발언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한국조에티스 이윤경 대표는 지난 13일 서울 강남파이낸스센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내부의 갈등으로 외부에 심려 끼친 점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날 이 대표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 회사의 입장을 밝히며 반박하기 위한 자리가 아닌 회사의 개선 의지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국조에티스는 노조의 파업에 이은 회사 측의 직장폐쇄 등의 강경 대응으로 노사 갈등을 심각하게 겪고 있다.

특히, 노조 지회장과 회사 임원간의 물리적 충돌로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노사갈등이 장기화되고 점차 악화되면서 제품 공급 및 서비스 등 제반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이는 실제 경영 악화로 가시화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 내부 갈등으로 인해 서비스를 받아야할 동물, 소비자, 수의사 등이 피해를 받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직원들 모두 그 부분에 대해서는 같은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회사는 지속적으로 노사간 협의를 통해 개선해 나갈 의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 대표는 지난 7일 노조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이후에도 대화로 타협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강조하면서 “회사 입장에서 직원 간 갈등을 해소하려고 소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김용일 노조 지회장은 이 대표의 기자간담회와 관련 “노사 갈등에 대한 개선 의지를 내놨다고 하는데 기자 간담회를 한다는 얘기도 못들었다”며 “말로만 개선이 아닌 협의 할 수 있는 안을 내놔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갈등의 원인은 일부 보도처럼 ‘타임오프’가 아니다”라며 “근본적 원인은 노조를 직원이 아닌 적으로 간주하고, 대화의 파트너가 아닌 파괴의 대상으로 여겨온 회사의 방침이다”라고 전했다.

특히 ‘인사’와 관련 부당성을 강조했다. 그는 “승진 인사에서 조합원들이 배제되고 노조에서 탈퇴하거나 제명된 인사들이 팀장으로 승진해 조합원들에 대한 부당한 업무 배제나 괴롭힘이 자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광주에서 업무를 수행중인 직원에게 대구에 사는 팀장이 자신의 집 근처에서 면담을 하자고 부르거나 업무와 관련 사유서를 수시로 작성케 하는 등 괴롭힘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갈등 해결을 위한 회사의 의지 표명을 환영한다”며 “그 누구보다 회사의 정상화를 바라는 것이 바로 한국조에티스지회의 조합원이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7일 한국조에티스 노조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측이 노조 활동을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특히 사측이 타임오프제 한도 확대를 거부하고 절반 이상으로 줄이자고 요구하고 있으며, 임금협상 도중 회사 마음대로 임금인상을 단행하는 독선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인사 조치에서도 노조원들이 불합리한 차별을 받고 노조에서 탈퇴하거나 제명된 인사들이 팀장으로 승진하면서 노조원들에 대한 업무 배제나 괴롭힘이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노조는 노조탄압으로 지회장 정직 등 조합원 17명에게 무더기 징계를 내린 사측에 대해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편, 미국에 본사를 둔 조에티스는 동물용 의약품 글로벌 1위 기업이다. 반려동물 심장사상충약 ‘레볼루션’ 등으로 잘 알려진 회사로 지난 1998년 한국화이자 내 동물의약품 판매를 시작으로 2013년 회사명을 한국조에티스로 정하고 분리 독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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