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야 우모자 노블 지음/ 344쪽/ 153*216mm/ 1만 6000원/ 한스미디어

“빅데이터를 왜곡하는 일은 단순한 정보의 왜곡을 넘어서는 심각한 차원의 문제다. 데이터를 왜곡하는 이들은 글로벌 경제는 물론 사회적 불평등까지 사적 이익으로 수렴시키는 기업 엘리트나 권력자들에게 우호적인 의사 결정 프로토콜을 만들어 검색 알고리즘에 포함시킨다. 인간의 생각하는 행위를 모사하는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딥머신 러닝 또한 특정 부류의 사람들이 가진 가치관을 강화한다. 그 특정 부류란 우리 사회의 가장 권력 있는 단체의 가장 상층부에서 모든 것을 통제하는 사람들이다” -본문 1장 <검색의 시대> 중에서

【투데이신문 김지현 기자】 보이지 않게 차별과 혐오, 불평등을 만들어내고 유통하는 검색 알고리즘의 속성을 들여다 본 <구글은 어떻게 여성을 차별하는가>가 발간됐다.

오늘날 우리는 지식과 정보를 얻기 위해 습관적으로 인터넷 검색을 이용한다. 이로 얻게 된 검색 순위는 정치와 사회, 문화적 가치가 드러나는 중요한 정보다. 동시에 우리 시대의 지식이 어떻게 구조화되고 체계화되는지 깨달을 수 있는 과정이기도 하다.

<구글은 어떻게 여성을 차별하는가>의 저자인 사피야 우모자 노블(Safiya Umoja Noble) 교수는 구글의 검색 결과에서 여성과 소녀에 대한 성차별적인 정보가 가장 ‘인기 있는 자료’로 표출되는 것을 예로 들며 구글의 검색 알고리즘 문제를 지적한다.

책 속에서 저자는 가장 대중적이고 중립적인 도구로서 객관성이 확보됐다고 여겨지는 디지털 알고리즘이 오히려 차별과 혐오를 불러일으키고 확대한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여성 차별 뿐만아니라 유색인과 유대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가치관이 만연한 데 대한 심각성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별다른 규제 없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며 사회의 의사 결정 시스템을 맡아 처리하는 거대 정보 기업들의 역할과 책임을 거론한다.

알고리즘의 권력과 인공지능이 초래할 위험에 대해 경고하는 이 책은 총 7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 <검색의 시대>에서는 구글 검색의 정보 검열과 편향성 등에 대해 논한다. 이어 2장 <흑인 소녀를 검색하다>에서는 검색 엔진에서 흑인 소녀에 대한 성적 대상화가 이뤄지는 과정을 다루며 이는 누구의 잘못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3장 <특정인과 단체를 바라보는 검색 엔진의 시선>과 4장 <검색 엔진으로부터 피난처를 찾다>에서는 검색엔진 시스템에 기반한 잊힐 권리와 삭제될 권리에 대해 소개한다. 

아울러 5장 <공적 지식의 미래>에서는 인간 분류와 우리에게 필요한 검색 엔진의 모습에 대해 설명하며 6장 <정보 문화의 미래>에서는 정보의 독점과 공공 정책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말한다. 마지막으로 7장 <우리의 미래>에서는 억압의 알고리즘과 윤리적인 알고리즘의 미래에 대해 다룬다.

저자 사피야 우모자 노블 교수는 캘리포니아대학교 교육정보학대학원에서 정보학 전공 조교수이며 아프리카계 미국인학·성연구학·교육학 학부에서도 강의를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상호작용하는 인터넷: 인종과 성, 문화, 계급, 그리고 정서>와 <기술과 설계> 등이 있다. 검색 알고리즘의 이면을 파헤쳐 온 노블 교수가 펴낸 <구글은 어떻게 여성을 차별하는가>는 출간 후 사회과학 분야 베스트셀러가 되며 뉴욕공공도서관의 ‘논픽션 부문 2018 우수 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경인교육대학교 심우민 사회교육과 교수는 추천사를 통해 “인간의 행위와 사고를 보이지 않는 곳에서 통제하기 시작한 검색 알고리즘의 영향력을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책이다”라며 “우리 시대의 민주주의와 직결된 알고리즘 리터러시를 고민하는 모든 분들에게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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