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발행 관여했던 A부행장 바클레이즈로 재취업
수출입은행 “재취업 관여 안해...의혹은 확인 중”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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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이 해외 투자은행과 채권발행 선정을 두고 부당한 거래가 있었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앞서 주관사 선정 대가로 임원 자녀들의 채용 청탁 의혹이 제기된데 이어 당시 수출입은행 부행장까지 문제의 투자은행에 재취업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KBS 9시뉴스’는 지난 17일 과거 수출입은행의 외화 채권 발행에 관여했던 부행장 A씨가 퇴직 후 ‘바클레이즈’에 고문으로 취업했다고 보도했다.

외국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즈는 국내 공기업과 국책은행 임원의 자녀나 지인을 채용하는 대가로 채권 발행 주관사 등에 선정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곳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 9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9년 6월 국내 국책은행이 15억 달러 규모의 외화채권을 발행, 발행 주관사로 바클레이즈가 115만 달러(당시 약 14억원)의 수수료를 챙겼다.

이에 같은 시기 바클레이즈를 주관사로 선정했던 수출입은행이 채용 비리 의혹의 대상이 됐다.

여기에 당시 채권발행에 관여했던 수출입은행 A 부행장이 퇴직 후 바클레이즈 고문으로 취업하면서 ‘셀프 재취업’ 논란까지 더해졌다.

KBS보도에 따르면 A씨는 수출입은행에서 수석부행장까지 지내다가 지난 2011년 8월 퇴직한 뒤 2014년 1월 바클레이즈 고문으로 취업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A씨의 바클레이즈 취업과 관련해 관여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A 부행장이 공직자의 취업 제한 기간인 2년을 넘겨 재취업 규정을 어기지 않았다”며 “하지만 최근 언론 등을 통해 제기된 의혹에 대해 전담 부서에서 따로 제한을 두지 않고 확인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수출입은행이 외화표시채권 발행 과정에서 불공정하게 발행 증권사를 선정했다는 의혹에 대해 내사를 벌이고 있다.

감사원은 수출입은행이 2014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7회에 걸쳐 채권 25조9374억원을 발행하는 동안 주간사를 미리 내정한 후 평가 자료를 사후 작성했다는 이유로 지난 7월 문책과 주의 조치를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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