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심나리‧김항기 지음/ 268쪽/ 145*220mm/ 1만6000원/ 웅진지식하우스

【투데이신문 김지현 기자】 ‘386세대’가 어떻게 초비대·초장기 기득권을 유지해 왔는지 본격적으로 해부한 <386 세대유감>이 출간됐다.

<386 세대유감>은 386세대에게는 자신들이 지나 온 40년간의 발자취를 돌이켜보며 기성세대의 역할을 고민하게 하고, 현실 앞에 체념한 젊은 세대에게 ‘헬조선’(지옥을 의미하는 ‘헬(hell)’과 한국을 뜻하는 ‘조선’의 결합어)의 연원을 생각하게 하며 변화를 독려하는 책이다. 

386세대의 공과(功過)를 본격적으로 해부한 최초의 사회비평서로 평가받는 이 책은 1978년생 CBS 김정훈 기자와 1981년생 서울대 심나리 박사과정 연구자, 1987년생 김항기 국회의원 비서관 등 언론계와 학계, 그리고 정치권에 몸담고 있는 3명의 젊은 세대가 공동집필했다. <88만원 세대>의 공저자인 경제학자 우석훈의 해제 글도 수록됐다.

저자는 월급 88만원으로 대표되는 비정규직 인생을 살고 있는 청년세대의 분노는 ‘헬조선’을 만든 기성세대를 향한다고 말한다. 그들의 손가락은 기성세대 중에서도 황금세대인 386세대를 가리킨다는 설명이다. 

저자는 386세대를 ‘20대에 민주화운동을 이끌고, 30대에 고임금과 부동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중산층에 진입하고, 40대에 마주한 경제위기에도 승승장구해 사회 중추 세력이 됐으며, 50대에는 우리 모두의 머리 꼭대기에 선 세대’라고 주장한다.

아울러 아직도 학연 등 그들만의 끈끈한 네트워크로 대한민국 각계각층을 이끌고 있는 386세대들이 유례없는 장기집권 과정에서 과연 자신들이 꿈꿨던 공정하고 평등하며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왔는지에 주목한다.

386세대에게 헬조선의 ‘미필적고의’를 묻는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돼 있다. 먼저 1부 <축복받은 세대, 저주받은 사회>는 1장 ‘‘N’86의 힘’, 2장 ‘왜 386이 문제 세대인가’, 3장 ‘세대별 손익계산서’로 구분돼 풍요 시대를 만난 386세대와 그들이 문제가 되는 이유에 대해 다룬다. 이어 2부 <민주화 공로자인가, 수혜자인가>는 1장 ‘민주화와 386 DNA’, 2장 ‘민주화, 그들만의 전매특허인가’로 분류돼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다 생긴 이른바 386DNA와 살아남은 자들의 이야기를 정리한다. 

3부 <헬조선과 386전성시대>는 1장 ‘스카이캐슬의 기원’, 2장 ‘부동산 불패의 신화’, 3장 ‘고용에는 귀천이 있다’, 4장 ‘그냥 기득권일 뿐이에요’로 나눠 386세대가 누려온 기득권과 세대 불평등에 관해 이야기한다. 아울러 4부 <미필적고의>에서는 1장 ‘이유 있는 변명들’과 2장 ‘386세대의 미필적고의’를 통해 ‘특정세대의 초장기 집권과 미필적고의의 가해자들에 대해 고찰한다.

마지막으로 5부 <게임체인저의 등장>에서는 약자들만의 의자게임과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에 대해 논한다.

사회학자 오찬호는 추천사를 통해 “이 책은 ‘헬조선’의 책임을 386세대에게 과감히 물으며, 이들이 어떻게 한국 사회의 기득권이 됐는지를 정교히 분석한다”라며 “민주주의를 쟁취했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이제는 ‘좋은 어른’의 사회적 책무를 고민해야 하는 이들에게 권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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