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미북회담 시기와 관련한 어떠한 요청한 적 없어” 일축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뉴시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뉴시스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27일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미국 측에 내년 4월 총선 전 북미정상회담을 열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질타를 쏟아냈다.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나 원내대표가 지난주 방미 당시,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만나 ‘총선이 있는 내년 4월 전후로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하지 말아 달라’는 요청을 전했다고 한다”며 “경악할 일이다. 어떻게 한반도 평화보다 당리당략이 우선할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의 진전은 안중에도 없는가”라며 “자유한국당은 그저 선거 승리라는 목표만을 위해 존재하는 정당인가. 이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당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 이를 통한 공동번영이라는 목표를 위해 외쳐온 초당적 협력이 참으로 허망해지는 순간”이라며 “나 원내대표의 발언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으며, 국가와 민족 앞에 통렬한 반성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 오현주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당장 국민들에게 석고대죄하고 정치의 영역에서 발을 떼기 바란다”며 나 원내대표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더불어 “도저히 제 정신이라고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나 원내대표는 도대체 어느 나라 소속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고작 유리한 총선 구도를 위해 북미 대화를 연기해달라는 요청을 하다니 나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제1야당의 원내대표 자격이 없다”며 “아무리 냉전의 찌꺼기에 빌붙어 연명해온 자유한국당이라지만 적어도 대한민국의 일원이라는 자각은 있어야 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나 원내대표는 이 같은 요청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미 당국자에게 미북정상회담을 총선 전에 열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한 적이 없다”며 “또한 이번 3당 원내대표 방미 과정에서 미 당국자에게 미북회담 시기와 관련한 어떠한 요청도 한 바 없다”고 일축했다.

또한 “다만 금년 방한한 미 당국자에게 지난 지방선거 전일 개최된 제1차 싱가폴 미북정상회담과 같이 또다시 총선직전 정상회담이 개최된다면 한반도 안보에도 도움되지 않고 정상회담의 취지도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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